지금 생각해보면 '선문답이나 하는 꼰대'라고 했겠지만 20대 청년인 제게는 통찰력이 넘치는 듯했습니다. 군대와 같은 위계질서가 강하고 필요한 곳은 '정보'가 상급자에게 올라가고, '결정'은 하급자에게 내려가는 곳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자가 '궁금한 상황'은 조직의 존립에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관이 제가 하는 일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도록' 노력을 했지만.. 쉽지는 않더군요.
아내와 연애를 하면서, 결혼한 후에도 최대한 노력하는 부분이 '아내가 궁금해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어딜 가면 간다, 무얼 하면 한다.. 게다가 아내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때 '충분한 신뢰'도 얻을 수 있습니다. 충분한 신뢰가 쌓이면 복잡하고 자세한 설명이 필요치 않게 됩니다. 가정이라는 조직에서 의사소통의 효율성과 효과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믿음직스럽다는 평판을 받는 주변 사람, 기업을 보면 정말 꾸준히 주변 사람 또는 고객과 대화를 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때로는 실수도 하고 위기도 겪습니다. 하지만 '신뢰'라는 평판을 유지하는 사람과 기업은 그럴 때일수록 숨지 않고 적절히,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좋은 남편'이라는 평판을 모든 남편들이 갖게 되길 바랍니다.
Small things of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