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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래분수 Jan 12. 2022

샐러드와 3분 된장국

맛있는 비거뉴어리 Day 11

채식해도 신선한 채소 먹는 건 쉽지 않다. 풀 말고도 먹을 수 있는 다른 음식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이유를 밝히자면, 씻는 게 번거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익히고 찌고 볶은 음식으로 며칠 지내다 보면 샐러드가 먹고 싶다. 큰 마음먹고 냉장고 채소 칸에서 케일과 상추, 당근을 꺼낸다. 사실 여기까지가 가장 어렵다. 그다음은 식초 물에 담갔다가 두어 번 다시 물을 받아서 헹구면 끝이다. 두 손에 가볍게 쥐고 물기를 털어 도마에 올린다. 튼튼한 케일 줄기와 파릇한 잎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 드디어 샐러드를 먹는구나!


샐러드 하면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다. 발사믹이 좀 달다 싶으면 적포도나 백포도로 만든 식초도 괜찮다. 그러다가 현미 식초나 사과 식초로 바꿔보니, 그것도 샐러드와 잘 어울린다. 그런데 남편은 강한 신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남편 따라서 어쩌다 한두 번씩 식초 없이 샐러드를 먹어보았다. 그렇게 몇 년 흐르니 이제는 올리브유나 식초 없이 샐러드를 먹는다. 그래도 맛있다.

즙이 많은 케일 줄기를 씹고, 아삭아삭 상추 맛을 가늠해 보고, 씹을 때마다 풍기는 당근의 연한 향을 음미한다. 여기에 참깨나 해바라기씨, 호박씨를 섞으면 고소함까지 더해져 샐러드 맛은 더 재밌어진다. 여름이면 텃밭에서 민들레 잎과 아루굴라, 열무, 완두콩, 고수, 파슬리, 바질, 꽃들을 거둬 샐러드를 장식하니 눈도 입도 황홀하다.

좀 색다르게 샐러드를 먹고 싶을 땐 씨앗류로 샐러드 맛을 살린다.



씨앗 샐러드 (2인분)

온갖 잎채소(쌈채소)와 허브 잎 2인분

토마토 1개, 당근 1/3개, 피망 1/2개, 다진 양파 2작은술

참깨/들깻가루/해바라기씨/호박씨 등 1.5큰술

올리브유 2~3큰술, 식초 1~2작은술


1. 모든 채소 재료를 먹기 좋게 썬다.

2. 큰 그릇에 양파/씨앗류/올리브유/식초를 넣고 섞는다. 올리브유와 식초는 취향대로 양을 조절한다.

3. 준비한 채소를 2에 넣고 살살 섞어서 대접한다.

*익힌 콩류/밥/국수가 있으면 곁들여 먹는다.


풍성한 여름 샐러드. 말 그대로 계절 담은 밥상이 된다. 채소 씻기 귀찮다는 변명도 되도록 접어둔다. 자연의 왕성한 생산력을 따라가려면 어쩔 수 없다.  





점심에 동네 한 바퀴 걷고 온 뒤, 찬 음식만 먹기 싫어서 간단한 국을 끓였다. 남편이 만든 미소 된장을 넉넉히 풀어 간을 맞췄다. 맛있어서 저녁에 또 만들었다.



3분 된장국 (2인분)

물 3컵, 두부 1/4모, 김 1장, 된장 1/2~1큰술


1. 냄비에 물과 1cm로 작게 깍둑 썬 두부를 넣고 끓인다.

2. 1이 끓으면 잘게 뜯은 김을 넣고 된장으로 간을 맞춘다.

*여유가 있다면 김 대신 물에 담근 미역을 넣어도 좋다.


샐러드에 미소 된장국도 훌륭하지만, 기운이 남기에 메밀을 삶았다. 파슬리와 김으로 양념간장 만들어 얹는 바람에 나트륨 섭취량은 늘었겠다. 그래도 맛 좋고 속 편하고 배부르다.

 


샐러드 도시락 참고 글

“칠십팔억 지구인 속에서 내 존재는 너무도 작지만, 나는 하루 세끼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다.”
세끼만큼의 변화를 원한다면, 에세이 <플렉시테리언 다이어리> 책 훑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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