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맞춤법 오류 분석
<관계라는 가장 중요한 우주적 현상>을 쓰면서 다음 문장에서 '한 번'을 쓸 때 띄어쓰기 오류를 범했습니다.
무위의 힘을 또 한 번 깨닫다
일단 <의존 명사 앞에 띄어쓰기>부터 번(番)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번(番)을 주인공으로 글을 쓰는 김에 한자 '차례 번'도 찾아봅니다.[1]
한자 구성원리도 보았는데, '밭 전'자가 차례를 뜻하는데 잘 어울리는 듯도 합니다. 釆(분별할 변)은 음의 파생했을 듯하였으나 '회의'자라고 하니 꼭 그렇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몇 차례 틀린 적이 있는 한번, 지난번, 다음번은 관용적으로 굳어져 낱말이 된 듯합니다. 이전 글의 기록을 그대로 옮겨 봅니다.
'한-번(番)'은 낱말인데, '번'이 의존 명사인 것으로 오인했다. '한번'은 명사와 부사 낱말이다. 내가 오류를 범한 경우는 부사였다. 4가지 뜻이 있는데, 하나만 살펴보자.
「1」 ((주로 ‘-어 보다’ 구성과 함께 쓰여)) 어떤 일을 시험 삼아 시도함을 나타내는 말.
용례를 보자.
한번 해 보다.
한번 해 보다.
제가 일단 한번 해 보겠습니다.
(2023년 7월 4일 추가) 반면에 '한 번에' 같은 형태로 쓰려면 '번'이 의존 명사이기 때문에 띄어 써야 합니다.
(2023년 6월 6일 추가) 비슷한 지난-번(지난番)도 추가합니다.
지난번에 한 부탁 잊지 마.
지난번 바둑은 내가 졌지만 이번엔 꼭 이기겠다.
(2023년 7월 20일 추가) 비슷한 다음-번(番)도 추가합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친다면 언제 또 다음번을 기다리겠나?
이번에는 실패했지만 다음번에는 틀림없이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위에 옮겨온 '한번'과 '무위의 힘을 또 한 번 깨닫다'에 사용한 '한 번'이 다시 헷갈린 사건이 이 글을 쓰는 동기가 된 것입니다. '한-번(한番)'은 다음 문자에서처럼 명사로도 쓰이지만, 일단 두 단어가 합쳐져 만들어진 부사입니다.
한 번은 그런 일도 있었지.
언젠가 한 번은 길에서 그 사람과 우연히 마주친 일이 있었어.
반면 띄어 쓰는 '한 번'은 관형사 '한'과 의존 명사'번(番)'이 나란히 쓰인 경우죠.
[1] 음이 같아서 일본 사무라이 영화에 주로 나오는 '번'도 같은 것인가 해서 찾아봤는데 아니었습니다. 일단 한자가 울타리 번(藩)이었고, 일본은 물론 중국에서도 사용했던 제후국을 부르는 일종의 단위 개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