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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Nov 10. 2023

줏대와 잣대로 삶의 순간들을 차려 보자

묻따풀 2023

지난 글에 이어 다시 '줏대와 잣대'에 대한 묻따풀을 이어갑니다.


잣대를 흐리게 하는 두 가지 우물

<'줏대와 잣대'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보면 다음 문장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소신을 가지고 줏대 있게 살아 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심층 정보에 바탕을 두어야 하는 일입니다. 왜곡된 정보, 편향된 정보, 가공된 정보로는 제대로 된 판단을 기대할 수 없는 거지요. 그런 상황에서의 줏대는 오만과 편견으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제가 썼던 <정보홍수시대에 문해력은 어떻게 갖출 수 있는가?> 편을 소환하죠. 당시 제가 문해력을 떠올린 이유는 정보의 홍수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올바른 잣대를 갖출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은유로 쓴 '우물'은 올바른 현상 이해를 방해하는 요인들을 지칭한 것인데, 우물을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하나는 <팩트풀니스>가 지적한 미디어가 만드는 환상에 대한 방어 능력을 갖추는 일입니다.

두 번째 우물은 스스로 견고하게 쌓은 잣대들을 갱신(?)하는 일입니다. 세스 고딘은 <아티스트로 살기 위해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기존의 잣대를 넘어 자유로운 줏대를 갖추는 방법으로 제시된 것입니다.

자신의 세계관을 버리기 전까지 우리는 세상을 똑바로 볼 수 없다. 물론 세계관은 일상생활에서 쓸모가 있다. 일련의 전제와 편견, 믿음으로 이루어진 세계관을 통해 우리는 세상과 관계를 맺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외부와 접촉할 때마다 매번 모든 것을 검토하고 판단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욱 익숙하게 정보를 처리하고 일관되게 행동할 수 있다.


회사를 차리는 일과 줏대

<'줏대와 잣대'에 대해 생각해 보기>의 후반부도 더 살펴보겠습니다. 대표이사의 의사결정도 줏대와 관련이 깊습니다.

앞서 <빠른 의사결정은 스타트업 대표의 의무>라고 강조했던 잣대로 묻따풀해보자. 나는 나름의 줏대 즉, 임자의 줏대로 말, 생각을 해서 욕망을 표출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생각이 말로 전달된다. 실무자는 내 말을 듣고 생각을 하여 일종의 사회체제인 회사의 잣대로 받아들인다. 그러면 자신의 욕망을 회사의 다스림을 받으면서 펼쳐나가고, 생각이 아닌 실상의 세계인 자연세계에 변화를 가한다

줏대가 뚜렷하지 못하면, 다시 말해서 해당 사안을 판단할 잣대가 없으면 우유부단하거나 직원들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특히 자원이 부족하고 기민함을 경쟁력으로 삼는 스타트업에서 그런 행동은 조직의 생존에 위협을 가합니다.


이렇게 생각하자 <줏대와 잣대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보기>에서 줏대와 '차리다'를 연결하며 쓴 말이 생각납니다.

정신을 차리다, 밥상을 차리다, 살림을 차리다, 회사를 차리다


지금 정신을 차리는 일과 정신을 차리고 행한 일이 누적되어 회사를 차리는 이치가 분명해집니다.


정체성과 계획

이번에는 재작년에 '줏대와 잣대'에 대해 썼던 <일을 차리는 틀을 만들어보자>를 다시 살펴봅니다. 당시 영화 기생충 대사를 연상하며 줏대와 '계획이 있다'를 연결한 듯합니다.

하지만 삶은 지속적인 변화에 대응하는 운전하는 일입니다. 계획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될 리는 없죠. 제가 이를 절실히 깨달은 후에 쓴 글이 <계획은 개나 주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계획이 필요 없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줏대를 세우기 위한 부차적인 활동이고, 주어진 시간 자체에서 내가 겪는 일이 본질임을 강조한 제목입니다.


잣대와 지표(Index)

 <일을 차리는 틀을 만들어보자>를 쓸 때 처음으로 잣대가 지표와 유사한 말이란 생각을 한 듯합니다. 다른 맥락에서 쓰이는 단어이기 합니다만, 회사를 차리고자 할 때 다양한 잣대를 가져야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꾸역꾸역 하긴 했지만, 마음에 담아두고 두 해를 넘기며 묻따풀을 했더니 생소했던 '차리다', '줏대'와 '잣대' 개념에 이제는 친숙해진 듯합니다. 이제 다시 <한국사람에게 사람됨이란 무엇인가?>를 풀어 보기로 하겠습니다.


지난 묻따풀 2023 연재

1. 한국말에서 위함과 바람과 꾀함과 보람

2. 욕망하는 두 개의 나: 온인 나와 쪽인 나

3. 사람으로 살아가는 네 가지 일

4. 두 가지 온인 나 그리고 쪽인 나로 살필 여섯 가지

5. 사람들이 한국말로써 세상을 담아내는 방식

6. 사람들이 영국말로써 세상을 담아내는 방식

7. 한국사람에게 힘은 무엇을 말하는가?

8. 영국말로 세상을 담아내는 방식을 활용해 보자

9. 영국말에서 있음, 꼴됨, 이됨, 일됨 살펴보기

10.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

11. 한국말은 어떻게 나눠지는가?

12. 한국말에서 문장은 곧이말을 풀어내는 것이다

13. 한국말에서 자유란 무엇인가?

14. 한국사람에게 사람이란?

15. 한국사람에게 나 그리고 인간(人间)은 무엇인가?

16. 한국사람이 임자로 살아야 하는 이유

17. 언어로 빚는 살리는 힘을 조직하는 능력

18. 한국사람에게 사람됨이란 무엇인가?

19. 사람됨 안에 쌓이고 녹아 있는 문맥

20. 줏대와 잣대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보기

21. 사회적 성공과는 기준이 다른 줏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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