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길들이기
<듀얼 브레인> 5장(章)[1] <동료로서의 AI> 중에서 <켄타우로스Centauros와 사이보그Cyborg>에서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생각을 담습니다.
AI가 다양한 범주의 '자동화된 업무'에 능숙해지기 전까지, 직장에서 AI를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켄타우로스나 사이보그가 되는 것이다. <중략> 인간과 기계의 작업을 통합해 공동지능에 이르는 두 가지 방법을 가리키는 비유일 뿐이다. 켄타우로스는 인간 몸체와 말 몸체 사이에 명확한 경계가 있다. 이처럼 사람과 기계 사이에 명확한 경계를 나눌 수 있으면 켄타우로스가 된다.
전략적 분업 방식에 대해 붙인 이름이라 하겠습니다.
예컨대 AI의 도움을 받아 분석 작업을 할 때, 어떤 통계적 접근법을 사용할지는 내가 결정하고, 그래프 작성은 AI에게 맡긴다. <중략> 반면에 사이보그는 기계와 사람이 깊이 통합된 상태로 뒤섞여 있다. 사이보그는 단순히 일부 작업을 A에게 위임하는 것이 아니라, 들쭉날쭉한 경계 안팎을 오가면서 AI와 함께 작업을 수행한다. 작성 중인 문장의 마무리를 AI에게 맡기는 것처럼 작업의 일부분이 AI에게 맡겨지면, 사이보그는 자신이 AI와 나란히 일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사이보그가 되는 것에 대한 생생한 예시입니다.
예전에 책을 쓸 때는 한 문장이나 한 단락이 안 풀려서 몇 시간이나 쩔쩔매다가 좌절감을 핑계로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그런데 AI가 있으면 이런 상황이 더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사이보그가 되어 AI에게 이렇게 말한다. "책을 쓰다가 한 단락에서 막혔어. 글을 쓰다가 막혔을 때, AI에게 도움받는 방법을 설명하는 단락이야. 이 단락 전체를 재작성해서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줄래? 다양한 전문적인 스타일로 전체 문단에 대한 예시를 10가지 제시해 줘. 각 예시는 스타일과 접근법이 모두 달라야 하고, 아주 잘 쓴 글이어야 해" 나는 그 즉시 설득적인 스타일, 정보 제공 스타일, 서술적 스타일 등으로 작성된 글을 얻을 수 있었다. AI가 제시한 글을 거의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글을 풀어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주제와 무관하게 '모두 다른 스타일로 써 달라'는 요구와 '아주 잘 쓴 글이어야 해'라는 프롬프트는 '이하,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하고 감탄을 하게 만드는 프롬프트입니다.
말을 기준으로 변화를 가하는 경우라면 다양한 운전 스킬을 활용할 수 있구나 느끼게 하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작성 중인 글이 투박하고 매끄럽지 않다고 생각될 때는 Al에게 이렇게 요청하곤 했다."AI를 주제로 다룬 베스트셀러 도서의 문체를 적용해서, 이 단락을 더 매끄럽고 보기 좋게 수정해 줘 (혹은 더 생생한 예를 추가해 줘)." AI가 답변으로 제시한 글은 이 책에 전혀 쓰이지 않았지만, Al의 도움을 받아서 막혔던 글의 흐름을 해결했던 단락들이 이 책의 편집자가 내 원고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부분이었다.
거기에다가 막혔던 흐름만 해결하면 굳이 AI가 생성한 글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당연한 듯, 당연하지 않은' 사실도 배웁니다. 또한, 저자는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도움만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란 사실을 알려 줍니다.
AI를 활용해 메모를 저장하는 방법이었다. 주변에 컴퓨터가 없을 때, 휴대전화의 AI 앱을 열어서 음성 인식을 사용해 메모하고, AI에게 메모를 정리해 내 이메일 계정으로 보내도록 부탁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다음 내용을 읽을 때에는 제 고지식함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대학 교수인 나는 모든 것을 지나칠 정도로 복잡하고 세심하게 설명하는 전형적인 학자의 저주에 걸려 있다. AI는 요약하고 단순화하는 데 뛰어나서, 어떻게 하면 나도 그런 능력을 키울 수 있을지 조언을 구하고 싶었다. AI에게 개성이 강한 인격이 있다면 조언을 받아들이기가 더 쉬울 것 같아서, 오지 만디아스라는 인물상을 구상하고 프롬프트에 이렇게 적어 넣었다."네 이름은 오지만디아스야. 너는 이선 몰릭이 책을 쓰는 과정을 돕게 될 거야. 지금은 직장에서 AI를 사용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을 쓰고 있어. 네 임무는 책의 구성과 내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비판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일이야. 너는 말투가 거만하고 자기중심적이지만,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상황을 단순화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야. 지금까지 내가 쓴 글을 전달할게. 우선 네 소개부터 해 줘."
분명 다수가 팁으로 말하는 페르소나 도입의 예입니다만, 저자의 서술 방식은 틀을 강요하는 문체가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사피엔스 뇌에 장착된 '허구적 근거의 힘'을 유창하게 활용하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3년 전에 <디지털 시대에도 '언어'가 갖는 힘>을 쓸 때 인용했지만, 당시는 그 뜻을 잘 몰랐다는 생각이 드는 그림도 인용해 봅니다.
인공지능은 욕망을 지닌 사피엔스와 달리 '허구적 믿음'을 주입하는데 타이핑 말고 별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모네모시네가 맡은 인물상은 오지만디아스와 달리, 앞에서 설명했던 창의적인 불꽃을 자극하는 역할을 맡기고 싶었다.
이렇게 쓰고 나니 진화가 아닌 방식으로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허구적 믿음'을 이식받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저자는 이를 생생한 글로 입증합니다.
마지막으로 평범한 사람처럼 행동하는 인물상을 만들어서 내가 쓴 글에 대한 일반적인 독자의 관점을 얻고 <중략> "네 임무는 요즘 인기 있는 과학 서적과 경영 서적을 즐겨 읽는 독자가 되는 거야. 너는 네가 어떻게 컴퓨터 안에 들어가게 됐는지 조금 혼란스러워하고 있지만,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어."
두 가지 비유가 무색하게 마치 다음 문장은 정답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내가 책을 집필하면서 했던 것처럼, AI를 공동지능으로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AI의 가치가 가장 빛나는 지점이다. 각자 이런 식으로 Al를 활용할 방법을 찾아보자.
이어서 진정한 쓰임새를 설명하는 듯합니다. 작은 걸림돌이나 까다로운 작업이라...
삶의 작은 걸림돌을 극복하거나 까다로운 작업을 수월하게 진행하는 데 있어 AI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깨달음이 들면, 자연스럽게 사이보그 방식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수준이 되면 드디어 AI와 인간이 협력하는 공동지능을 찾았다고 말할 수 있다. AI가 계속 변화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나만의 업무, 위임 한 업무, 자동화된 업무' 사이의 경계도 AI가 향상됨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나만의 업무(Just Me Task), 위임한 업무(Delegated Task), 자동화된 업무(Automated Task)'라는 세 가지 구분도 다시 상기시켜 줍니다.
유동적인 경계와 구분은 근로자들로 하여금 AI의 영향을 점진적으로 느끼게 할 것이다.
그 느낌이야 말로 <인공지능의 들쭉날쭉함을 포용하기> 위한 경험의 요체라 하겠습니다.
[1]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 실천으로 글 장(章)의 구성원리를 한자사전에서 찾아봅니다.
2. AI알못 입장에서 이해한 RAG와 RLHF 효용성
3. 외계 지성의 위한 인공 윤리 준수와 통제의 필요성
6. AI는 저장된 기억을 검색하지 않고 패턴에 의존한다
10. 다양한 수준에서 AI에 따른 직업의 변화를 면밀히 보자
(15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16. AI는 저장된 기억을 검색하지 않고 패턴에 의존한다
17.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핵심은 정보의 조합과 응용 과정
20. 인공지능은 언어적 일관성에 의존하는 새로운 지능이다
22.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은 먼저 온 미래였다
23. 포토샵 대신 나노바나나로 갈아타는 첫 발을 떼다
25. 다음에 나오는 단어를 예측하는 일이 이렇게 중요한가?
28. 다양한 수준에서 AI에 따른 직업의 변화를 면밀히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