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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Feb 07. 2022

일의 본질을 잊지 않습니다

어른답게 말할 준비 5

이 글은 강원국 님의 책 <어른답게 말합니다> 중에서 5장 '일의 본질을 잊지 않습니다'와 6장 '입장이 아닌 이익으로 설득합니다'를 읽고 밑줄 친 내용을 기록하고 (실천을 위해) 제 의견을 추가한 글입니다.


목표를 공표하라

저도 자주 써먹는 방법입니다. 목표를 공공연하게 말하는 행동 말이죠.

말을 늘려서 발음하면 '마알'이 되는데, 마알은 마음의 알갱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말이 마음의 알갱이라는 말이다. 말은 곧 자기 생각과 마음이다.

말이 마음의 알갱이라니. 우리말 기원에 대해 연구하시는 최봉영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상대에 따라, 물을 담듯이

시사하는 바가 큰 구절입니다.

누구에게 말하는지 간과하기 쉽다. 내 의견을 어떻게 설득할까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듣는 사람이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그가 무엇을 기대하는지는 뒷전인 경우가 많다. 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한데 말이다. 말은 내가 하는 것이니 내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말은 하지 않을 때까지만 내 것이다. 내뱉은 순간, 그 말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그때부터 말의 소유권은 들은 사람에게 옮아간다.

곱씹어 보면서 실천해야 할 문장입니다. 지난 글에서 인용했던 구절도 함께 떠오릅니다.

말하기는 소유가 아니라 공유다.


보고의 정석

보고의 정석이란 구절에서 내가 밑줄 친 내용은 다시 보면 꽤 의미심장합니다.

사람이 마음에 들면 보고 내용도 마음에 들게 마련이다. 평소에 신뢰를 쌓아야 한다. 내용보다 사람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보고는 결국 보고 내용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 쌓은 신뢰의 결과라는 듯이 읽힙니다.


질책에도 '격'이 있다

나름 저자 고유의 견해인 듯한 구절입니다.

남을 질책할 때는 먼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네 단어를 머리에 떠올리면 좋다. 문제, 영향, 요청, 회복이 그것이다.

문제-영향-요청-회복이라고 합니다.

첫째로는, 문제 되는 상황을 말해야 한다. 방이 어느 정도 지저분한지 '사실 중심'으로 말하는 것이다. <중략> 둘째, 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말한다. <중략> "네가 청소하지 않으면 엄마가 네 방까지 신경 써야 하잖아. <중략> 셋째, 요청의 어조로 말한다. "네가 일주일에 한 번은 방을 청소했으면 좋겠어." <중략> 마지막으로, 꾸중으로 인해 손상된 관계를 회복한다. "그렇게 할 수 있지? 나는 널 믿어"

육아과정에서 아내가 하는 말의 틀과 유사한 듯도 합니다.


나를 알고 뇌를 알면 백전불태

요즘 뇌과학 공부를 취미로 하는 나에게는 반가운 제목입니다.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이 웨스턴 전기회사와 진행한 연구에서 밝힌 '호손 효과(Hawthorne effect)'라는 것도 흥미롭다. 누군가 자신을 관찰한다는 것은 인지할 때 행동이 개선되거나 일의 능률이 오르는 현상이다. 그런 특성을 감안하면 "너 이것 해!"라고 말하기보다 "너 보니까 이렇게 하고 있더라?"라고 말하는 편이 긍정적 결과를 낳는다.

지시하는 말이 난무하는 일상에서 적용해보면 좋을 구체적인 팁입니다.


요약 잘하는 사람은 손해 보지 않는다

대상이 분명하지 않아서다. 누구에게 말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거나, 듣는 사람의 취향과 관심사를 파악하지 못하면 상대방이 귀 기울이는 주제를 찾기 위해 온갖 이야기를 동원하게 된다. 마치 마을버스가 온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듯 말이 구구절절해진다.

지난 글에서 인용한 표현처럼 정박하듯 결론을 중심에 두지 않는 현상이 떠오릅니다.

직속상관 한 사람만 만족시키자고 마음먹어야 한다. 그다음은 직속상관에게 맡기면 된다. 말을 할 때는 여러 주파수를 동시에 맞출 수 없다. 번지수가 분명해야 내 말이 가 닿을 수 있다.


존재 자체가 설득력이다

상대가 좋아할 것 같은 눈과 코의 생김새만 골라 말했으므로, 말한 사람이 보이지 않게 결정권을 행사한 것이다. 그런데 듣는 사람은 자신이 선택권을 가졌다고 착각한다. 결국 말한 사람의 의도대로 설득 당한 셈인데 말이다.

주인공이 되려는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설득이 가능하다는 저자의 심리 해석은 쉽게 공감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주인공이 되기를 원한다. 설득당할 때 당하더라도 자기가 결정권을 가지려 한다. 자신이 판단해서 결정한 것이어야 스스로 명분이 선다. 그래서 당한다고 생각하면 방어 자세부터 취한다. 상대방을 주인공이 아닌 조연으로 만들고 있다면, 설득은 이미 물 건너간 셈이다.


원하는 걸 얻는 협상의 기술

협상을 잘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상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중략> 대화의 주도권을 잡을 필요는 없다. 주도권을 잡으려 하면 할수록 상대는 더 멀리 도망간다. 상대의 기를 꺾기보다는 체면을 세워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듣고 나중에 말하고, 많이 듣고 적게 말하는 편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 <중략> 논리적 설득보다는 인간적 신뢰가 협상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전략적으로 본다면 나의 설득 기술은 0점이라고 하겠습니다. 그간 내가 설득했던 일들은 오로지 인간적 신뢰 덕분으로 봐야겠습니다. 이제라도 상대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협상을 훈련하고자 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래 인용문이 유용한 지침이란 생각입니다.

협상은 이기고 지는 승부가 아니라, 거래를 통해 서로 원하는 것을 얻는 흥정이다. 이기려 들지 말고 함께 성공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숫자는 양날의 칼처럼 다룬다

수치가 힘을 가지려면 다른 수치와의 비교 및 대조가 필수다. 무엇과 비교하느냐에 따라 수치의 의미가 달라진다. <중략> 수치는 생물과 같아서 추세를 봐야 한다. 점만 봐서는 안 되고 선을 봐야 한다. <중략> 비중도 봐야 한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지 따져봐야 그것의 중요성이나 필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최근에 다시 읽고 있는 <린 분석>이 뇌리를 스칠 만큼 수치의 효용성에 대한 저자의 높은 이해도에 탄복하게 되는 구절입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 임기 초반 숫자를 언급한 공언(상대 당 후보보다 10분의 1도 받지 않았으며, 그 이상을 넘으면 대통령직을 내놓겠다)을 숫자를 잘못 쓴 사례로 언급합니다.

상대 후보가 대선자금을 많이 썼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었다. 인맥도 세력도 없던 노무현 후보에게 돈을 줄 사람도 많지 않았거니와 <중략> 하지만 '10분의 1'이라는 숫자를 말하는 순간, 그 이상인지 아닌지를 두고 싸움판이 벌어졌다. 정치자금을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는 뒷전이고 온통 '10'이란 숫자에 초점이 맞춰져 버렸다. 전략적 실패였다. 이처럼 숫자는 양날의 칼이다. 잘못 사용했다간 그 칼끝이 나를 향할 수 있음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어른답게 말합니다> 독후감 연재

1. 말 거울에 나를 비춰봅니다

2. 어른답게 존중하고 존중받습니다

3. 유연하게 듣고 단단하게 말합니다

4. 말을 비우고 대화를 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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