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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Apr 22. 2022

측정, 단위 그 이전에 기대값

금요안영회 - 2호

<린 분석> 독서모임을 하면서 나눈 토론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정성 분석과 정량 분석을 대비해서 하던 토론이다. 토론 중에 내가 얻은 인사이트는 정량은 사실 이해의 틀이 잡힌 뒤에나 가능하다는 사살이다. 그리하여 될놈(Product Market Fit 발견) 찾을 때는 정성 분석으로 탐색하는 일이 시작이다. 


측정과 단위

그러던 중에 번쩍 하고 내 책꽂이에 아직 읽지 않은 <단위로 읽는 세상>이 놓여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단위로 읽는 세상> 이라는 책에 다음과 같은 문구(23쪽) 가 나온다.

결국 인간이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측정하는 존재이며, 일상이란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대상의 상태와 특성을 감지하는 행위의 연속인 셈이다.

측정하고 감시하는 특성으로 인간의 존재와 일상(지속적 행동양식)을 설명한 글이다. 이렇게 볼 수 있구나 감탄을 하다가 내가 익숙한 어휘들과 연결해본다.


임자와 잣대, 줏대, 그리고 차리다

내 기억에는 <한국인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책에서 임자란 말이 주체적인 나를 칭하는 표현이란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최봉영 선생님과 통화 과정에서 차리다의 의미를 배운 때가 떠오른다. 줏대와 잣대는 임자가 측정하는 삶 속에서 얻고 강화된다. 최봉영 선생님에 따르면 묻고 따지는 과정으로 알게 되면 차리는 단계에 이른다.

사람들이 어떤 것에 대해서 풀어서 알게 되면, 그것을 꿰어서 차리는 일로 나아가게 된다. 사람들이 어떤 것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더라도, 그것을 꿰어서 차리는 일을 하지 않으면 깨달음으로 나아갈 수 없다. 


나의 작업 속도 측정

스크럼이던가? 10여년 전에 내 작업 속도 측정을 시작한 때가 기억난다. 버벅거리며 삽질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무조건 시간을 재는 일에만 매달렸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면 아마도 가정을 먼저 내릴 것이다. 마치 TDD에서 기대값(expected)을 먼저 설정하듯이. 이런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협업 기억이 있다. 데브옵스를 담당하는 후배가 쿠버네티스를 적용하는데, 기대값을 갖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두레이피드백한 내용들이다.



사회적 맥락 혹은 도메인안에서의 사건이 척도 

<대체 뭐가 문제야> 독서모임에서 동료가 한 이야기다. 기술 주도로 지식을 받아들이거나 판단을 하는 개발자들은 객관적 정보에 초점을 맞춰서 맥락없는 내용을 다루고 시간 낭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 기술을 비교하는 일이 무가치하다는 말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 즉, 우리 팀이 지금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로 좁혀서 기술을 대입해야 한다.

DDD의 Domain 주도(Driven)이라는 표현도 바로 사회적 맥락을 결정하는 범위(Domain)가 개발을 주도(Drive)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위 예에서 Dynamic Typing이 문제라고 말한다면 실제로 어떤 유의미한 사건이 있었는지가 있어야 척도로서 의미가 있다. 


결과

이 글은 비슷한 시기에 벌어진 서로 다른 사건을 측정의 관점으로 돌아봤다. 이들을 꿰는 듯한 주제가 어렴풋하게 잡힌다. 우리가 뭔가 측정한다고 할 때, 줏대와 잣대가 필요하다. 줏대는 나 혹은 팀으로써의 도메인과 같인 단위를 말한다. 줏대를 분명하게 하고 판단해야 낭비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잣대는 기대값이나 (역시) 도메인의 사회적 맥락에서의 사건 혹은 데이터에 기초해야 한다. 그래야만 실용적인 척도로 작용할 수 있다.


개인과 조직단위의 측정에 대해 다뤘는데, 마침 주말에 육아를 하다가 여섯 살 아이에게 크고 작음을 가르치는 내용을 봤습니다. 책은 순서만 찾으라 하는데, 아이에게 왜 그런지를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계단이 척도(단위)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더니 아이가 쉽게 비교를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측정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생각하여 추가합니다.


이 글의 분류는?

<린 분석> 독서모임과  <단위로 읽는 세상>이 동기가 되어 쓴 글이지만, 둘은 아직 연재가 없다. 마침 홀로 쓰여진 <TDD의 Fail과 삶의 직면(直面)에 대하여>편을 발견하고 시리즈로 묶었다. 그러다가 지난 주 <계획은 개나 주자>로 시작한 금요안영회로 재편했다. <프로그래밍에서 배운 지식을 삶의 다른 영역에도 적용하기>는 연재가 없이 <TDD의 Fail과 삶의 직면(直面)에 대하여>편 하나로 끝났다. 억지로 어떤 분류에 따르게 규칙을 강제하면 분류압을 만들어 뇌가 기억에 차곡차곡 정리하도록 유도한다. 박문호박사님 뇌과학 설명에 따르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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