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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Sep 27. 2022

금융시스템의 발전과 해양 지리학

오리진Origins을 읽고 생각 기록하기 5

물이 지구가 생겨난 이후에 밖에서 왔다는 설명은 귀가 솔깃하게 한다.

바다를 채우고 있는 물은 지구가 탄생한 후에 우주에서 왔는데, 태양계 바깥쪽의 차가운 지역에서 날아와 지구에 충돌한 혜성과 소행성에 실려 왔다. 외계에서 날아온 이 얼음에서 생긴 바다는 당연히 지구의 날씨와 기후 체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지각 속의 물은 판의 활동에 윤활 작용을 했다.

한편으로는 박문호 박상님이 '우리가 물을 마시는 것은 빅뱅을 한 모금 마시고 있는 것이다.'라고 비유한 말도 떠오르게 한다. 물속에 있는 수소 원자는 빅뱅 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빅뱅 때 수소 원자가 혜성이나 소행성에 얼음 형태로 있다가 지구와 충돌했다는 의미인가?


물을 부로 바꾸다

매력적인 제목인데, 먹는 물 이야기는 아니다. 벤처 캐피털의 기원에 대한 설명인 듯도 하고 금융 시스템의 기원이 바다를 탐험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고 할 수도 있겠다.

땅을 개간하기 위해 제방과 풍차를 건설하는 데에는 비용이 많이 들었는데, 공동체의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그 비용을 댈 수 있었다. 필요한 자금은 지역 교회나 의회가 주민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방식으로 모았고, 새로 개간한 땅에서 농사를 지어 얻은 이익을 투자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곧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 거대한 계획에 자금을 대기 위한 채권 잉여 자금을 투자하게 되었고, 이것은 다시 신용 대출 시장을 크게 활성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자본주의의 기원이 네덜란드란 말을 어디선가 들은 일이 있는데, 위 문장이 이를 쉽게 납득시켜준다.

이 시스템은 자연히 17세기에 국제 통상으로 옮아갔다. 지역의 풍차 건설에 필요한 주식을 사던 행위에서 향료 제도로 가는 교역선에 자금을 대는 행위로 옮겨가는 데에는 아주 작은 발걸음만 내디디면 되었다. 어떤 계획에 드는 전체 비용을 작은 지분들로 쪼개는 관행은 투자자들의 위험을 분산시켜 주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들은 네덜란드 기원설도 저자가 확인시켜준다.

확신을 가진 다수의 투자자들이 제공한 공동 자본이 없었더라면, 영국의 방앗간과 공장과 증기 기관은 중세 네덜란드의 풍차와 마찬가지로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만들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금융 혁신은 현대 세계를 건설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는데, 그것은 저지대 자연환경과 바다를 육지로 개간해야 할 필요에서 나온 산물이다.


금융시스템의 발전 양상

금융시스템에 대해 읽다 보니 아침에 봤던 유튜브 영상 <이더리움의 미래는 구글이 결정한다?> 내용이 떠올랐다. 비트코인 이슈를 다루는 채널인데 신용을 기초로 하는 금융시스템을 금융사슬이라 묘사했다.

영상에서 말하는 지구적인 공급사슬은 이더리움이 만들 수 있는 국가라는 장벽이 사라지는 금융시스템을 말한다. MONEY 2.0에서 배운 탈중앙화 된 금융시스템의 진화 양상에 대한 상상이라 할 수 있다. 영상에서 예시를 든 설명은 국가 분쟁 상황에서 자금이 막힐 수 있는 이슈를 뛰어넘는 이더리움의 가능성을 말한다.


<축적의 시간>에서도 유리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금융 전문가가 없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그 필요성을 깨닫게 된다. 대담한 시도를 하기 위한 막대한 자본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도시 국가의 발전의 조건

현대인의 직관과 달리 초기 도시 국가의 발전은 고요한 해안, 예를 들어 지중해에 인접했다는 점이 상당한 이점이었다고 한다.

어느 지역이 작은 부분들로 많이 쪼개져 있는 조건은 초기의 사회들이 발전하는 데 장애물이 되었으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현대적인 도로와 철도와 엔진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육로를 통한 여행과 교역이 매우 힘들었다. 고요한 강이나 바다를 통한 운송이 훨씬 쉽고 빨랐는데, 장거리 교역을 위해 큰 짐을 운반할 때에는 특히 그랬다. 따라서 비교적 고요한 바다로 분리된 채 많은 육지 지역으로 쪼개져 있는 지중해 북해안의 환경 조건은 도시 국가들과 왕국들 사이에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는 이점이었다.

더불어 그리스와 로마 중심의 서양의 발전에 대해 이해하는 텍스트일 수 있다. 또한, <지구적 스케일 그리고 지리적 특성으로 보는 섬나라> 편에서 다룬 섬나라의 이점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 이어진다.

산이 많은 지형은 고대 그리스의 고대 국가들이 독립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가파른 산등성이가 해안선까지 뻗어 있어 도시 국가들을 물리적으로 갈라놓았고, 어느 한 국가가 그리스 전체를 완전히 지배해 제국을 건설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게다가 그리스의 지형은 그들의 전쟁 양상도 결정했다.

협곡과 가파른 산과 언덕이 곳곳에 널린 지형은 아시아의 평원들에서 흔히 벌어지던, 전차를 사용한 전투에 부적합했다. 기병을 사용하기에도 적합하지 않았다. 대신에 그리스 도시 국가들은 창과 방패로 무장한 중무장 보병 군대를 발전시켰는데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해양 지리학의 중요성

그리스의 지형은 해전의 중요성을 부각했는지도 모른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해양 지리학의 중요성과 좁은 해협을 지나가는 항로의 취약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러한 바다의 군사적 요충지를 장악하여 경쟁자가 해외의 자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것은 땅을 차지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할 때가 많으며, 전쟁의 결과와 문명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

위 내용을 읽으면서 남중국해의 상황이 떠올랐다.

출처: http://komsf.or.kr/bbs/board.php?bo_table=m45&wr_id=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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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는 판의 활동이 낳은 자식이다

2. 지구적 스케일 그리고 지리적 특성으로 보는 섬나라

3. 돌아올 수 없는 다리, 농업 혁명과 생식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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