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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굴쥐 Oct 22. 2021

오히려 좋아 - 아토피라서 (상)

feat. Po파wer 긍정 마인드

 28살부터 나타난 아토피 증상.


한창 꾸미고 (=메이크업하고) 놀러 다니고 사진 찍기 좋아하던 20대 후반의 내 라이프 스타일은 그때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하필 몸도 아니고 얼굴.

그것도 눈 두 덩이에 가장 심하게 나타났던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몸은 옷을 입으면 가려지기라도 할 텐데 눈에 증상이 나타나면서 정상적인 외출 생활, 그리고 사회생활이 어려워졌다. 아토피 증상을 가라앉혀주는 항히스타민제는 정말 중요한 일이나 약속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자제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붉어지고 가려운 수준이 아니라, 밤에 자는 동안 무의식 중에 온 힘을 다해 비비고 긁은 결과 탱탱 붓기도 하고, 염증과 진물이 나기도 하고, 심하면 피와 딱지까지 앉아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는 날도 있었다. 


세수를 하기 위해 맹물만 닿아도 따가웠기 때문에, 약속은 고사하고 집 앞 슈퍼에 갈 때도 선글라스와 모자가 필수였다. 


벌써 5년 차에 접어든 32살.


아토피로 인해 나의 삶의 아주 많은 부분이 바뀌었고, 지금 와서 돌아보면 긍정적인 방향의 변화라고 생각된다. 


내가 느끼기에 내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든 습관 변화들을 기록해보며, 혹시 아토피나 피부 고민으로 스트레스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화장품 가려 사용하기


이전부터 화해 앱은 종종 사용하고 있었지만, 아토피가 생기면서 선택인 아닌 필수가 되었다.

가끔 SNS에서 유행하는 뷰티 브랜드들 사진을 보다 보면 사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만 화해에서 성분 검색 시 조금이라도 찜찜한 부분이 있으면 바로 거르게 되었다. 


물론 해당 성분들이 바로 피부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화장품은 정말 다양한 브랜드들과 제품들이 있기에 선택지는 많다.


내 몸에 흡수되는 제품인 만큼 이렇게 까다롭게 고르는 습관이 생겨서 좋다.


2. 옷 소재 가려 입기


특히 팔 접히는 부분, 다리 접히는 부분에 증상이 나타나는 날에는 어떤 옷을 입느냐도 아주 중요하다.

피와 고름이 나와서 옷이 피부에 달라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ㅠ 피부 자체에 자극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벗을 때 너무나 아프다.


주로 SPA 브랜드 옷을 사 입는 편이었는데, 저렴한 제품들은 화학섬유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다. 디자인에 앞서 우선은 소재를 먼저 필터링하고 옷을 고르는 습관이 생겼고, 이 습관 또한 아주 만족하는 부분이다.


3. 배달음식/외식 끊기


대한민국에 사는 특권 중 하나인 배달앱.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는 편리함은 이미 너무나 익숙해져서 일상이 되어버렸었다. 


그렇치만 나에게는 아토피가 생기게 된 주원인이라고 생각했고, 극단의 식단 조절을 -  NO 밀가루 NO 고기 NO 유제품 NO 가공식품 -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바깥에서 파는 음식은 완전히 끊어낼 수밖에 없었다.


1일 2배달음식이 (주말에는 3번까지도) 기본이었던 라이프 스타일이 아토피 덕분(?)에 강제적으로 바뀔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4. 술, 커피, 빵 끊기


한국인이라면, 또는 직장인이라면 대부분이 갖고 있다는 표제성 위염. 


건강검진을 하면 항상 소견서에 보이는 단어였지만 사실상 커피를 끊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사실 잠은 충분히 자는 편이었기에 카페인 때문에 먹는다기 보다는 커피를 마실 때의 느낌과 맛이 좋아서 끊기 어려웠다. 


술의 경우는 딱히 애주가는 아니었지만, 먹는 것을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었기에 브루어리 맥주나 와인 등은 디저트를 사 먹듯 종종 마시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문제였던 빵. 1일 1 빵은 기본이고, 어느 동네를 가게 되면 가장 먼저 찾아보는 게 그 동네 유명 빵집이었다. 밥보다는 빵이 - 그것도 사워도우 같은 식사빵이 아닌 패스츄리나 케이크 같은 디저트류 - 주식인 삶을 살고 있었다.


아토피는 절대 끊을 수 없을 것 같던 빵과 커피를 내가 (잠시나마) 끊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





5. 요리를 시작하다


이렇게 외식을 못 하게 되고, 빵과 커피를 못 마시게 되니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직접 만들어 먹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결혼하고도 1년 넘게 전기밥솥 없는 부엌을 유지할 정도로 무엇을 요리해 먹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처음부터 요리할 생각이 없었기에 그릇이나 식기류를 엄마가 사준다고 할 때 전혀 필요 없다고 거절했고, 집들이를 할 때도 무조건 배달음식 + 일회용 식기 조합으로 몇 년을 보냈다. 


아토피,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강제 집콕 생활 덕분에 내가 무엇인가를 직접 만들고 요리해서 먹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  


Limitation breeds creativity




'밀가루, 유제품, 고기 안 먹으면 대체 뭐 먹고살아?'라는 질문을 자주 받고 있는데 오히려 요리의 재료가 제한되다 보니 그 안에서 어떻게든 뭐라도 만들어보려고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고, 덕분에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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