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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일하는 사람의 3가지 특징

퇴사하고 글쓰기 #05

by 토파즈

#01. 정직


왠 뜬금없는 정직? 학교 수업도 아니고 무슨 말인가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사회생활의 가장 큰 적은 '거짓'입니다. 앞뒤가 다르고 믿을 수 없는 사람과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거짓말로 모면한 난처한 상황, 대충 준비한 자료로 넘긴 회의가 쌓여 하루를 이루고 그 하루하루가 쌓이면 곧 실력이 됩니다.


실력에 따라 평판이 형성되고 평판에 따라 인생에 3번 이상 기회가 옵니다. 일을 잘하는 건 일을 대하는 태도가 정직하다는 뜻입니다. 스킬이 다양해져서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직하게 일하면 실력이 쌓입니다. 꽤 괜찮은 상사는 언제나 이런 사람을 매의 눈으로 찾습니다. 그리고 써먹습니다. 같이 성장하기 위해.



#02. 눈치


누가 강자이고 약자인지 살피고 이에 따라 내 입장과 태도를 바꾸는 데 사용하는 눈치가 아닙니다. 자기가 속한 팀의 빈 곳을 메우고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동료를 직간접적으로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느냐입니다. 먼저 도우면 반드시 도움을 받습니다.


군대 2년을 통해 배운 한 가지는 "손은 씻으면 된다."입니다. 신병시절 쓰레기장을 재정비하는 사역에 투입되었는데 살면서 그런 더럽고 썩은 쓰레기는 본 적이 없습니다. 신병이 새롭게 오면 치우자고 온 부대가 미뤄두고 있던 잡무였습니다. 진짜 솔직히 손도 대기 싫었습니다. 그때 인상 더럽던 선임 한 명이 위협적인 말투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저기 보이는 쓰레기가 x나 더럽지? 손대기 싫을 거다. 나도 안다. 그런데 빨리 하고 빨리 쉬자. 손은 씻으면 되는 거야! 지금부터 대충 하는 새끼들은 들어가서 다 뒈진다!"


손은 씻으면 됩니다. 군대 2년간 진짜 하기 싫은 잔반을 치우거나 손도 대기 싫은 잡무를 해야 할 때 언제나 머릿속에 떠올랐던 한마디였습니다. 손 더러워질 거 생각하면 아무것도 시작을 못합니다. 손은 씻으면 되지만 지금 손대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군대 2년간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이 이것인데 젠장.. 이거라도 배웠으니 군대 2년 다녀온걸 기뻐해야 할까요?



#03. 의견


일을 맡았다면 의견을 가져야 합니다. 하다못해 말 한마디 정도는 할 수 있는 배경 지식은 꼭 꼭 머릿속에 넣어놔야 합니다. 지금 왜, 무슨 일로 회의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회의한다고 하니깐 와서 그냥 앉아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최악입니다.


상사나 동료가 무엇을 묻는다면 크게 3가지 이유입니다. 첫째, 본인 의견에 동의를 구할 때. 둘째, 본인 의견이 맞지만 반대의견도 약간 궁금할 때. 셋째, 그냥 대화가 하고 싶을 때.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입니다.)


그 어느 때에도 '자기 의견'이 있어야 합니다. 입사 초기 자기 의견이 관철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초년생으로 지낼 수 없고 곧 시니어가 됩니다. 그럼 자기 의견을 가지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먼저 물어봐라!


먼저 묻는 사람을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먼저 물으면 다양한 답을 들을 수 있고, 그 답 중에 내 생각과 유사한 내용을 이해하고 곱씹어 소화하면 내 의견이 될 수 있습니다. 신입사원 10명 중 먼저 묻는 분들은 2~3명뿐이었습니다. 나머지는 묻지 않고 이상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오답을 가지고 와놓고는 최소한의 업무 지시를 하는 상사도 꼰대로 치부했습니다. 거기서 성장은 바로 정지됩니다.



#. 결론


일을 정직하게 대하고 먼저 돕고 먼저 물으면 성장합니다. 단순합니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경직된 조직문화, 멍청해 보일까 봐 걱정하는 마음, 약간의 불편함 등등. 그러나 이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매번 반복하며 자신만의 일하는 루틴으로 만들면 분명 기회는 찾아옵니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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