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학생독립만세 Aug 21. 2020

줄리의 슬기로운 인턴생활 E04

업무만 셀프 아니었고요, 이사도 셀프였습니다_학독만 민족 대이동의 날

Written by_줄리_인턴


1화에서 살짝 언급되었던 이사에 대해 드디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친구들한테 원래 회사가 광화문이었는데 공덕으로 이사했다고 하면 다들 눈이 동그래지면서

회사 전체가 이사한거야?

라고 되묻는다.

그렇다. 나 역시 회사가 이사를 한다는 건 한번도 상상 못한 시나리오다! 회사라고 하면 십년 이상 한 건물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것을 상상했는데, 아니 솔직히 회사 이사를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다 보면 겪을 수 있는 일 아닌가 싶다.


이사책임자는 함께 일하고 있는 인턴인 미온이 되었다. 그렇지만 조커는 이렇게 미온에게 이사 권한을 넘기고 더 이상 어떻게 하라고 디렉션을 주지 않으셨다고 한다.. 1화에 이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조커의 업무 (떠)넘기기...

조커에게 이 퀘스트를 받고, 미온은 퀘스트 돌파를 위해 공략집을 검색하다가 혼자 울었다고 한다...

이번 이사는 이삿짐 업체를 부르지 않고 셀프 이사를 진행됐기 때문에 개인 짐을 각자 챙겨야 했는데, 나는 학생독립만세(이하 학독만)에 들어온 지 한 달이 안 되어서 짐이라 해봤자 노트북, 공책, 필기구, 물통, 양치도구가 전부였다.

짐이 많으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실지 걱정 됐지만 별다른 공지와 계획 없이 이삿날은 다가오고 있었다... 과연 학독만의 이사는 잘 진행되었을지..?!!


셀프, 셀프, 셀프...학독만의 자율적 돌파 방식은 이사에도 적용되느니라

자산관리도 책임지고 계시는 백엔드 개발자 티버의 꼼꼼한 지도 하에 이삿짐을 꾸리는 동료들

지난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학독만은 유연근무와 부분적 자율 출퇴근제를 실행하고 있지만 이삿날은 다 같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10시 일괄 출근이 정해졌다.

10시에 딱 맞춰 회사에 도착해보니, 조금 먼저 도착하신 분들이 벌써 열심히 짐을 싸고 계셨다. 회사가 광화문 우체국 건물에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우체국 1층에서 사온 택배 상자에 개인 짐을 넣고 모니터를 뽁뽁이로 꼼꼼하게 감싸거나 맞는 박스에 안전하게 재포장하는 것으로 이사 작업은 시작되었다.


몇몇 분을 제외하면 다들 노마드처럼 가볍고 빠르게 일하신다는 인상이 있어서 나처럼 짐이 별로 없으려니 했는데, 공용 자산까지 챙겨보니 짐의 양이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유례없는 긴 장마 중의 이사...

엄청난 빗줄기 속을 뚫고 짐을 옮겨야 하나 걱정했지만, 이삿짐을 로비로 내리고 상하차 하는 타이밍에 맞춰서 기적처럼 비가 그쳤다가 다시 내리길 반복했다! 외려 땡볕 속에서 이사하는 것보다는 나은 상황이라 어찌나 다행인지.

그.러.나. 짐의 양이 예상을 웃돌아 만만치 않았던 것은 비가 오나 가나 마찬가지인 상황. 어마어마한 습기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셀프 짐나르기가 계속되는 것도 여전한 상황. 짐싸기가 완료되자마자 새 사무실에서 짐을 받아 올릴 선발대가 먼저 공덕으로 향했고, 코란도 픽업트럭 한 대, 승용차 한 대가 번갈가 2회 이상씩 광화문과 공덕을 오가며 본격적으로 민족(이삿짐) 대이동이 시작되었다.

오류 아님. 그날의 점심을 어찌나 폭풍흡입했는지, 그렇게 맛있었는데 팀원 누구도 사진 한장 찍질 않았다... 참고로 나는 짜장면 파. 탕수육이 꿀맛인 맛집이었다.

조커가 급히 추가로 빌리신 카니발에 마무리팀이 각자의 짐을 껴안고 낑겨 타서 공덕으로 이동했다. 10시에 모인 우리들은 오후 2시가 훌쩍 넘어서야 공덕의 새 보금자리로 짐 옮겨두기 까지만 완료할 수 있었다.

세시가 거진 다 되어서야 '이삿날은 짜장면 파'와 '공덕이면 묻따말 을밀대 파' 두 팀으로 나뉘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들 원하는 식사를 하고 돌아와, 본격적으로 정리정돈과 자리배치에 들어갔다.

무덥고 습한 한여름의 어느날, 학생독립만세는 이렇게 새로운 보금자리로 셀프 이사를 마쳤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다들 고생하셨지 싶다.

이사 하는 내내 멈춰 있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었던 이사 책임자 미온은 이사 중 헤비와의 잠시 스모킹 브레이크에서 "제대 이후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날이었다"는 증언을 남겼다고 한다.

백엔드 개발자 린은 이사 후 한 주를 정리하는 주간업무일지에 솔직한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이날, 사내에서 린의 지지율은 천장을 뚫었다고 한다. 학독만 대통령 선거가 있다면 린 후보 당선확실.


안녕히, 광뽕의 나날이여. 새로운 보금자리, 프론트원 in 공덕


학독만의 새로운 보금자리는 공덕에 위치한 프론트원(Front One) 13층이다. 프론트원은 지상 20층, 지하 5층 규모의 신용보증기금 옛 사옥에 마련된 스타트업 복합 지원센터로 입주공간 기준 연면적 3만6259㎡으로 세계 최대 규모이다. 스타트업 입주공간과 더불어 네트워킹 공간, 개방형 창업지원 플랫폼 등이 들어서 빌리지 형태의 스타트업 보육센터가 조성될 것이라고 한다. 학독만은 신용보증기금 트랙을 통해 프론트원에 입주하게 되었는데 스타트업으로서 정말 큰 성과라고!(짝짝) 이만하면 광뽕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히 자랑스러운 보금자리 아닌가!

개인적으로 광화문 지역에 애정이 있긴 하지만, 공덕으로 옮겨와 생활해보니 장점이 많았다. 역시 새 것이 최고! 넓고, 깨끗하고, 세련된 로비까지 일잘러 느낌 충만하게 하루를 시작하도록 만들어준다. 출근시간이 10분 단축된 것도 큰 장점이었고, 무엇보다 학독만이 쑥쑥 성장하는 현장에 함께 하는 실감이 들어서 뿌듯했다.



이삿날 '문화의 날' 행사를 한다고? 학독만의 밀당 방식


새로운 보금자리 소개에서 다시 이삿날, 그날의 현장으로 돌아가보자. 모두들 덥고 습한 날의 셀프 이사로 인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그런데 사실 이삿날은 *'문화의 날'과 같은 날짜로 정해져서 이사를 마친 뒤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문화의 날이란? :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17시부터 19시까지는 업무를 생략하고 팀원 모두가 함께 즐기는 시간! 지금까지 영화관람, 컬링, 레이싱 게임, 보드게임, 주식투자 강의 등을 진행했고, 동료들이 돌아가면서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공교롭게도 이삿날+문화의 날 진행자는 조커였고, 정해질 때부터 원성이 자자했으나 조커의 주식강의는 파김치가 된 동료들을 앉혀두고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몹시 유.익.했.던. 주식 강의는 다음 화에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민족 대이동의 날, 지친 동료들을 모아두고 주식강의라니...농민봉기가 일어날 것같은 험한 분위기는 주식투자 지원금 10만원이 지급되자 급 반전되었다! 모두들 근육통을 잊은 채 주식 앱을 다운받고, 땀냄새를 잊은 채 머리를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인증서는 어떻게 다운 받냐, 요새 상승주가 뭐냐며 불타올랐다.

조커의 최애 음료가 막걸리라는 소문이 소문이 아니었음 확인

주식 앱의 최악인 UX가 지원금 10만원의 흥을 가라앉힐 때 쯤, 회식이 이어졌다. 메뉴는 공덕동의 대표 먹거리 족발과 막걸리. 학독만에는 회식문화가 없다고 들었고, 실제로 이 날 이전에는 회식하는 모습을 보거나 공지를 들은 적이 없었다. 가끔 시간이 맞는 팀원들끼리 저녁을 먹으러 가는 것 같기도 했지만, 공식적으로 다같이 회식하거나 술을 권하는 문화는 없다고 했다. 그런데 이날은 달랐다. 조커가 쏜다는 것을 알자, 모든 동료가 참석한 것이다.


주식투자 지원금 10만원과 조커가 쏘는 족발. 농민봉기가 일어날 것 같던 분위기는 어느새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독만의 밀당 솜씨, 보통이 아닌데?


반전주의! 사실, 이사는 두 번이었습니다.

사무실 이원화로 인해 학독만의 협업스킬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학독만은 초기 스타트업 중에서도 규모가 있는 편이고 지금도 계속 채용을 진행하는 중이기 때문에, 공덕동 이사 직후 성수동 헤이그라운드로 일부 멤버들이 이동했다. 2개 사무실 체제가 된 것이다. 양쪽 사무실 모두 어찌나 핫하고 귀한 공간들만 골라서 들어가시는지, 앞서 언급한 '학독만 성장의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다는 실감을 느꼈다.


공덕팀과 성수팀으로 나뉘면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 멤버가 생긴 아쉬움은 있지만 양 팀 모두 새로운 환경에 만족하며 생활하고 있다. 잦아진 원격회의와 달라진 소통 방식에 대해 금새 치열하게 논의와 해결에 돌입하는 모습이 또 학독만스럽고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공간으로 이사하는 것은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덕러, 성수러들 모두 각각의 자리에서 언택트 시대를 맞이하여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더욱 더 성장해나가길!


줄리의 슬기로운 인턴생활 to be continued...

*학독만 인턴의 눈으로 보는 일의 기쁨과 슬픔,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줄리의 슬기로운 인턴생활 정주행하고 가시려면

1편 2편 3편

매거진의 이전글 학독만 BX의 심미적 설계자, 디자인 총괄 고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