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렇게 힘드냐고요
유튜버 진짜팥 아시는 분?
아니면 SNS에서 700만 조회수의 낭만 결혼식 장면 아시는 분?
해당 영상은 2023년 3월 13일 '신부가 먼저 입장하는, 비 오는 날의 낭만 결혼식'이라는 제목으로 업로드되었답니다.
700만 조회수에 최소 30 번은 일조한 1인으로서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야외에서 진행된 결혼식이었는데, 하필 결혼식날 비가 내렸습니다.
당시 그녀는
"끝내주지요, 신부가 먼저 입장하는 결혼식은 처음일 텐데, 그게 나예요. "
라는 노래를 부르며 입장했어요.
익스의 '잘 부탁드립니다.'를 직접 개사한 노래였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신부화장을 공들여했을 텐데, 그녀는 우산 대신 마이크를 들었어요.
거센 빗줄기를 그대로 맞으며 어깨춤까지 추면서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요.
나는 그 영상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봤어요. 내 기분까지 유쾌해졌으니까요.
결혼식에 대해 회의적인 나조차 이런 결혼식이라면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신부가 먼저 입장하는 결혼식은 나도 처음 보았습니다.
당당한 그녀가.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 그녀가, 비를 맞으며 노래하던 그녀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그랬던 진짜팥 님의 이혼 소식을 며칠 전 알게 되었어요.
지금도 꾸준히 조회수가 올라가는 낭만 결혼식의 주인공은 현재는 이혼을 하고 아이를 혼자 키우는
싱글맘입니다.
비를 맞으며 노래를 하는 그녀도, 남자친구보다 먼저 입장하는 신부였던 그녀도 이혼하고 아이를 혼자 키우는 싱글맘인 그녀도 모두 같은 사람입니다.
누가 뭐라고 할 수 없고, 나는 지금 그 영상을 봐도 여전히 사랑스럽고 당당해 보이기만 합니다. 어쩐지 그녀는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지 않을 것 같고 아이와 명랑하게 지낼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그것이 알고 싶다의 멘트톤으로...).
30년 만에 이혼 좀 하자는데, 왜 이렇게 쉽지 않을까요.
이제 몇 번째인지 세기도 귀찮은, 변론기일이 바로 내일입니다.
그래서 이혼을 마무리한 부부가 부럽다는 말을, 이렇게 길게 늘어놓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전 남의편님아, 이제 그만 쿨하게 도장 좀 찍어주면 안 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