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글거리는 모기들이
한 명의 피만 빤다
빨강이 얼룩진다, 우르르
에르메스가 혀를 차고
샤넬이 바닥에 침을 뱉는다
품위가 눈물짓는다, 부르르
벤츠가 되고 페라리가 되어
금이 간 벽을 들이박는다
죄의식은 없다, 와르르
빌딩 위를 맴도는
천 원으로 접은 종이학 하나
이렇게 높은 탑에
착지할 곳이 없다는 아이러니
무너진다 자존감이, 주르르
거짓말이 봉오리를 맺는다
봉오리를 맺어도 이야기는
멈추지 않는다
봉오리가 추락한다, 스르르
빨강이 얼룩진다
빨강이 얼룩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