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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빈 Jul 05. 2024

[우울증 극복 D-15] 2. 따따블로 공감해요!

 


D-15. 온라인에 내가 사는 집

-따따블로 공감해요!

 

시간을 내 SNS 속 친구들의 피드에 공감 투어를 한다. 이런저런 소소한 일상 댓글도 달고 지난 추억 이야기도 한 번씩 나누면서 각자의 사는 모습에 응원을 보낸다.

그런데 일부는 공감을 받기만 하지 생전 나의 피드에 답방을 안 온다. (뭐 물론 온라인에서 만난 인연이라면 그럴 일조차 없겠지만..)

그들은 쌍방향 피드가 아닌 일기장처럼 SNS를 사용하는 것 같았다.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그 친구 계정은 자연스레 그냥 넘기게 된다. 주로 육아 내용으로 그 친구의 피드를 보면 어느 숙박 광고가 생각난다. ‘드디어 아이 없이 떠난 여행 호텔에서 더 많은 아이들과 지낼 필요 있을까요?’ 뭐 이런 느낌이랄까?.

 

타인에게 관심 없는 사람한테 내가 뭐 하러 관심을 표현하겠어? 감정 낭비, 시간낭비지... 일 년에 한두 번은 볼일이 있으니 팔로워를 끊지도 못하겠고. 그 친구 계정이 보일 때마다 작아지는 내 마음 어딘가가 불편하다. 상대는 알지도 못할 텐데 말이다. 내가 뭔가를 받으려고만 하는 속물처럼 느껴져 기분이 찜찜했다.

 

공감은 받을 수 있어야지, 주고 싶어지는 걸까?

긴 시간 그런 의문이 들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신나는 피드를 발견하게 됐다.

 

작은 나를 모르는 척하려고 SNS를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부정적인 감정 예방에 최고 특효라는 '감사 일기'를 올리기 위해서였다. 나 홀로 우울증 극복 프로젝트로, 하루의 소소한 감사한 일을  SNS에 한 줄의 감사일기로 쓰는 중이었다.

행복의 키는 지금 갖은 감사에서 시작한다는데, 감사를 어디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막연했었다. 그러다 인스타그램 포스팅 하단 태그에 감사 내용을 소심하게 올리면서 온라인 활동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나도 누군가와 적당한 방법으로 감사를 공유하고, 공감받고 싶어 찾아 나섰던 것 같다.

 

그런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아니면 감사의 힘인지,

내가 올린 감사 태그는 파도를 타고, 다른 감사를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가닿았다. 또 다른 감사를 공유하는 사용자들과 연결되니, 하루에도 몇 배의 감사가 되돌아왔다. 감사 일기는 하루에 세 줄을 쓰는 것이 효과적이라는데, 나는 매일 실천이라 괜찮다며 은근슬쩍 한 줄만 쓰던 참이었다. 그런데 키워드를 타고 들어간 계정에서, 감사 에너지가 세 줄 아니 다섯 줄이 되어 나에게 돌아와 가슴에 가득 찼다. 그 피드를 올린 사람은 자신에게 그리고 또 타인에게, '씁쓸한 인생의 만병통치약이라는 감사' 나누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갖은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공감을 주러 가서 몇 배로 받아온 이 경험으로

SNS에서 처음으로 조건 없는 포근함을 느꼈다.

공감은 주는 행위를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어쩌면 받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됐을지 모른다.

아주 작은 주고자 하는 마음 한 자락을 끼워 넣은 SNS발신은,

버스를 탈 때 먼저 건네는 인사와 같이, 몇 배로 큰 공감으로 돌아온다는 걸 발견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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