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스마트폰 사진 찍기 강좌가 열렸다. 주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한 강좌일 테지만, 나도 한번 들어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요즘은 스마트폰 카메라도 ISO 감도며 화이트 밸런스 조절 등, 배우지 않으면 사용 못할 만큼 기능이많아졌다. 어르신이 아닌 일반인을 상대로 해도 손색이 없는 강좌로 인기가 있을 것 같다.
나도 얼마 전 슈퍼문이 떴을 때 스마트 폰으로 달 촬영법을 배웠다. 달 표면까지 나오게 사진을 찍어, 단체 톡 여기저기에 자랑삼아 보내고는 주변의 반응에 우쭐했다.
사회 초년 시절에 취미로 사진 모임에 나갔다. 내가 벌어서 산 니콘 카메라를 작가인양 목에 걸고 전국을 돌아다녔다.온라인에서 만난 출사팀과 함께 한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팀을 꾸려 다니는 출사의 매력은 같은 장소의 다른 사진을 감상하는 묘미가 제맛이다. 어떤 걸 보느냐보다는,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사진이 판이하게 달랐다. 단체 출사에서 돌아와 서로의 사진을 공유하며 ‘여기가 거기 맞아?’라고 놀랐던 기억이 떠오른다.
우리는 같은 풍경을 공유하고 있었지만,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세상 풍경이 다르게 보이는것 같다.
같은 장소에서 찍는 사진이라 할지라도 계절, 날씨, 또 찍는 순간의 기분과 관심사에 따라 사진도 매번 달라진다.
특히 하늘은 매일 매 순간 변화하니 언제나 다채롭다. 이따금 파란 하늘이 드러나는 날은 내 머리 위가 최고의 포토 스폿이 된다. 빨간 노을이 지는 저녁은 매일의 하이라이고,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은 일시 정지 버튼이 켜진 기분이다.
사진 찍기는 무엇을 보느냐보다는 그 순간에 무엇을 느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화려한 꽃이 아닌 그 꽃과 어우러진 주변의 스토리를또는 꽃잎에 맺힌 이슬을 찍은 싱그러운 느낌의 접사든지 말이다.
한겨울앙상한 나뭇가지의 날카로운 선이 절도 있고 멋져 보였다면, 지금은 등산복색깔처럼 촌스럽게만 보이던 청초연색의 단풍잎색이 얼마나 예쁘게 보이는지 모른다.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여러 색이 있는 가을 풍경은, 느낌으로 사진을 찍어 마음에 간직한다. 나의 관점이 이전과 많이 변했다는 걸 사진을 찍을 때 가장 많이 느끼는 것 같다.
또 크게 달라진 한 가지는 사람풍경이 있는 찰나의 사진 찍기를 즐기게 된 점이다. 지나가는 사람이 없는 타이밍에 빠르게 셔터를 눌러야 했던 예전과는 크게 달리, 지금은 누구인지 몰라도 사람과 어우러진 풍경이 더 정겹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