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해야 할 근력 운동
내가 평생 헬스장에 쓴 돈이 꽤 될 거다. 지금이야 헬스장보다 비싼 운동이 많이 있다. 필라테스나, 개인 PT, 그룹 PT 등. 헬스장을 처음 등록했던 건 고3 수능을 마치고부터였다. 시간이 많이 남기도 했고 이제 누군가에게 내 몸을 자랑하기 위해서(?) 운동을 시작했다. 어릴 때라 그랬는지 금방 티가 났다. 내가 운동했던 곳은 수영장, 헬스장 등 복합 체육시설이었다. 내가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고 나오면 수영을 하고 나오는 분들과 종종 마주쳤다. 수영하시는 아저씨들이 '이제 몸은 완성한 거 같아 보이는데, 수영으로 넘어와~'라는 말도 듣곤 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턴 점점 헬스장에 가지 못했다. 나는 살이 찌는 체질은 아닌데, 운동을 안 하면 근육이 급속도로 빠졌다. 다시 예전 몸으로 돌아왔고 멸치처럼 살아왔다. 외배엽 몸의 한계인가. 새해가 되면 당찬 마음으로 헬스장을 6개월 1년 치 등록을 하고, 한 달이면 그만두기 일쑤였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예전만큼 빠르게 효과가 없었기도 하고 또 빠르게 효과를 얻고 싶다 보니 무리를 많이 하게 되었다. 무게도 빨리 올리고, 횟수도 계속 늘리다 보니,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몸이 아파서 잠시 헬스장을 안 나가면 그게 관성이 되어 헬스장을 점점 멀리하게 됐다.
나이가 들면서 허리와 목 등이 아픈 날이 많아졌다. 항상 앉아서 일을 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근육량이 없어진 게 문제라고 느껴졌다.
그러던 중 스티븐 기즈의 습관의 재발견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이 우리나라에선 small steps, 즉 작은 습관의 선구자 같은 책이었다. 책의 내용은 너무 뻔하다. 헬스장을 가려고 하지 말고 집에서 팔 굽혀 펴기 1개만 해라. 러닝머신을 오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러닝머신 위에 서 있어라. 이런 이야기들이었다. 헬스장 가서 1시간 운동을 하려니까 귀찮은 거고, 집에서 그냥 팔굽혀펴기 1개 정도 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니 그거라도 하라는 거였다.
하루에 팔굽혀펴기 1개씩 1년이면 365개다. 아예 안 하며 사는 것보다, 매일 1개씩 하는 게 낫다. 작은 행동의 좋은 점은 팔굽혀펴기를 한 개만 하려고 엎드리기만 하면 그래도 엎드린 김에 몇 번 더 하게 되는 것이다.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 된다.
일단 내 운동 루틴은 간단하다. 하루는 팔굽혀펴기만 하고, 하루는 복근 운동(할로우업 바디)만 하고, 하루는 스쾃만 한다. 세 가지 운동을 매일 돌려서 하는 식이다. 횟수랑 세트는 리니어로 한다. 예를 들어, 총 30개의 팔굽혀펴기를 한다면 10개씩 3세트를 하는 식이다. 그리고 그날 운동이 힘들지 않으면 다음 운동 때 1개의 횟수를 올려서 11, 10, 10 이렇게 31개로 횟수를 올린다. 그렇게 올리다가 15, 15, 15 이 정도까지 올라가면 세트수를 4세트로 나눈다. 그럼 12개씩 4세트가 된다. 또 하다가 자극이 덜 오거나 운동이 그다지 힘들지 않다면 횟수를 올린다. 시간이 안된다 싶으면 중량조끼 같은 걸 이용해서 무게를 올린다.
맨몸 운동의 최고 장점은 어디서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여행을 가도 꾸준히 할 수 있고, 회식이 있어도 가능하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부담도 없다. 그리고 생각보다 운동 자체가 재밌다. 내 몸만으로 하는 운동도 매력이 있다. 부상위험도 적은 편이다. 제대로 된 자세로 하면 운동효과도 충분히 나온다.
예전에야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운동을 했지만, 지금은 건강에 초점을 맞춘 운동이라 그런지 몸이 울퉁불퉁해지지 않아도 크게 상관없다. 한 달에 한 번 거울을 보고 확인해 보면 많이 좋아진 몸을 확인할 수 있다. 효과적인 측면도 무시하지 못한다.
달성하기 쉬운 습관 하나쯤은 있으면 아주 좋다. 매일 아침 맨몸 운동을 하고 출근하면 이미 상쾌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미 난 그날의 미션 하나를 달성한 셈이 된다. 성공한 하루의 시작을 만끽할 수 있다.
내 아침 루틴은 일어나자마자 러닝 2km 정도를 뛰고 맨몸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나온다. 출근할 복장을 다 갖춰놓은 후에 앉아서 책을 읽는다. 약 6권 정도를 챕터별로 주욱 읽고 책 별로 인상 깊었던 내용들을 정리한다. 그리고 차 안에서는 일본어 애니메이션을 틀고 듣기만 하면서 출근한다.
출근 전에 러닝, 맨몸 운동, 독서, 외국어 듣기 연습, 4가지를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하나의 핵심 습관을 만들면 나머지 습관들은 저절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핵심습관 하나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핵심 습관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다. 달리기 일 수도 있고, 독서일 수도 있다. 맨몸 운동일 수도 있다.
운동을 하면 활력이 생기고 건강해져서, 식단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운동으로 건강해진 내 몸에 좋은 걸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식단이 좋아지고 몸에 활력이 생기면 피로감이 없어진다. 더 일찍 일어날 수 있게 되고 더 많은 것을 그 시간에 달성할 수 있다. 이게 핵심 습관이 주는 긍정적 영향이다.
나이가 들 수록 근력의 중요성을 느낀다. 맨몸 운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이고, 매일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맨몸 운동으로 나의 몸을 지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