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인 두 아이의 엄마로서 산다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얼굴 보기 힘들 만큼 바쁘다고 해도 아빠가 있는 것과 없는 건 아이들에게, 특히 아들에게는 분명 다를 것이다. 아빠의 빈자리를 내가 채울 생각은 없다.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안다. 아빠의 부재라는 결핍은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엄마로서 사랑을 쏟으려 노력하고는 있지만, 불균형한 엄마만의 사랑이 과연 두 아이에게 온전한 충족을 줄 수 있을까 걱정이다. 두 아이의 행복을 바라는 만큼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마음 쓰게 된다. 아이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갖게 되는 걱정과 불안, 그리고 그로 인한 잔소리는 도무지 멈추기가 힘들다. 잔소리가 엄마의 본능이라고 생각될 만큼이다.
앞에서 말했듯, 남편과 사별 후 교회와 멀어졌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던 때, 나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저녁으로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주로 두 아이를 위한 기도였다.
“오늘은 두 아이가 상처받지 않은 하루 보내게 해 주세요. 두 아이가 힘들거나 아플 일 없도록 해주세요. 오늘도 무사히 보내게 해 주세요. 주님의 보혈로 아이를 보호해 주세요. 오늘은 행복만 가득한 하루 보낼 수 있도록 해주세요. 목표한 일 꼭 성공하게 해 주세요.”
한순간도 간절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아이들의 아픔이나 상처에 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었다. 정작 당사자인 아이는 인지하지 못했을 상처를 굳이 끄집어내 아파하고 괴로워하며 기도했다.
살아있는 동안 상처받지 않을 수 없다. 아프지 않을 수도 없다. 행복만 가득한 삶을 사는 건 불가능한 것이다. 지난날 내가 눈물까지 흘리며 간절히 했던 기도는 애초에 잘못된 것이었다.
“아이들이 상처받더라도 회복할 힘을 주세요. 좌절해도 일어날 수 있는 단단함을 주세요. 목표한 일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것 또한 주님께서 계획하신 일인 줄로 압니다. 다른 길로 인도해 주세요. 곁에 있는 소소한 행복을 볼 수 있는 지혜를 주세요.”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엄마가 되고 싶다. 나만의 철학을 세워 마음의 평온을 찾아왔듯, 엄마로서의 철학도 하나씩 세워나가야겠다. 마음의 평온이 곧 행복인 나이기에. 엄마로서의 삶도 행복하기를.
'힙’한 과부이자, 엄마로서도 '힙'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