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 미솔로지 Ep.17] 페르세포네가 전하는 회복과 성숙의 리더십
/ “나는 빛을 잃었지만, 대신 힘을 얻었다.”
꽃이 만개한 들판. 어린 여신 페르세포네는 들꽃을 꺾으며 웃고 있었다.
그 순간 땅이 갈라지고, 지하의 신 하데스가 마차를 타고 나타났다.
그녀를 납치해 순식간에 사라졌다.
페르세포네가 사라진 그날, 봄도 함께 사라졌다.
그녀의 어머니 데메테르는 딸을 잃은 슬픔에 대지를 저주했고, 곡식은 자라지 않았다.
자연은 멈췄고, 인류는 굶주렸다.
신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석류 씨앗, 운명이 바뀌고 계절의 순환
제우스가 중재에 나섰고, 하데스는 마지못해 페르세포네를 돌려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하데스가 꼼수를 발휘한다.
붉고 빛나는 석류 씨앗 여섯 알. 그녀는 그것을 먹었고,
그 대가로 해마다 일정 기간을 지하에서 보내야 하는 운명이 되었다.
지상에서는 봄과 여름, 지하에서는 가을과 겨울.
그녀의 존재는 계절의 순환이 되었다.
/ 빼앗긴 존재에서, 지하세계의 여왕으로
처음 그녀는 피해자였다. 약한 딸이었고, 잃어버린 존재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녀는 지하세계의 여왕이 되었다.
고통 속에서 정체성을 찾고, 낯선 세계에서 자리를 잡은 그녀는
더 이상 누군가의 보호 아래 있지 않았다.
상실과 상처를 통해 성숙해진 존재, 그가 페르세포네다.
/ 그녀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리더십
페르세포네는 단지 납치된 소녀가 아니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예기치 못한 변화와 상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리더의 여정을 담고 있다.
리더에게도 때로는 아무 준비 없이, 어떤 세계로 끌려가는 순간이 찾아온다.
조직의 위기, 낯선 책임, 새로운 환경, 혹은 예상치 못한 좌절.
그럴 때 우리는 질문하게 된다.
“이 낯선 상황은 무엇인가? 이 자리는 나에게 맞는 것인가?”
1) 상실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페르세포네가 가장 먼저 마주한 감정은 ‘상실’이었다. 어머니와의 관계, 지상의 햇빛, 익숙한 삶.
하지만 그 상실이 마주한 깊은 곳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새로운 역할을 발견하게 했다.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자리를 잃거나, 예상과 다른 결과를 마주할 때 우리는 흔들린다.
그러나 상실은 오히려 자기를 재정의할 기회가 된다.
‘내가 잃은 것’에 머무는 대신, ‘지금 내가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묻는 순간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2) 끌려간 자리도, 자신의 자리로 만들 수 있다
지하세계는 그녀가 선택한 공간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안에서 여왕이 되었다.
단지 시간을 버티는 존재가 아니라, 그 세계를 다스리는 주체가 된 것이다.
리더는 늘 원하는 자리에만 서지 않는다.
때론 임시로, 때론 피치 못하게 떠맡게 되는 자리도 있다.
그러나 그 자리가 의미 있는 자리가 되느냐는, 맡은 이의 태도에 달려 있다.
주도권은 언제나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회복된다.
페르세포네는 그렇게, 타의로 시작된 위치를 자의의 자리로 전환한 리더였다.
3) 리더는 이중성과 균형을 품어야 한다
페르세포네는 지상과 지하를 오가는 존재다.
봄의 여신이자, 어둠의 여왕.
그녀는 하나의 역할에만 머물지 않고, 두 세계를 모두 품고 살아간다.
오늘날 리더에게도 이런 이중성이 요구된다.
공감과 단호함, 유연성과 원칙, 창의성과 규율.
상반되는 가치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 리더의 과제다.
페르세포네처럼, 리더도 단일한 얼굴만으로는 이 시대를 이끌 수 없다.
다양한 세계를 이해하고, 그 경계를 잇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4) 심리적 독립은 진짜 성장의 시작이다
초기 페르세포네는 어머니 데메테르의 보호 아래 살아갔다.
하지만 납치 이후, 그녀는 스스로 감정을 소화하고, 환경에 적응하고, 의미를 만들어야 했다.
리더 역시 심리적 독립을 이뤄야 한다.
누군가의 승인, 기대, 보호 없이도 자기 내면에서 나오는 힘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독립적인 성향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감정적 고립 없이도 자기 결정권을 지닌 존재가 되는 것, 그것이 진짜 성숙이다.
5) 회복력은 리더의 본능이다
페르세포네는 매년 지하로 내려갔다가, 다시 지상으로 올라온다.
이 순환은 곧 인간의 삶과도 닮아 있다.
우리는 자주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
리더십에서 회복력은 필수다.
완벽한 성과보다 중요한 것은, 실패에서 얼마나 빠르게 의미를 회복하고 돌아오느냐다.
페르세포네, 그녀는 매년 어둠에서 돌아오며, 봄을 데리고 왔다.
/ Tristan의 코멘트
많은 리더들이 이렇게 말하곤 한다.
“나는 원하지 않았어. 내 책임으로 일어난 일이 아니야.”
하지만 진짜 리더는, 끌려간 자리가 자신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의미를 만든다.
페르세포네는 이끌려 갔지만, 자기의 계절을 만들었다.
지하세계조차 그녀 없이는 의미를 가질 수 없었다.
이 시대의 리더라면, 낯선 곳에서도 자신의 봄을 피워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 당신에게 묻습니다
지금 당신이 서 있는 자리는, 원했던 곳인가?
만약 아니라면, 그곳에서 어떤 의미를 만들고 있는가?
혹시 지금, 당신 안의 봄이 늦어지고 있지는 않은가?
이 글은 Tristan의 연재 시리즈 「헤드 미솔로지」의 열일곱 번째 이야기이다. 신화 속 인물을 통해 오늘의 나를 성찰하고, 삶의 방향을 다시 그려본다.
/ 다음 이야기 예고
『디오니소스와 펜테우스의 충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