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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트온 Nov 23. 2020

나에게, 뱃살 관리

건강을 지키는 최전선

미니멀 라이프를 살고 싶은 저에게 '뱃살'이야말로 쇼핑을 부르는 주범이었습니다.


뱃살은 자꾸 세끼 주식 이외에도 심심풀이 군것질을 자꾸 원했고, 먹는 만큼 사이즈가 늘어나, 새 옷을 자꾸 사들여야 했어요. 제 민낯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긴 민망한지, 레이스 잔뜩 너풀거리며 배를 가려주는  화려한 옷차림에, 시선을 분산시켜주는 스카프로 모자라, 블링블링 액세서리까지 원하더군요.


'미니멀 라이프'를 살기로 결심하고, 뱃살이 주도하는 '배 가릴 물건 쇼핑 라이프'를 그만 살아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몇 벌의 옷으로 단출 간소 하게, 쇼핑 욕구로부터 자유롭게 살아가려면, 뱃살부터 정리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느낌이 왔으니까요.  


부엌살림, 책, 가구, 아이들 장난감,... 다른 영역 정리는 다 해도, 뱃살 정리는 차일피일 미루게 되던 저의 약한 모습. 허리는 32인치로 늘어났고, 60킬로가 넘는 체중에, 복부비만 상태는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두 번의 힘든 임신과정을 거친 근육 없는 몸에, 불어난 체중이 무릎과 골반에 무리가 되어, 쉽게 다치고, 치료받으러 다니고, 그런 일이 반복되었어요. 그래도 운동할 생각을 않고, 아이들 키우기 바쁘다고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던 중, 어느 날,


 당뇨 전 단계 판정을 받고 말았습니다.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의사가 권유했습니다. 그때쯤에야, 내가 무언가 제대로 행동을 달리 해야 한다는 걸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일단 저는 목표를 정했습니다.


목표는 '건강해지자' 였어요.


저는 살찌는 것보다 건강을 잃는 것이 더 두려웠어요. 근육이 없어 여기저기 쑤시는 부실한 몸, 골골한 몸에 근육을 만들어 더 이상 비실대지 않는 단단, 탄탄한 몸으로 관리하고 싶은 바람도 함께 품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뛰고 근육 키우는 운동을 하기엔 몸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전에 짐에 가서 줌바 클래스나 요가 클래스를 다니다가 무릎과 어깨 상태가 더 악화된 경험도 있어서 심히 조심스러웠어요.


일단, 저는 아이들 낳고, 잠시 잊고 있던, 내 몸이 이끄는 대로 자유롭게 하는 '찰리 스타일 요가' ('나에게, 요가' 참조)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서 뛰는 운동을 전혀 할 수 없는 몸으로 시작했답니다. 요가를 하루에 30분 (힘이 없는 날, 주로 앉아서 누워서 하는 가벼운 동작으로)에서 50분(힘이 좀 있는 날, 다리 힘을 많이 써야 하는 동작들 포함) 정도 했어요. 요가를 매일 3개월 정도 하고 났을 때부터 몸이 유연해지고, 자세가 바로잡히고(특히 골반 허리, 척추 주변), 좌우 균형도 맞춰지고, 다리 근육이 상당히 강화된 것을 느꼈어요. 이때, 본격적인 운동 전에, 요가부터 시작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골격을 바로잡고, 몸을 충분히 유연하게, 단단하게 만들고,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때부터, 유산소 운동 (밖에 나가서 뛰거나, 홈트)을 살살 시작했는데, 유산소는 일단 체지방을 가장 빨리 빼주는 것 같아요. 줌바 50분 뛰기 3일 연속으로만 해도 진짜 확 살 빠지는 느낌 들고, 몸이 가벼워져요. 문제는 꾸준히 하기가 힘들고, 하고 나면 허기져서 그만큼 더 많이 먹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이때 탄수화물로 고픈 배를 채우면 결코 뱃살이 빠지지 않습니다. 저는, 당뇨 전 단계 판정 때문에 설탕을 끊고, 밥 먹는 양을 확 줄이고,  배고플 때 스테이크 반 조각씩 구워 먹거나 계란을 삶아 먹었는데, 이렇게 먹으니 운동해도 허기지지 않고, 유산소로 빠진 살 요요현상도 오지 않아서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산소 운동만 해서는 안되고, 근력 운동도 함께 해 주어야 한다는 운동 선배들의 조언이 마음에 숙제처럼 남아 있었습니다.


이때부턴 운동과 지방, 기초대사량, 근육... 이런 주제들에 대한 공부를 좀 했어요.


공부를 하면서 배운 것은:

1. 유산소 운동은 단시간에 체지방 감량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지만, 체지방 감량을 지속시켜주는 것이 아니므로 유산소 운동만 하는 것은 요요현상이 쉽게 와서 장기적으로 비효율적.
2. 유산소 운동을 너무 과하게 하면 (1시간 이상), 근손실을 일으키므로 주의.
3. 유산소 운동만 하는 것보다, 근육을 키워서 기초대사량이 큰 몸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몸 관리를 하는데 훨씬 효율적.
4. 둔근이나 허벅지 근육 같은 큰 근육을 많이 사용하고 키우는 것이 에너지를 많이 쓰므로 체지방 감량에 효과적.
5. 체지방 감량과 유지가 목적이라면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3:7 정도로 하는 것이 적절.


유산소는 너무 힘들지 않게 10분 정도 가볍게 뛰거나 빠르게 걷는 정도로 하고, 본격적으로 근력운동을 시작했어요. 스쾃 운동과 플랭크를 포함해서 전신 근력 운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확실히 몸 구석구석 군살이 빠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거의 하루에 0.2-0.5킬로 빠지는 느낌으로 한 달 동안 계속 빠졌어요.


그전까지는 고기 단백질 야채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다가, 여기서부터는 좀 자유롭게 평소대로 먹기 시작했어요. 단. 아이스크림과 달달 커피, 과자/빵 종류는 계속 끊었습니다. 가끔 누구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 먹는 케이크 한 조각, 쿠키 한 개, 아이스크림 한 스쿱 정도는 허용.


이렇게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고 한 달쯤 지났을 때부터 배에 11자 복근이 보이기 시작하고, 밋밋 다리가 운동선수 다리 느낌 살짝 나기 시작. 늘 골골대고 아팠던 무릎이 회복되었고, 종종 큰 통증을 주던 어깨나 허리가 더 이상 아프지 않았어요.


지금은 평범한 식단 유지하며, 하루에 40분-1시간 정도 운동을 하는데,

(전신 근력 운동 + 요가 스트레치 + 유산소를 그날그날 몸의 컨디션에 맞춰서 믹스)


현재 54-55킬로 정도 유지하고 있고, 근육은 늘어가는 느낌이에요. 건강 검진을 다시 받았을 때, 혈당 수치를 포함해서 모든 수치가 훨씬 더 좋아진 것을 확인했어요.


왜 진작 몸 관리를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몸이 편하고 가볍습니다.

허리 26인치에, 무엇보다 셔츠를 바지 안에 넣어 입기 십 수년 만에 다시 해보는 감격!!


매우 부끄럽지만...*^^* 여기서 다시 셔츠를 빼는 일은 없겠다는 각오로!


특히, 이제는 제 몸이 '점점 더 큰 가림막을 찾는 옷 쇼핑'에서 자유로워지고, 미니멀 라이프를 살아갈 준비가 제대로 된 것 같은 느낌에 날아갈 것 같아요.


자, 이제 모두 일어서서 운동하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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