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은 줄었지만 해고는 늘지 않고 있다
안녕하세요, 희찬입니다.
어제 밤 미국의 고용지표 중 하나인 '졸트(JOLT's) 보고서'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졸트보고서는 하락하면서 고용시장의 둔화를 보여주었는데요, 다만 일각에서는 골디락스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왜 이러한 의견이 나오는지, 또 이번 졸트보고서의 상세 내용은 어떠한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골디락스 가능성과 고용악화&경기침체 가능성이 둘다 공존하고 있다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보면 단기적으로는 골디락스, 중장기적으로는 경기침체가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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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졸트보고서 채용건수는 805만 건으로, 이전치 835만 건과 예측치 837만 건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발표가 나왔습니다.
그래프로 채용공고 추이를 보면, 여전히 코로나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꾸준히 하락하는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채용공고의 감소는 곧 고용시장의 둔화를 뜻하게 될 겁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고용건수를 보면 564만 건으로, 직전달 561만 건 보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다만 전반적인 추이는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이고, 코로나 직전 599만 건보다 더 낮은 고용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퇴직건수를 보면 537만 건으로, 직전달 533만 건 보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즉 퇴직수가 직전달 보다 증가했다는 뜻입니다. 다만 현재 퇴직건수는 계속 하락하는 추세이고 코로나 직전 573만 건 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퇴직을 하는 사람들이 적다는 뜻이죠.
하지만 퇴직건수가 줄어드는 걸 긍정적으로 해석할 순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이직할 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퇴직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과거 2000년과 2008년 미국의 경기침체 당시에도 퇴직건수는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즉 퇴직건수의 하락은 그만큼 더 좋은 일자리가 없고, 오히려 그만두지 않는 게 더 좋은 시기라 볼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퇴직건수와 함께 볼 수 있는 게 '자발적 이직자수'인데, 이번 자발적이직자수는 350만 건으로, 직전달 340만 건 보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즉 자발적으로 이직을 한 사람들이 직전달 보다 증가했다는 뜻인데요, 하지만 굉장히 소폭의 증가이고 코로나 직전 356만 건 보다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퇴직건수에서 봤던 것처럼 더 나은 일자리가 없거나 이직을 하는 게 더 불리하기 때문에 이직을 하지 않는 상태로 볼 수 있죠.
그리고 해고건수를 보면 151만 건으로, 직전달 160만 건 보다 하락했습니다. 다시 말해 기업에서 해고를 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또한 2023년부터 해고건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해고자의 수가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직 기업이 경영에 대해 부담을 갖지 않고 있다 볼 수 있거나, 혹은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일단은 노동인구를 저장해 두고 있는 상태라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미국 기업이 느끼기에는 아직 경기가 안 좋은 상태는 아니란 것이죠.
해고자수는 경기가 악화된 이후 상승합니다. 아무리 미국은 해고가 자유롭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직원의 해고는 최후의 수단으로 남기죠. 그에 따라 해고건수를 보고 현재 미국의 경기를 판단할 순 없습니다. 일각에서 해고건수가 낮으니 채용이 낮고 고용이 낮아도 노동시장이 좋다고 해석하지만, 해고건수는 경제의 절대적 후행지표란 걸 잊으면 안 됩니다.
결국 해고건수의 증가가 이어질 때는 현재의 경기가 정말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겁니다.
이런 해고건수를 선행하는 지표로 볼 수 있는 게 '평균 주당노동시간'인데, 노동시간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동시간의 둔화는 해고건수의 증가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번 졸트보고서를 살펴보면, 고용시장이 둔화되고 있는 건 맞지만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졸트보고서의 하락은 되려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분들이 많고, 골디락스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정말 골디락스가 만들어질까?
이번 졸트보고서를 보고 골디락스가 오고 있다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앞서 졸트보고서의 세부지표를 봤던 것처럼, 고용이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해고도 그만큼 늘진 않고 있기 때문에 고용시장의 악화를 볼 수 없는 것도 맞습니다.
현재 미국의 물가는 느리지만 점차 잡혀가는 중이고 이에 맞춰 고용시장도 급격한 둔화가 아닌 완만한 둔화를 보이고 있어 미국 경기가 충분히 연착륙이 가능하고 골디락스 또한 가능하다 볼 수 있는 겁니다.
또한 실업자당 일자리 수를 측정해 볼 수 있는 구인배율을 보면 1.24배로, 코로나 직전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입니다. 벤버냉키와 블랑샤르가 작성한 한 지난 논문에 따르면 구인배율이 1.2배 수준이 된다면 2.8%의 인플레이션(CPI)을 기대할 수 있다 했습니다. 현재 1.24배 수준으로 밴버냉키의 물가안정(2.8%)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이죠.
즉 현재 수준의 구인배율이 계속 유지된다면 골디락스 구간으로 충분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향후 채용공고는 지속해서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졸트보고서의 채용공고를 선행해 볼 수 있는 자료가 채용사이트 인디드에서 발표하는 채용공고수입니다. 최근 인디드 채용공고는 계속해서 하락하는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졸트보고서의 채용공고 또한 계속해서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지속적으로 채용공고가 감소하게 된다면 구인배율은 1.2배를 하회하는 수준이 나올테고, 이는 고용시장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구인율과 실업률의 관계를 보여주는 베버리지 곡선을 보면, 현재의 구인율은 4.8%로 떨어졌지만 실업률의 유의미한 증가가 없기 때문에 '비효율성 베버리지 곡선'에서 '효율성 베버리지 곡선'으로 계속해서 이동하는 중입니다.
파월 의장과 월러이사가 연착륙이 가능하다 이야기한 내용 중 하나도 베버리지 곡선의 구인율 하락(효율적 베버리지곡선의 이동)인데요, 현재 실업률의 가파른 증가가 없는 상태에서 구인율의 하락만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고용시장의 둔화가 오고 있기는 하지만 악화가 아니라 되려 안전한 둔화로 이어가고 있다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최근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3월 FOMC SEP에서 전망한 4% 수준보다 낮은 3.9%이며, 구인율의 하락 속도보다 매우 느린 속도의 실업률 증가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FOMC SEP에서 24년 실업률 전망치를 4%로, 23년 12월 SEP 전망치(4.1%) 보다 하향 조정했는데요, 당시 연준이 4%로 하향조정한 이유는 4% 수준이면 고용시장의 악화가 나타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5월 FOMC에서 연준은 "유의미한 실업률 상승"이 있을 경우 금리인하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입장을 바꾸었는데요, '유의미한 실업률 상승'은 4.3~4.5% 수준으로 측정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실업률이 4.3%을 넘어 4.5% 수준으로 상승하게 된다면 고용시장의 악화가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고, 연준은 이를 염두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그렇다면 정말 실업률이 4.3%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는지, 이에 대한 실업률 상승 여부를 확인해야 됩니다.
지난 뉴욕연은이 발표한 실업률과 물가에 대한 논문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2% 후반대로 진입하게 될 경우 실업률은 4% 부근이 될 거라 했습니다.
현재 구인배율이 1.24배 수준이고, 만약 1.2배까지 하락하게 된다면 미국 인플레이션은 2% 후반대까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뉴욕연은 논문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2% 후반은 실업률 4% 수준이 됩니다.
즉 구인배율 1.2배와 미국 인플레이션 2.8%, 실업률의 4% 수준은 연준이 목표하는 충분한 골디락스 구간이라 볼 수 있고, 현재 이와 아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전월비 근원PCE를 통해 본 12개월 연율화 수치는 2.98% 수준이고, 현재 구인배율은 1.24배, 실업률 또한 3.9%를 보이고 있죠. 다시 말해 현재는 연준이 바라보는 최적의 고용 안정 상태라는 겁니다.
하지만 앞서 인디드 채용공고에 따르면 향후 미국의 채용공고는 더욱 감소할 수 있어 1.2배 수준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만약 구인배율이 1.2배 이하로 하락하게 된다면 미국 인플레이션은 2% 초중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그리고 뉴욕연은 논문에 따르면 2% 초중반의 인플레이션은 4% 후반대의 실업률을 불러올 수 있다 했습니다.
만약 정말 미국 실업률이 증가하게 된다면, 베버리지 곡선 이론에 따라 낮아지는 구인율과 실업률의 상승이 이어지면서 경기위축 구간으로 충분히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것이죠.
즉, 이번 졸트보고서를 통해 고용시장을 분석해 보면 골디락스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맞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말 골디락스로 이어지는 지는 아직 확답을 내릴 수 없고, 필자는 절대 불가능하다 보고 있습니다.
최근 필자는 미국 실업률에 대해 분석한 글을 올렸는데요, 위 글에서도 나왔지만 미국 실업률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비경제활동인구의 감소와 생산활동인구의 감소가 이어진다면 실업률은 5%를 충분히 넘길 수 있다 했습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잠재취업자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시 말해 경제활동인구로 넘어가고 싶어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죠. 다른 말로 비경제활동인구의 감소가 됩니다.
최근 미국의 노동시장을 받쳐주었던 이민자도 바이든이 막겠다고 발표까지 나선 상태입니다. 현재 고용시장이 탄탄하고 실업률이 쉽게 상승하지 않는 이유가 생산가능인구의 높은 증가세 때문인데요, 이는 이민자가 채웠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의 이민자 제한 행정명령은 지금까지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던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게 되죠.
그리고 미국인들의 초과저축은 이제 마이너스인 상태입니다.
또, 신용카드 이자율 증가에 맞춰 연체율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인들의 소비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시기가 계속해서 다가오고 있고, 이는 최근 발표된 PCE 지표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미국 PCE 물가의 미친 발표! 9월 금리인하 가능?
다시 말해 미국인들은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고, 고용 공급도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입니다.
물론 미국인들의 경제활동참여가 취업자로 증가하게 된다면 연착륙 가능성이 정말 높아질 순 있습니다.
하지만 24년부터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또, 앞서 졸트보고서에서 확인했던 것처럼 고용건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죠.
결국 미국인들의 경제활동참여 증가는 실업률 급등을 불러올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럼 필립스 곡선 이론에 따라 물가는 충분히 잡을 수 있으며, 베버리지 곡선 이론에 따라 경기침체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금리인하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고, 생각보다 더 빠르고 깊은 금리인하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되죠.
물론 금리인하가 진행된다면 호재로 받아질 수 있겠지만, 금리인하는 결국 경제체력이 부족하다는 뜻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매우 큰 악재가 될 것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경기침체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다음에 발표될 비농업고용지수와 실업률 지표를 또 한 번 분석해서 봐야겠지만, 졸트보고서를 바탕으로 본다면 골디락스를 기대할 수 있는 상태지만 결국 고용악화 및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호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중장기적으로는 증시에 큰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 되겠죠.
이에 따라 필자는 지난 포스팅(하반기 S&P500 ETF 달려라 1편/2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9월 초중순까지 S&P500 ETF와 나스닥100 ETF 매수를 계속해서 진행할 겁니다.
➤ (1편) 하반기, S&P500 ETF 무조건 달려라!
➤ (2편) 하반기, S&P500 ETF 무조건 달려라!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니 참고만 하시면 되고, 매수/매도 추천이 절대 아니란 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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