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저 아빠 해줘요 얼른! 급해요 급해!”
“흠.. 오늘은 어떤 상황으로 해줄까?”
“음.. 제가 연기자를 꿈꾸는 거 그걸 응원해 주는 아빠요 “
저도 요새 연기를 배우니까 저도 대사를 한마디 할래요
“아빠.. 나 꿈이 생겼어. 배우... 배우가 되고 싶어 따듯한 꿈을 주는 그런 배우”
미리의 대사를 하며 진헌을 바라보는데 눈에는 기대와 슬픔이 같이 섞여 있었다.
진헌은 그런 미리를 가만히 바라보다 아주 따듯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미리의 손을 잡았다.
“미리야, 아빠는 네가 그런 꿈을 꾼다는 게 너무 자랑스러워.
미리는 잘할 수 있을 거야 그동안 네가 살아온 모습을 보면 알아, 미리를 보면 늘 날씨 좋은 하늘을 보는 것 같아. 맑고 푸르고, 뭉실뭉실한 구름이 기분 좋은 바람에 둥실둥실 떠다니는 것처럼 말이야. 넌 분명 좋은 배우가 될 거야. 이 아빠가 아낌없이 응원해 줄게. 무엇보다 우리 미리는 너무 예쁜걸 “
진헌은 미리의 어깨를 토닥토닥해주다가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미리는 애써 눈물을 참으며 웃었다
“아저씨 마지막 저는 예쁘다고 하는 건 저 놀리는 거죠?”
미리는 쑥스러운 듯 파란 하늘을 쳐다보며
“우리 연극 올리는 날도 별로 남지 않았네요”
“그러게” 진헌은 미리가 바라보는 하늘을 같이 바라봤다.
푸릇푸릇한 초여름, 드디어 미리네 학교에서 연극 무대가 열렸다.
근데 무대에 올리는데 문제가 생겼다. 왕의 역할 맡은 남학생 한 명이 긴장을 너무 한 탓인지 설사병에 걸려서 무대를 못 서게 되었다.
다들 분장을 하고 정신없이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진헌도 같이 난감해하고 있었다.
미리는 진헌을 붙잡고 “아저씨 아저씨가 왕 역할 해줘요. 아저씨 대사도 다 외우고 있고 이 무대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잖아요”
진헌은 당황해하다가.. 연극부 학생들이 다 자기만을 쳐다보는 걸 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연극 무대 옷을 주섬주섬 입었다.
무대 뒤에서 미리와 진헌은 대기를 하고 있었다. 미리도 긴장은 했지만,
유난히 진헌이 손을 바들바들 떨려하며 긴장하는 모습이 이상해 보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