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람'이 조금 재밌음

사람을 궁금해하기

by 장진진

시간이 많아지면 관찰력이 생긴다.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나는 타인에게 무관심하다.



배려, 연민 등의 공감 감정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새롭게 만나거나 마주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 타인이 궁금하지 않기 때문에 질문도 잘하지 않는다. 대신, 타인이 내게 하는 질문에는 성심성의껏 대답해 준다. 서로 주고받기가 안 될 뿐.


주고받기가 안 돼서일까. 누군가 내게 서운하다고 말한다. 나는 속 이야기도 다 하고 너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는데, 너는 왜 아무 말을 안 하냐고. 관계의 깊이가 다른 것 같을 때 드는 서운함을 솔직하게 말해주는 경우다.


그런데 그냥 나는 이게 천성 같은데 어쩌지. 그렇다고 내가 너를 멀리하는 것이 아닌데. 나는 내 나름의 방식으로 그 사람과 친해지고 있다 생각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내가 받은 질문을 고대로 돌려주면 되는 걸까. 그건 너무 관심을 기반으로 진심이 담긴 질문도 아니잖아. 억지잖아. 아닌가. 그건 나만 아는 사실이니까 주고받기를 해야 하는 건가.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 같단 생각을 하다가 한 가지 더 발견한 점이 있다.


어쩌면 천성이 아닐지도 모른다. 후천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일 이야기를 해야 하는 직업으로 10년을 일했으니, 사람에게 질려버린 나머지 사람에 대한 능동적인 호기심 자체가 생길 틈이 없었던 것으로 추측됐다.


그 추측은 얼추 맞아떨어졌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사람을 만나는 일이 급격히 줄어들고 나니 자연스럽게 사람에 대해 궁금해졌다. 세상이, 사회 돌아가는 게 궁금하다.


밖에 나가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신선하다는 느낌마저 들다니. 예전에 나로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100을 차지했다면 이제 한 70:30으로 무관심과 관심 비중이 나뉘기 시작했다. 사람을 바라볼 때 조금 더 밝아지고 표정이 생겼다. 마음의 여유는 상대를 대하는 태도를 변하게 한다.


그래서 요즘 누군가 나를 궁금해하면 나도 그 사람을 궁금해하려고 한다. 질문을 흡수하기만 했었다면 이젠 나도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가보려고 한다. 관계에 있어 가만히만 서 있는 태도가 아니라 조금도 능동적으로 움직여보면서 그렇게 한 영역을 넓혀가 본다.


소수의 가까운 사람들 말고 새로운 사람에 대한 접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쉽지는 않다. 가끔은 불편한 옷을 입은 것 같기도 하고, 어색하고 가식 같아 보일 때도 있지만 그래도 먼저 말을 걸어준다면 당신이 궁금해지는 것은 진심이니까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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