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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호동호 Oct 24. 2020

덧. 축산 동물의 임신과 출산

돼지를 부탁해

돼지의 임신기간은 110일에서 124일 사이. 전통적으로는 3개월 3주 3일 후, 출산하는 것으로 예상한다. 관리를 위해 같은 조에 속한 암퇘지의 출산과 발정은 같은 날로 조정된다. 호르몬제가 쓰인다. 임신 중지(출산 유도제)와 임신 유지 호르몬제가 쓰인다. 같은 날 수정을 해야 작업하기 좋고, 낳는 날도 비슷하게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 유도는 직원이 없는 날에 새끼를 낳으면 안되기 때문에 주사한다. 인수공통 호르몬제이기 때문에 임신 중인 가족이 있는 직원은 만지지 못하도록 한다.


나는 돼지를 재-프로그래밍하고 조작할 기계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문화권에서는 그 구성원도 동일한 방식으로, 궁극적으로는 하나님까지도 동일한 방식으로 바라보리라 생각한다. 우리 취향에 맞춰 조작하고 틀에 넣어 만들어 낼 수 있는 신神으로 말이다.
                    <돼지다운 돼지> 중, 조엘 샐러틴


농장에서 씨수소를 따로 키우면 비용이 많이 든다. 수소에게서 따로 정액을 채취해 캡슐을 만든다. 냉동 보관된 정액은 고유의 특성, 산유량, 건강, 크기 등에 맞춰 선택 된다. 암소의 발정기에 맞춰 시술한다. 동물 수정을 전문으로 하는 수정사가 있다. 출산율은 수익률에 연결된다. 발정을 놓치면, 다음 발정기까지의 사료는 손실이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암컷은 도태된다. 생명체를 두고 수익율을 따지는 것은 그렇게 운영하지 않으면 농가가 도태되는 산업구조 때문 같다.


곡물의 과잉 생산은 닭고기의 과잉 생산을 가능하게 했고 결국 닭고기의 가격이 떨어졌다. 이에 가금류 회사는 줄어드는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더 많은 닭을 길러야 했다. 결국 닭의 과잉 생산이 야기되었고 닭고기는 물고기처럼 닭을 먹지 말아야 할 동물의 사료로까지 사용되었다.(어류는 과도한 곡물 생산으로 야기된 연안의 오염 때문에 점차 양식으로 전환되는 추세에 있다.) 남아도는 닭고기는 또한 멕시코 같은 나라로 수출되었다. 이에 멕시코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과 같은 구조, 즉 규모를 키우거나 아예 사업을 포기하며 제 살을 깎아먹는 구조에 의존하게 된다. 
                    <제 3의 식탁>중, 댄 바버, 글항아리


암소의 젖이 우리가 마시는 우유다. 포유류는 젖을 먹여 새끼를 기른다. 젖이 나오려면 젖소도 새끼를 낳아야 한다. 젖소는 우유를 위해 평생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다. 암송아지는 12개월령에 임신을 하게 된다. 10개월 후에 새끼를 낳는다. 이때부터 젖짜기가 시작된다(착유). 어미소의 젖 양은 점점 많아지다가 줄어든다. 송아지가 크는 속도와 젖을 떼는 시기와 비슷한 상승, 하강 곡선이다. 새끼를 낳자마자 나오는 젖이 초유다. 진하며 조금 붉다. 포유류의 젖은 어미의 혈액이라고도 할 수 있다. 피를 나눠주는 것이기 때문에 수유를 하는 동안 어미는 피로, 면역력 저하 등을 겪는다. 젖소도 마찬가지로 겪는 증상이다. 


젖소는 출산 1개월 전부터 젖짜기를 쉰다(건유). 건유 기간 동안 뱃속의 새끼에게 영양준다. 새끼를 낳으면서 다시 착유로 복귀한다. 출산 4개월 후 다시 임신을 한다. 꾸준한 산유량을 위해서다. 9개월 뒤 한달 건유를 하고 출산을 한다. 갓 태어난 송아지는 젖어 있다. 어미소는 새끼를 계속 핥는다. 만 번쯤 핥으면 털이 뽀송뽀송해진다. 다리가 아직 후들거리지만 송아지는 선다. 어미 젖에서 우유가 조금 새어나오고, 송아지는 그 냄새를 따라간다. 어미소는 새끼 옆에 가만히 선다. 송아지의 아직 익숙하지 않은 다리는 따로 논다. 수없이 넘어져가며 젖을 찾는다. 드디어 만나면 송아지는 어미젖을 힘차게 빨아먹는다. 4개 젖꼭지는 서로 분리된 방으로 연결된다. 송아지는 코로 눌러가면서 젖을 먹고, 돌아가면서 먹는다. 송아지와 어미소는 곧 분리된다. 초유도 따로 받아서 젖병으로 먹는다. 어미소의 젖꼭지가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축산업에서의 돼지는 일년에 2.5번 출산을 이상적 분만으로 본다. 1년에 25마리를 낳지 못하는 암퇘지는 도태된다. 8개월령이 되었을 때 첫 임신. 이때부터, 약 7-8번 출산을 한다. 이후에는 새끼수가 떨어지면서 도태된다. 번식모돈이 되면 평생 임신-분만을 반복한다. 


소가 하루 평균 우유를 짜는 양은 약 28kg(연 9382kg, 2019년 기준). 약 500kg 체중의 20% 정도를 매일 내보내는 것이다. 송아지가 필요로 하는 양 이상으로 우유가 나온다. 원래 소의 젖은 훨씬 적었지만, 더 많은 젖이 나오는 개체가 선택되어 육종 되었다. 또 다른 이유는 곡물 사료를 먹는 덕분. 하지만 얻는게 있으면 잃는게 있다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필요 이상으로 젖을 만드는 소들의 건강이 좋을리 없다. 소의 자연수명은 30여 년. 목장에서의 소는 과거 평균 7-8년을 살았고, 최근 3-4년으로 줄었다. 축산업은 철저히 경제성을 기준으로 운영된다.


30년 전만 해도 집집마다 돼지 한두마리를 키웠다고 한다. 집에서 잡아먹는 자급의 용도는 아니고, 새끼를 내서 가계 경제에 보태는 부업이었다. 그때는 동네에 씨돼지를 키우는 이도 있었다. 연락을 하면 그집에서 수퇘지를 끌고 집으로 왔다고. 밧줄로 매지도 않고 십리 길을 지팡이로 수퇘지를 몰고 오는 풍경. 이젠 사람이 정자를 직접 넣어주는 것이 수퇘지를 키우는 것보다 경제적인 일이 되었다. 동물에게서 홀레를 빼앗은 인간성을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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