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여도 괜찮아

by 빛의골방


사랑에 목말랐던 아이는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가시가 되었다.


마른바람이 할퀼 때마다

찢겨 아픔이 흘렀고,

아픔은 날 선 무기가 되어

찌르고 또

찔렸다.


가시는 통증을 느껴도

소리 내는 법을 몰라

비명을 들키지 않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일이라

믿었으니.


그런 가시가

비명을 지르는 한 가시를

만났다.


유대인의 왕,

하나님의 아들!


그 비명이 가시에 닿아

고통을 넘어 환희를,

수치를 벗고 영광을,

죽음을 끊고 자유를 얻는다.

환대는 가시를 살린다.


텅 비어 버린

시린 가슴속에

충만한 것이 들어온다.


그렇게 가시는

또 다른 어린 가시를 만나

조심스레

끌어안는다.


“가시여도 괜찮아.

나도 가시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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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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