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랬다

: 하루 한 컷 만보 클럽, 그 끝도 창대하리라

by 윌버와 샬롯

어제까지만 해도 미세먼지가 나쁨이거나 비가 오거나 해서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을 미루면 내일부터는 추석 연휴라 더욱 걷기가 힘듭니다. 전 내일부터 3일간은 일시적 부엌데기가 되는 며느리니깐요.


다행히 하늘이 도와주네요. 오늘까지 비가 온다고 예보가 있었는데 하늘은 여봐란듯이 푸르릅니다. 일어나자마자 하늘을 보고 결심했습니다.


그래, 오늘은 꼭 걷는다.


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그 사이 세탁이 된 빨래를 널고 9시 20분쯤 집을 나섭니다. 생수 한통, 핸드폰, 지갑이 든 작은 크로스백을 매고 자외선을 가릴 모자를 씁니다. 외출할 때마다 네이버 날씨에서 자외선 지수를 확인해요. 제 피부는 소중하니까요. 아줌마 같더라도(아줌마가 맞지만) 차양 넓은 모자를 꼭 씁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 만보기 앱 START 버튼을 누르며 현관문을 엽니다.


오늘 여정은 근처 공원이에요. 오래간만의 햇살이라 그런지 아침 운동하러 오신 분들이 많아 보였어요.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분, 종알종알 공원 바로 옆 중학교 아이들도 공원에 나와있네요. 1교시 시간인데 무슨 일로 나와 있는 걸까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깔깔 즐겁게 공원에 나와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아이들에게도 아침 햇살 참 좋을 것 같아요. 어머, 어린이집에서 꼬맹이들도 나왔어요. 산책 시간인가 봐요. 선생님을 필두로 아가들이 손 꼭 잡고 걷습니다. 도시 속 공원은 이렇게 누구에게나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곳입니다.



제가 걷는 이 공원은 한 바퀴가 750미터 정도 되는 아담한 곳입니다. 한 바퀴 돌아보니 700보 정도 찍히네요. 집에 가는 걸음까지 해서 몇 바퀴를 돌아야 할지 걸으면서 가늠해봅니다. 만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보통 제 걸음으로 집에 나와 들어갈 때까지 1시간 30분이 소요됩니다.



어이구야, 공원에서도 태풍 '링링'의 여파가 있었군요. 큰 나뭇가지가 꺾어져 있어 트랙 한편을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공원 가는 길에 쓰러진 나무들을 정리하는 모습을 봤어요. 이만하길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는지, 그래도 쓰러진 나무가 안됐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현금인출기가 있는 곳에 들러 돈을 인출했고요. 그다음 빵집에 들러 식빵도 하나 사서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만보를 채웠습니다. 오늘 하루 저는 이렇게 시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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