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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연 Jul 20. 2018

토마토가 밥반찬으로 어때서.

제철의 에너지를 담아 만드는 토마토반찬.

 홍콩에 살고 있는 언니가 서울에 들어왔던 초여름, 제철 채소들과 현미밥으로 언니에게 마크로비오틱 스타일로 집밥을 차려 주었다. 

 마늘종 미소무침, 토마토부추겉절이, 청경채나물이 이 날의 반찬. 진한 입맛의 소유자인 언니는 마늘종 미소무침을 가장 좋아했지만 이 날 내 마음속 주인공은 토마토.


 우리나라의 식탁에서 토마토는 과일 대신 먹거나 샐러드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밥반찬 재료로 토마토를 사용한다고 하면 주변의 반응이 썩 좋지는 않다. 하지만 토마토도 몇가지 팁만 더하면 밥반찬으로 훌륭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지론.


 내가 살아온 일본에서는 식탁에 밥반찬으로 새콤한 재료가 오르는 일이 많다. 우메보시가 그 대표급이고, 각종 채소 마리네이드도 식탁에 자주 오른다. 그에 비해 우리 나라에는 새콤한 재료를 밥반찬으로 사용하는 경우 자체가 적다. 그렇다보니 새콤한 재료를 밥반찬으로 사용하더라도 익숙하지 않은 맛이라 느끼는 경우가 많다. 토마토 또한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인 재료이기 때문에, 토마토를 한국인의 식탁에서 밥반찬으로 활용하는 포인트는 ‘새콤한 맛을 어떻게 잡아주는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오래 살아서인지 나 또한 새콤한 마리네이드를 밥반찬으로 즐겨먹는다. 우메보시도 없어서 못 먹는다. 사진은 파프리카 마리네이드.

 새콤한 맛을 잡는 첫번째 방법은 상반되는, 혹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맛을 더해주는것. 매콤한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탁에는 새콤한 재료가 오르더라도, 매콤한 맛으로 균형을 잡는 경우가 많다. 초고추장을 이용한 무침 요리나 식초에 간장, 고추가루를 더해 만든 양념으로 버무린 채소무침 등이 대표적이다.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인 토마토를 반찬재료로 사용할때에도 마찬가지.  언니에게 차려준 반찬으로는 제철 토마토에 제철 부추를 곁들이고, 고춧가루 조금과 간장, 참기름에 버무려 내어, 토마토 부추 겉절이를 만들었다. 이처럼 고춧가루나 부추 같은 향이 강하고 매콤한 재료를 곁들이면 토마토도 한국인의 밥반찬으로 어색하지 않다. 

겉절이처럼 버무려 낫토를 곁들였다.

매콤한 맛 뿐만 아니라 미소나 된장의 감칠맛 또한 새콤한 토마토를 밥반찬으로 변신시켜주기에 좋은 재료. 다른 날에는 미소와 표고버섯육수, 참기름을 섞은 소스와 꽈리고추에 토마토를 버무려 내어보기도 했다.

미소소스에 버무린 토마토반찬

 새콤한 맛을 잡는 두번째 방법은, 새콤한 맛을 내는 부위를 제거해 버리는것. 멜론의 단맛이 씨 근처에 집중되어 있듯, 토마토의 새콤한 맛도 씨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씨부분을 제거하고 과육만을 사용하면 한결 더 밥반찬으로 활용할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토마토 과육을 다져서 고추장을 넣고 낫토와 함께 밥에 비벼먹어도 여름철 별미다. 밥대신 소면에 얹어 먹어도 입맛을 돋군다.


 제철을 맞은 토마토가 시장과 마트에 우르르 몰려나와 있는 계절. 늘 처치곤란하던 토마토가 우리집에서는 반찬으로 활약하고 있다.


언니에게 밥차려준 이야기는 이곳에

비건,마크로비오틱 푸드 레시피와 조각글은 블로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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