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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한엄마 Oct 04. 2021

가끔 그럴 때 있지 않나요?

신나는 글쓰기(4)





매일 똑같은 하루 그게 가끔 감사해질 때가 있다. 뉴스에서 나와 똑같은 여성이 길을 건넌다. 한 아이는 유모차에 태우고 한 아이는 손을 잡고 그렇게 걸어 길을 건너고 있다. 옆에 트럭이 있는데 트럭에 몸을 기대어 빠르게 지나가는 차를 피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일이! 트럭이 움직인다. 트럭이 이 세 명을 못 보고 그냥 출발해 버린다. 트럭을 벽처럼 기대 있던 엄마는 그 벽이 무너지듯 트럭이 그녀를 덮쳐버린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엄마를 제외한 두 아이는 경상을 입고 살아났다는 것. 졸지에 엄마 없는 아이들이 되었다. 또 언젠가는 눈 수술을 하고 운전을 한 사람이 어린이집을 데리러 가는 엄마를 보지 못한 채 차로 그 둘을 치였다고 한다. 거기서도 엄마는 죽고 아이는 살았다.  언젠가 더위로 정신없던 어느 날, 맞벌이 부부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줬다고 착각을 하고 자고 있는 아이를 뒷 좌석에 태운 채 회사로 들어갔다고 한다.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등원하지 않았다는 전화를 받고서야 떠오는 부모는 뒤늦게 차로 돌아가지만 숨이 끊긴 아이가 자듯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일상적인 하루가 악몽으로 변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나 또한 일주일 내내 그런 경험을 하였다. 아버지의 종양이 대장에서 발견되었다. 육안으로 악성일 확률이 꽤 높은 상황. 바로 장기를 40cm 절제하는 수술을 잡고 입원을 했다. 매일 똑같은 하루였는데 졸지에 아버지가 죽을 수 있는 병이라 생각하니 아찔했다. 긴 일을 지나고 결국 아버지는 그 상황에서 가장 좋은 상황으로 퇴원을 하셨다. 일상을 살고 있으나 정신은 어디에 있을까 이글이글 타고 있다는 금성에 가 있었을까? 아니면 너무나 춥다는 태양에서 멀찍이 떨어져 행성 칭호를 잃어버린 부활의 별 명왕성에 있었을까? 그렇게 다시 현 상황으로 돌아오니 아이 이들이 배가 아프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아프다고 했을 때만 해도 천진난만하게 더 재밌게 놀듯 보였던 아이들이 퇴원한 할아버지를 보러 가자고 했더니 싫다며 짜증을 냈다. 그리고 내내 배가 아프다 호소했다. 아이에게 배가 아프다는 건 소화기 문제라기보다는 우울한 마음에 대한 몸의 반응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나 또한 지금 배가 계속 아프다. 신기하게도 친정 엄마와 배가 아픈 증상이 똑같다. 아빠의 아픔을 나눈 것이었을까?


 내 아빠의 좋지 않은 건강검진 결과를 알리고 위로를 해 준 요가 선생님. 친정아버지의 퇴원이 결정된 그날에 요가 선생님의 같이 모시던 시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정말 갑자기 돌아가셨다. 사실 같이 사실 때 시아버지가 아프신 것 때문이었다고 한다. 요가 선생님이 같이 살면서 7년 동안 산소 호흡기를 끼신 것 빼고는 너무나 건강히 잘 지내셨기에 그냥 보통의 나날이었다고 한다. 아무도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았다 한다. 그저 시아버지의 딸인 시누이가 이가 빠지는 꿈을 꿨다한다. 꿈이 뭔가를 알려주는 게 맞을까? 나는 귀문이 있다. 그래서일까? 아빠의 대장 이상 문제를 듣고는 대장 쪽이 너무도 불편하다. 그리고 요가 선생님의 시아버지 돌아가시는 길 인사를 하고 오니 숨이 쉽게 쉬어지지 않았다. 그저 내 기분 탓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다가오는 내 생일로 케이크에 초를 꽂고 불을 끄려고 하는데 예전처럼 쉽게 불어지지가 않는 것이다. 내 큰 딸이 대신 불을 꺼 준 후에 내 폐활량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묻는다.


 지금 복통과 숨이 찬 지금 몸을 느낀다. 그 고통을 같이 나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내 아픔은 나아질 것이다. 정신없는 가을의 초입.  전 세계를 뒤덮는 역병이 발생한 지 벌써 만 2년이 지났다, 언제쯤 이 지구는 예전으로 돌아갈까? 누군가는 이 상황이 일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일상에도 감사해야 하는구나. 최악의 상황에서 가장 큰 무기는 '감사'이다. 아빠의 건강에 대한 상황도 병을 알게 된 것에 대한 '감사'를 생각하려 노력하기. 요가 선생님은 시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신 것은 너무 마음 아프지만 그래도 참 좋으신 분이셨고 돌아 가시는 길 또한 배려하셨다며 별이 되신 시아버지께 마지막 '감사'를 전하는 마음. 이 감사를 하는 마음이 일상의 흔들림에 균형을 잡을 수 있는 도구가 된다는 걸 깨닫는다.


일상을 마치고 마음을 다잡고 영화를 봤다. 그냥 마음 가는 아무 영화나 보자고 생각하며 골랐다. <비포 위 고>라는 영화. 개봉해서 본 사람이 단 한 명이라는 영화. 그 영화는 단 하루에 대한 영화다. 6년 만에 만나는 전 여자 친구를 만나는 자리에 가려고 했던 남자. 친구를 통해 여자 친구에게 남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는 망연자실하게 그랜드 센트럴 역에 노숙자처럼 바닥에 앉아 시간을 죽이고 있다. 그때 우연히 만난 여성. 그 여성과 보내는 하룻밤 이야기다. 정말 일상적인 하루에서 그들에겐 운명적인 하루가 되었길. 일상적이라고 생각했던 하루가 뒤돌아 보면 엄청나게 소중한 하루였다는 걸 알아채길. 또 그걸 감사함으로 만들어 어려움에 이겨낼 강력한 무기로 만들어 버릴 수 있도록. 그러므로 지구에서 잘 놀다가 내 별로 돌아갈 수 있도록.



 미션 : 나의 하루에 대하여 - 거기서 의미 찾기


'신나는 글쓰기' 4일 차입니다.


여러분! 어제와 오늘 얼마나 다른 삶을 살고 계십니까? 어제도 오늘도 거의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계시나요? 그래서 지루하고 때로는 무기력해지기도 하나요? 뭐, 새로운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궁리하지만, 삶은 어제도 오늘도 비숫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냥 의무처럼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게 인간의 전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억지로 다르게 살아보려고 애써도 어쩌면 우리는 자신의 습성을 고치지 않으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이야말로 관성이라고 부를 수 있겠죠.


그런 하루에 대해 얼마나 생각해 보셨나요? 어제와 오늘이 같다고 해서 오늘이 의미 없는 건 아닐 겁니다. 우리는 현재 살아 있고 이렇게 글을 읽고 쓰는 중이니까요. 의미를 찾으려고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살다 보면 의미는 찾아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 의미란 것도 찾기만 한다면 어떻게든 찾아질 거라 믿습니다. 그건 각자에게 달려 있어요. 내가 어떤 생각, 어떤 관점, 어떤 태도,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어떤 의미를 진단할 것이냐에 따라 삶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하루를 글로 기록해 주세요. 그리고 마지막 문단 하나에 그 하루의 의미에 대해 진단해 봅시다.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사소한 의미라도 하나 찾아서 크게 부각시켜 봅시다.


참고 문장)


내 생활은 단조로워. 나는 닭을 쫓고, 사람들은 나를 쫓고. 닭들은 모두 그게 그거고, 사람들도 모두 그게 그거고. 그래서 난 좀 지겨워. 그러나 네가 날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햇빛을 받은 듯 환해질 거야. 모든 발자국 소리와는 다르게 들릴 발자국 소리를 나는 듣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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