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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한엄마 Oct 05. 2021

수레바퀴에 박힌 가시

신나는 글쓰기 7기(5)


https://youtube.com/shorts/0EforDj2P18?feature=share


헤르만 헷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어보셨나요?

전 어릴 때 지적 호기심에 이끌려 읽고 이제  다시 읽었어요. 전 이 책을 읽고 어렸을 때 그런 다짐을 했답니다. 나는 주인공처럼 바보같이 최고의 학교에 가고도 낙오되지 않을 테야. 악착같이 수단과 방법을 다 써서 점수 지상주의의 최전선에서 우위를 차지할 거야.


 그런 제 독한 마음은 저에게만 독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여고괴담에서 나올 법한 일을 당했었죠. 그럼에도 이 책을 읽었던 제 의지가 엄청나게 단단했던 것 덕분일까요? 최고 대학까지 원서를 쓸 수 있을 정도 점수는 받았어요. 뒤늦게 내 수레바퀴 별자리점이나 사주팔자  혹은 신기로 사람을 본다는 사람들이 족족 내 학창 시절을 잘 못 맞추더라고요. 공부를 못했다고요? 수능은 특차로 연고대가 조금 힘겨울 정도였지만 그래도 내신은 전교 1등이었는데.. 학교가 안 좋다고요? 팰리스 앞에 있는 거기요. 네~요즘 쌍둥이로 좀 시끄러웠죠. 그러면 갸우뚱합니다.

운명이 그럴 리가 없는데? 친한 언니가 명리를 배우고 알려주더라고요. 제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는 고등학교 때라고요. 그때 학교를 관둘 만큼 힘들어야 한다고요. 그래서였을까요? 외고에 갔다가 나처럼 이상한 인연법으로 학창 시절이 엉망이 되어 결국 검정고시로 대학을 온 친구와 매우 친했어요. 그 당시 일은 그냥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죠. 이 친구는 외고에서도 젼교1등이었어요! 사람이 힘들었지 공부가 힘든 애가 아니었어요. 그런 아이도 학교를 그만두는데 내가 버틴 건 순전히 <수레바퀴 아래서> 차갑게 식어버린 한스 때문이에요. 전 한스처럼 그렇게 쓰러지기 싫었어요.


내게는 중고등학교 시절이 가시랍니다. 그 가시 때문인지 저는 더 이상 진보할 힘을 잃었어요. 대학교에서도 그에 못지않는 더 이상한 일을 겪었거든요. 법조인도, 재벌도 정신이 온전치 않으면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키는구나. 내 가시를 온 국민에게 투척하는 사람도 있구나. 생각했어요.


내 가시는 중고등 시절에 머물러 있지만 아직도 살아 움직여요. 사람에 대한 신뢰에 대한 가시, 더 이상 사회를 신뢰 못하게 된 가시가 자연스럽게 딸려왔거든요. 그 가시는 평생에 걸쳐 없애야 하는 것 같아요.


요즘 다시 읽은 한스는 불쌍하더라고요. 그를 온전히 이해해주는 사람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아버지 조차 자신의 영광을 위해 한스의 신학교 행과 신분상승을 바랐으니까요. 나 또한 아이들에게 가시는 되지 말자며.. 그 소설을 다른 시각에서 이해하게 됐어요.


하일 네가 한스의 배신으로 인한 고통과 분노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머나먼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듯했다. 성적과 시험과 성공이 기준이 아니라 양심이 깨끗한지 더러운지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는 그런 세상으로.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강명순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875

미션 : 내 안의 가시는 무엇을 지키려는 걸까?


'신나는 글쓰기' 5일 차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마음의 가시 같은 것을 가지고 있습니까? 그 가시는 타인에게 향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여러분 자신을 노리고 있습니까?


가시는 보통 바깥쪽에 설치됩니다. 가시는 외부의 침입자들을 경고하는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포식자들에게는 가시가 필요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가시 말고도 이미 강력한 힘이 존재하니까요. 그러니까 가시 따위는 비교적 나약한 마음 상태인 사람에게 존재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불안의 가시, 부정의 가시, 짜증의 가시, 두려움의 가시, 나약함의 가시, 분노의 가시, 원망의 가시, 질투의 가시, 무기력의 가시, 예민함의 가시, 열등감의 가시


제가 생각하는 가시의 역할은 약한 것을 대신하는 보호막 같은 역할을 담당합니다.


오늘은 여러분이 가진 가시에 대해 써봅시다. 그 가시가 어떤 종류의 가시이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가시가 얼마나 많이 분포되어 있는지 그 가시에 대해 솔직하게 써 봅시다.


참고 문장)


「그럴 리가 없어! 꽃들은 약한 거야. 꽃들은 순진해. 해볼 수 있는 데까지 자신을 지키려는 거야. 꽃들은 자기들이 가시를 가졌다고 무서운 줄 알고 있어….」 〈내 꽃은 덧없구나.〉 어린 왕자는 생각했다. 〈게다가 바깥세상으로부터  보호한다는 게 네 개의 가시뿐이구나! 나는 그런 꽃을 내 별에 홀로 두고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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