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힙스터보살, 2025년 6월 10일 부로 Entry Coding Specialist 시험 2급을 합격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서랍에 쌓아둔 글을 풀기 시작합니다!!!
깻잎논쟁이 뜨거웠던 시기가 있었다. 고기에 쌈 싸먹기도 바쁜 깻잎에게 무슨 논쟁거리가 있을까 싶냐마는, 다시 보니 그게 아니더라. 깻잎논쟁이 무엇인고 설명부터 해 보자면.
여기 내 남친(or 여친)이 있다. 주변에는 같이 밥을 먹고 있는 여성분(or 남성분)이 있다. 그 여성분이 깻잎장아찌를 먹으려 하는데 깻잎 두장이 딱 붙어서 좀처럼 떼지질 않는 것이다. 그걸 보고 있던 내 남친이 젓가락으로 여성분의 한 쪽 깻잎을 잡아준다. 그걸 보고 있는 당신의 반응은?
의견1. 깻잎을 잡아주는 것이 뭐 대수냐.
의견2. 깻잎을 잡아주는 건 안된다.
두 의견의 대립이 사뭇 흥미로웠다. 이걸 애정적 욕구/이성애적 욕구 모델 및 불교 수행자적 관점으로 재해석 해 보니 너무 재미있다. 그 썰을 지금부터 풀어보려고 한다.
의견1. 깻잎을 잡아주는 것이 뭐 대수냐.
사람들은 누구나 상대방에게 호의(好意)를 베풀고 살아간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서로 돕고 살고, 특별히 싫은 이유가 있는 게 아닌 이상에야 타인을 두루두루 좋아하며 산다. 그렇게 사는 게 편하고 또한 즐거운 삶이 될 확률도 높다.
이러한 견해는 일전에 내가 폴리아모리(다자간 연애)에 대한 생각을 풀 때도 언급했던 '애정적 욕구'를 근거로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든 타인의 성별에 상관없이 애정을 대하고 친밀하게 지내려는 욕구가 있다. 이 욕구가 배려, 이타심, 연대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고 말이다. 그 자의 애정적 욕구는 상대방이 깻잎을 떼려는 순간을 보고만 있을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그런 행동은 그 뿐만이 아니라 나도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느 정도 대개 그러한 사람들이니까.
의견2. 깻잎을 잡아주는 건 안된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이성에 대한 욕망(慾望)이 있다. 저 여자(or 남자)가 내 곁에 있기를 바란다. 타인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다. 사랑을 소재로 나오는 온갖 가슴 짜릿한 드라마와 치정사건은 사랑의 구성요소 중에 하나가 소유욕(所有慾)에 있음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소유욕 덕분에 너와 내가 결합하는 거지만 소유욕 때문에 파국으로도 치닫는게 사랑이다.
그렇다면 애저녁에 그런 비극의 씨앗을 자르려는 여친(or 남친)을 제제하는 건 타당하다. 아 물론 본인도 다른 남자분(or 여자분)이 깻잎장아치를 떼지 못해 낑낑거리는 걸 도움드리는 건 자제해야겠지만.
수행자의 관점으로는 그 어떤 것에도 치우치지 않는 사랑이 베스트이다. 역시 중용(中用)이 짱이다. 치우침 없는 연애여서야 비로소 연애 특유의 달콤함도 느끼면거 또한 크게 불편하지도 않을 수 있는 법. 설렌데 편안하기까지 하다니, 재미와 교양을 둘 다 잡는 예능프로그램마냥 너무 좋지 않은가?
'사랑의 삼각형 모델'이라는 게 있다. 친밀감, 열정, 책임을 사랑의 소재로 삼아 셋 중 하나만 있을 때, 셋 중 둘이 결합했을 때, 셋 모두가 있을 때 사랑이 어떤 형태가 되는지 설명하는 모델이다. 해서 모든 사랑의 경우의 수는 3C1+3C2+3C3로 계산된다. (수학스럽네? ㅎㅎ) 그 중에서 가장 좋은 건 친밀감-열정-책임 셋을 고루 갖춘 정삼각형 모양이다. (역시나 수학스럽네! ㅎㅎ)
그렇다면 깻잎논쟁을 바라보는 독자님은 깻잎을 떼 줘도 된다? 안된다? 그리고 지금 연애중이라면 본인은 저 일곱 가지(= 3C1+3C2+3C3) 중 어떤 연애를 하고 있으신지?
** 안녕하세요, 미야님? 반가워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