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 마리 반려견을 포기할 수 없다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가야만 한다고 우겼다. 그런 우리를 한심한 듯 바라보며, 걱정스러워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웠다. 아무리 세상에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 인구가 많아졌다 할지라도 그렇지 않은 비반려인들도 있게 마련이니 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우리에게도 숙제가 주어진 셈이다.
우리는 1층에는 정원과 북카페를, 2층에는 우리가 거주할 주택을 만들었기에 일과 가정이 함께 하는 공동 주거 공간이기에 그랬다.
"북카페에 강아지들이 있으면 누가 오겠어!"
"건물주가 취미로 카페 하는 거 같아 보여."
"어떻게 하려고.. 잘 생각해 봐."
북카페 오픈을 준비하면서 고민이 커져갔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걱정을 사기 시작했다. 모두 다 한 마디 씩 진심 어린 충고와 조언을 건넸다.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우리 세 마리의 반려견에 대한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와서 책 읽고 커피 마시며 힐링 타임을 하라고 준비하는 북카페에 강아지들이 있으면 손님들을 방해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북카페 강아지
어떻게 하면 손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세 마리의 강아지들과 함께 동행할 수 있을까?
궁리에 궁리를 더하며 강아지들도 행복하고, 우리도 행복하며,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들도 행복할 수 있을지 끝없는 고민을 이어갔다.
결국 반려견들과 함께 하는 북카페로 가가로 마음을 정했다.
마침내 북카페를 오픈하던 날, 세 마리 강아지들을 한 곳에 모아 두었다.
영업시간에는 그곳에 있게 하고, 문을 닫는 시간에는 자유롭게 마당을 뛰어다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최선이었다.
더운 여름날, 내리쬐는 불볕을 피해 잠깐씩 에어컨 바람에 더위를 식히게 해 주고, 추운 날에는 따뜻한 난방으로 몸을 녹이게 해 주었다. 그렇다고 강아지들을 손님들과 같은 공간에 있게 할 수는 없어서 파고라 그늘 아래 긴 줄에 묶어 놓기도 했다. 2층 테라스에 머물며 마당으로 내려오지 못하게 하고, 손님들이 없는 틈을 타 잠깐씩 내려오도록 하기도 했다.
주말이면 아이들과 같이 오시는 가족 손님들이 꽃순이와 말티즈 퍼지를 예뻐해 주셨다. 특히 꽃순이는 공놀이를 잘하는 특기를 갖고 있어 손님들이 '야구선수'라는 별명도 붙여주셨다. 강아지들이 보이지 않으면 보고 싶다고 찾는 분들도 있으며, 일부러 강아지들을 보러 멀리서 손님들이 오신다. 생각만해도 고맙다.
문제는 강아지를 무서워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늘 조심해야만 한다. 가끔 강아지 때문에 못 오신다는 분들도 계시긴 하다. 조심한다고 하지만, 아직 사회성이 부족한 백설이가 짖거나 겁에 질려서 손님들을 두려워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퍼지는 틈만 보이면 손님들과 함께 밖으로 탈출하여 가출을 감행하며, 1시간을 배회하고서야 다시 집으로 돌아오곤 한다.
그러던 와중에 뒷집 강아지가 문이 열린 틈을 타 목줄을 끊고 오는 바람에 꽃순이가 7마리 새끼 강아지를 낳아 기르는 해프닝까지 함께 했다. 한 마리는 우리가 기르기로 했지만, 6마리를 입양 보내느라 울면서 보내던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https://brunch.co.kr/@hidorcas/168
그래도 우리는 끝까지 우리 세 마리 삼 강아지들과 같이 가야만 한다. 강아지들도 북카페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우리 북카페의 마스코트라 나 스스로 명명했기에 그렇다. 사실 나는 강아지 없는 북카페는 상상할 수가 없다. 그러하기에 지금도 북카페에서 강아지가 같이 함께 하며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며, 연구하고, 고민한다.
우리보다 더 퇴근 시간을 좋아하는 우리 삼 강아지들.
2층으로 올라가는 그 시간을 목을 빼고 기다리다가 행복에 겨우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우리 강아지들을 나는 결코 포기할 수가 없다.
오래오래 함께 하기 위해서 더 지혜가 필요하다.
부디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시골 북카페가 되길 바란다.
이제 우리 삼 강아지들도 어엿한 북카페 강아지들로 그 주인의식이 하늘을 찌르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