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젊은 대표 그는 남과 다른 선택을 했다. 블루칼라 그리고 이제는 충분히 레드오션이 된 재활용 산업에 몸을 담은 것이다. 검게 그을린 얼굴은 연신 울리는 전화를 받느라 잠시의 짬도 없어 보였다.
저토록 빛나는 청춘을 구기면서 왜 이 일을 선택했을까? 혼자만의 생각이 끝내는 궁금증으로 증폭되었다.
이 일이 처음에는 엿장수로 불리고 넝마꾼으로 불린 지나간 역사를 저 젊은 대표는 알고 있겠지!
하여 미래의 먹거리를 찾아 방황하는 젊은이에게 이 철 밥은 결코 만만치 않음을 진즉에 알고 있었겠지!
질문은 꼬리를 물었지만 머릿속에서 맴돌 뿐 마당에서 울리는 중장비의 장엄한 소음은 온몸을 진동시켰다. 고철을 실은 차량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사이 흥정은 쉴 새 없이 이뤄지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드는 생각! 어쩌면 내 걱정과 달리 이 넓고 거친 철의 세상을 통제하는 것이 그의 천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훅하고 들어왔다.
넝마주이 이미지
문)이 업종에 처음 진입하게 된 남다른 배경이 있을까요?
답) 저는 가업을 승계한 케이스입니다. 아버지가 하는 일을 자주 접하면서 알게 모르게 업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는 건축학을 전공했는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별로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졸업은 한참 남았는데 전공에 대한 비전이 보이지 않아서 휴학을 선택했습니다. 군에서 제대한 20대 초반부터 이니까 벌써 10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문) 젊은 청년으로서 이 일을 보는 남다른 시각이 있을 것 같습니다. 후배들을 위해 한마디 한다면?
답)이 업종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덥고 그리고 추운 환경에서 일을 하는 것이 젊은 사람들의 가치와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봅니다. 소위 막일로 분류되어서 주변의 시선이 좋지 못한 것을 잘 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중장비를 다루는 일이다 보니 안전과 더불어 기술적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저는 아버지의 곁에서 익숙하게 보아온 터라 받아들였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청년이라면 이 고비를 꼭 넘어서라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청년들이 선호하지 않는 환경이다. 그렇지만 배울 것은 많다. 그래서 쉽지 않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문)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고물상 운영방식의 차이가 있는가?
답)이 일을 하는 기성세대는 현금 거래에 익숙하고 경영보다는 자영업의 틀에서 일을 하신 세대입니다. 그런 반면 오늘날은 세법과 부동산 법 그리고 건설경기등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해야 합니다.
그리고 환경 관련 이슈로 인해서 민원이나 법령위반등 리스크가 상당히 많은데 이 모든 것이 서류로 보고가 되어야 합니다. 사고파는 거래 외에도 수많은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이전세대는 이런 일에서 자유로웠다. 그럼에도 이윤이 많았다. 훨씬 복잡한 운영 방식 속에서 기계와 더불어 행정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문) 재활용업에 종사하면서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하는 경영노하우가 있을까요?
답) 고물상을 운영하면서 큰돈이 오고 가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 그리고 좋은 시절을 만나서 부를 이루어 가는 아버지 세대를 보면서 자랐다. 젊은 세대가 이 일에 종사하면 더 많은 기회를 얻어 더 쉽게 수익을 낼 줄 알았다. 10년이 지난 지금 보면 스텝 바이 스텝의 과정을 밟고 있다.
한술에 배부른 성공을 기대하면 금방 무너질 수많은 변수와 위험이 도사림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욕심을 버리고 차근차근 일하고 있다. 물건의 품질에 가장 집중하고 크고 작은 소규모 상인들과 좋은 관계를 위해 애쓴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 장비와 기술을 더 배우고 금융도 배우면서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으려고 힘을 쓰고 있다. 전공분야를 선택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으로서 절박감과 간절함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경영에 녹여내고 있다. 그렇게 준비가 이루어지면 이 일은 수익 창출이 반드시 주어지는 현장중심의 사업이라는 확신이 있다. 이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문) 고철 재활용 분야의 미래를 전망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선별기
답) 환경문제가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다.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ESG경영이 유럽시장에 확대되면서 우리 대기업 및 중소기업에까지 미치고 있다. 재활용산업은 그 자체로 ESG(자연. 사회. 지배구조)의 일부임을 생각할 때 산업의 미래가 어둡지 않음을 실감한다. 탄소중립제는 철강 원석보다는 재활용에 무게를 더 두고 있고 현대와 포스코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이 일에 참여하고 있다.
조금만 기술을 개발하고 세상의 이슈를 고민한다면 환경기여와 더불어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일석 이조의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라 말해드리고 싶다.
젊은 사람들이 더 유입되어서 이전 세대가 하지 못했던 일을 기술적으로 향상하고 수출의 장벽을 넘어서 좀 더 차별화된 재활용 산업의 2세대를 함께 만들어 가면 좋겠다.
인터뷰 내내 젊은 활기를 느끼며 산업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새로운 경쟁과 새로운 도전에 마음 깊은 공감과 응원이 올라왔다. 경제적 자유를 외치며 남보다 이른 성공을 꿈꾸는 세대와 별개의 일을 하면서 검붉은 얼굴로 전문성을 키우는 이곳에서 나는 성공 신화는 없지만 성공에 이르는 신화가 있음을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