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의...

by 작가 전우형

마음에 그린 동그라미 하나

달빛에 비친 너의 그림자

담아두었지


몇 년이 지나고

네가 떠난 후에 가만히

그 속에 담긴 것

세어보았지


눈동자 속으로

산산이 부서져 들어오는 너의 언어들

지워지지 않는 잔상

돌이킬 수 없는 시간

그리고 선택

열망

모래알처럼 흩어진 약속

그 속에 새로 쓴 문장

끝내 마무리짓지 못한

나는 너의...로 시작되는 언어들

그러므로


나는 너의 무엇이 되고 싶었고

나는 너의 무엇이 될 수 없었던

나는 너의 무엇이냐 물을 수 없었고

나는 너의 무엇인지 알 수 없었던

지극하고도 혼몽한

헤아릴 수 없던

소년의 흔적들


그러나 끝내 알 수 없었지

나는 너의...로 시작되는

그 무수한 질문의 결과를


기어코 네가 떠난 후에야

너를 이해해 보려는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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