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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키코모리 K선생 Mar 08. 2024

병원 : 다이어트 중엔 병원 단골이 되자

실려가기 전에 미리 병원 가자!

오늘도 맑은 하늘 아래에서 천천히 산책합니다. 힐링되는 기분이네요. 땀도 살짝 나는 게 운동이 제대로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감량 속도를 높이고 싶은 마음에 식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식은땀이 납니다. 제대로 감량이 진행되는 것 같네요. 기분이 끝내줍니다!


손이 조금은 저립니다. 발도 저리네요. 아. 갑자기 눈앞이 검게 흐려지고 현기증이 나네요. 근육에 경련이 일어납니다. 일어날 수가 없네요. 몸이 움직이질 않습니다. 저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저혈당 쇼크'라고 부르는 상황입니다.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응급상황입니다. 자신에게 그런 응급상황이 닥칠 거란 상상은 하질 않습니다.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저도 그랬습니다. 안일한 마음에 다이어트를 하다가 PT 중에 저혈당 쇼크를 경험했습니다. PT가 끝나고 사람 적은 곳에서 산책하던 중에 저혈당 쇼크가 발생했다면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여러분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병원을 싫어하는 마음 이해합니다. 알코올 냄새, 주사와 채혈에 대한 고통, 연세 지긋하신 분들의 활력 없이 사그라드는 느낌, 감정 없는 간호사 목소리, 수많은 몸뚱이 중 하나로 다루어지는 느낌 모든 게 싫죠. 심지어 약 먹는 것도 싫죠. 제가 병원을 싫어하는 이유는 공포 때문입니다. 병원의 광경은 저에게 말합니다. '보아라. 너도 이들처럼 병마에 시달릴 날이 온다. 지금은 운 좋게 아프지 않을 뿐'.


그렇다고 병원을 회피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죠. 아프지 않을 때 병원을 가야 합니다.

보는 것을 회피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초반에 엄청난 속도로 체중이 빠집니다. 글리코겐이 분해되면서 수분이 빠지는 것과 더불어 몸은 에너지를 물 쓰듯이 펑펑 쓰는 상태죠. 몸이 다이어트에 적응하기 전까지는 눈이 휘둥그레질 감량은 계속됩니다(기쁘지만 응급상황이 발생하기 쉬운 위험한 시기입니다).


다이어트 생활패턴에 몸은 적응하고 몸속에 쌓아둔 것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국면에 들어섭니다. 그동안 쌓아둔 각종 독소, 노폐물, 화학물질들이 마구 뿜어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몸에 울긋불긋 염증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피부가 가렵고 따끔거립니다. 배변에 문제가 생깁니다. 전에 경험하지 않았던 다래끼가 생겼습니다.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납니다. 몸이 붓기 시작합니다. 현기증도 생깁니다. 잠이 오질 않습니다. 두통이 심합니다. 열이 납니다. 비상이군요!


그런데 말이죠. 마지막으로 병원 갔던 게 언제였죠?

10년 전이 마지막이었나? 맙소사!




다이어트는 몸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발생시킵니다. 몸에 무리를 주는 일이죠. 고 감량 다이어트라면 몸이 몇 차례나 크게 바뀝니다. 우리 몸의 시스템이 변화된 몸에 맞게 몇 번이고 변하고 또 변합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우리 몸 어딘가 이상이 생기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렇기에 질병 예방 차원과 치료를 위해서 우린 병원에 자주 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병원은 언제 가야 할까요? 얼마나 자주 가야 할까요?


첫째, 예방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병원을 갑니다.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병원에 가서 피검사, 소변검사를 받고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의사 선생님께 문의를 하고 필요하다면 추가적으로 검사를 받습니다.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어도 검사를 받으세요. 병원에서 발견하고 선제 대처하는 게 최선입니다. 몸 상태는 검사를 해보기 전엔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엄청나게 잘 먹고 살을 펑펑 찌웠어도 의사 선생님이 깜짝 놀라는 알부민 부족 상태로 비싼 수액을 맞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어요!).

영양상태, 신장, 당화혈색소 같은 것을 주의 깊게 확인하세요. 영양 불균형이 발생하진 않았는지, 식단에 문제가 없는 몸인지, 운동을 하다가 저혈당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검사 결과가 좋네요. 케톤 수치가 높네요!'란 말을 듣는다면 다이어트가 잘 되어가고 있는 신호입니다.


둘째,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병원을 갑니다. 참지 말고 바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 우리 몸은 정상상태가 아닙니다. 전처럼 쉽게 나을 거라고 자신해선 안됩니다. 몸이 제대로 대응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금 가려운데 약국에서 약 받으면 나아지지 않을까?' 넘겨짚지 말고 병원을 갑니다. 별거 아닌 걸로 생각했다가 심해지거나 증상이 온몸으로 확대되면 괴롭죠. 병원에 가서 이상이 없으면 안심할 수 있고 치료가 필요하면 바로 치료하면 됩니다. 몸에 대해선 의사 선생님이 전문가입니다. 귀찮아하지 마시고 믿고 맡기세요.


특히, 주의할 부분은 '발'입니다. 운동부족인 상태에서 산책을 시작하면 사용하지 않던 발에 갑작스레 큰 부하가 가고 발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발은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한번 증상이 심해지면 쉽게 낫지 않습니다. 회복과 운동을 위한 산책을 실행하지 못하면 다이어트는 지지부진해지고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좋을 게 없죠.

나 발 다쳤어. 야! 너두?


발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파스 붙일 생각일랑 하지 마시고 바로 병원으로 가세요.

오늘 많이 걸어서 발 뒤꿈치가... :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기 전에 빨리 병원으로!

발 뒤쪽 아킬레스건 쪽이... : 아킬레스건염 당첨 전에 바로 병원으로!

새끼발가락이... : 신발 또는 소건막류? 병원으로!

발목 앞쪽에 통증이 : 인대? 병원으로!

전 발 뒤꿈치 통증을 흔한 피로로 간주했다가 족저근막염이 생겼고 비싼 깔창으로 대처했습니다. 하지만, 발에 딱 맞던 신발은 깔창을 끼우자 발가락에 큰 압박을 주게 되었고 발가락들과 발날에 통증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신발을 바꾸었습니다. 또 곧 아킬레스건에 살짝씩 통증이 생기면서 병원을 갔습니다. 네. 이 모든 상황은 발 뒤꿈치가 살짝 아팠을 때 병원 가서 치료받았으면 필요 없었을 일이죠. 여러분들은 저와 같은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고 바로 병원에 가셨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정신과에 방문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니까 정신과도 편하게 방문하세요.




우리는 행복을 실현하고 싶은 마음에 다이어트를 합니다. 큰 질병을 얻거나 위험한 상황이 발생해선 안됩니다. 수술을 받거나 응급실에 실려가서도 안 되겠죠.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됩니다. 다이어트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몸에 이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얼마 전까지 건강했어도 과신하지 마시고 병원에 자주 가시길 권해드립니다. 꼭요!

이 몸인데 병원에? : 네. 당첨되실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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