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할수록 헷갈리는 필기 공부
아침에 일어나 어제 구운 식빵을 먹고, 약간은 떨리는 마음으로 필기시험장으로 향했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근처 카페에 들러 마지막으로 문제를 다시 풀어봤다. 며칠 전보다 틀리는 문항 수가 점점 줄어드는 걸 보니,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이 시험을 준비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헷갈리는 부분이 많다. 그냥 책을 훑어보며 “이 정도면 알겠지” 했다간, 실제 시험에서는 틀리기 일쑤다. 관련 일을 해본 사람은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겠지만, 빵이나 제과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상상조차 어려운 내용이 많다. 그래서 결국 ‘이해’보다는 ‘암기’가 전부다. 젊은 사람들은 금방 외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머릿속에 뭔가를 새로 넣는다는 게 참 쉽지 않다.
게다가 제빵과 제과 시험은 따로 나뉘어 있지만, 실제로는 두 시험의 내용이 꽤 겹친다. 제빵 시험에도 제과 문제가 나오고, 제과 시험에도 제빵 문제가 나온다. 굳이 나눈 이유가 있나 싶을 정도다. 결국 필기시험을 통과하려면 달달 외우는 수밖에 없다.
시험은 컴퓨터로 진행된다. 예전처럼 싸이펜으로 마킹하다가 잘못 옮겨 써서 망하는 일은 없다. 간단한 계산문제는 화면 하단의 계산기를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응시자마다 다르고, 난이도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조정하는 모양이다. 결과도 시험이 끝나자마자 바로 알 수 있다. 정말 세상 빠르다. 문제는 총 60문항으로,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제빵 시험은 오전 11시, 제과 시험은 오후 2시 30분에 봤다. 제빵 시험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중간중간 헷갈리는 문제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계산문제는 그냥 찍을 생각이었지만, 시험이 다가올수록 이건 아니다 싶어 간단한 공식 정도는 외워가기로 했다. 실제로 계산문제가 꽤 나왔다. 대략 5문항 정도는 기본으로 나오는 듯하다. 공식만 외우면 수학이라기보다 산수 수준이라 어렵지 않은데, 문제는 그 공식이 잘 외워지지 않는다는 거다. 그래도 중간중간 자신 없는 문제들도 있었지만 결과는 78점, 합격이었다. 앗싸!
점심을 먹고 카페에서 다시 공부한 뒤 제과 시험을 봤다. 제과 응시자는 확실히 제빵보다 적었다. 시험이 시작된 지 5분도 안 돼 어떤 응시자가 ‘답안 제출’을 잘못 눌러 그대로 퇴실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제과 시험도 제빵과 마찬가지로 계산문제가 꽤 나왔고, 헷갈리는 문항이 많았다. 그래도 결과는 83점, 또 합격이었다.
오랜만에 정말 기뻤다.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아 다행이었다. 아직 머리가 완전히 굳진 않은 모양이다. 이 시험은 하면 할수록 더 헷갈리니, 단기간에 집중해서 끝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제빵, 제과 기능사 필기시험에 도전하시는 분께 TIP!
처음엔 책에 있는 내용을 어느 정도 파악한 후 문제를 최대한 많이 푼다.
틀린 문제를 통해 내가 얼마나 대충 알고 있는지 파악한다.
다시 책에 있는 정보를 하나씩 전부 외운다.
다시 문제를 풀고 틀린 것 다시 외운다.
유튜브에 제빵, 제과 필기시험 동영상 하나를 선택해서 이동하는 시간에 계속 본다.
안 외워지는 건 나만의 공식으로 외운다. 예) 브탄결엔 아리돈 Q (이건 유튜브 동영상에서 알려준 방법이었음)
간단한 계산 문제 공식은 외운다. (외우고 나서 실제 문제에서 적용해서 다시 공식을 제대로 외운 건지 확인해야 함)
결론 웬만한 건 다 외운다. 방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