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지고 달콤한 기억
내가 좋아하는 빵 중 하나인 소보로빵을 만들어봤다. 소보로빵은 반죽을 분할해 둥글린 뒤 1차 발효를 마치면 그 위에 소보로 토핑을 올려 완성한다. 문제는 이 토핑을 제대로 만들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너무 많이 치대면 금방 떡지기 쉽고, 그렇다고 덜 치대면 날밀가루가 그대로 살아 있어 토핑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는다.
처음 만들었을 때는 소보로 토핑이 완전히 떡져버렸다. 반죽 위에 물을 살짝 묻히고 고명을 충분히, 고르게 올려야 하는데 막상 해보면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두 번째 기회가 왔을 때는 떡질까 봐 겁이 나서 덜 치댔더니, 이번엔 고명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양도 부족해서 소보로 느낌이 잘 살아나지 않았다.
소보로빵, 겉보기엔 단순한데 만들기는 참 어렵구만!
그동안은 그냥 먹기만 했는데, 직접 만들어보니 얼마나 세심한 손길을 요구하는지 알게 됐다. 그래도 실패한 것 치고는 맛있었다. 밖에서 파는 소보로빵과 거의 비슷한 맛이 나서, 제빵 실기시험 레시피 자체로도 완성도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소보로의 유래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일제강점기 때 일본식 제과가 들어오면서 함께 전해진 빵이라고 한다. 소보로는 일본어로 ‘잘게 부스러진 음식’을 뜻하는데, 일본식 소보로빵은 서양의 크럼블 빵을 변형한 것이다. 이 빵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좀 더 고소하고 달콤하게 바뀌었고, 특히 한국식 소보로는 땅콩버터를 넣은 크럼블이 특징이다. 1970~80년대에는 동네 빵집의 대표 간식이었고, 지금도 대부분의 빵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전에는 ‘곰보빵’이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곰보’라는 말이 외모를 비하하는 표현이라 지금은 대부분 ‘소보로빵’으로 부른다.
막상 실기시험 품목으로 나온다면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