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만식빵, 샌드위치의 원형

풀만식빵과 나의 작은 실수

by 홍천밴드

풀만식빵은 19세기 후반 미국의 철도회사 풀만 컴퍼니(Pullman Company)에서 유래했다. 이 회사는 장거리 침대열차(Pullman car)를 운영했는데, 열차의 좁은 주방에서도 보관하기 쉽고 깔끔하게 쌓을 수 있는 빵이 필요했다. 그래서 사각형 철제 틀에 반죽을 넣어 구워, 모서리가 각진 식빵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하면 공간 효율이 높고 모양도 일정해 샌드위치용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이 방식은 지금까지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풀만식빵은 제빵 실기 시험 품목으로 나오면 꽤 ‘효자’ 노릇을 한다고 한다. 틀을 사용하는 식빵이라 발효만 잘되면 손기술을 까다롭게 보는 품목은 아니기 때문이다. 시험장에 갔는데 풀만식빵이 나온다면, 운이 아주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운도 실력이라더니,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다.


풀만식빵은 다른 식빵과 달리 반죽을 두 덩이로 나누어 틀 안에 넣고 발효시킨다. 마지막 발효는 실온에서 뚜껑을 덮은 채로 진행한다. 덮개 덕분에 일반적인 식빵처럼 둥근 윗면이 생기지 않고, 단정한 네모 형태로 구워진다. 그런데 뚜껑 하나를 거꾸로 끼우는 바람에 식빵 하나를 완전히 망쳤다. 일부러 하기도 힘든 실수를 또 해냈다. 매일 이런저런 작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아마도 그런 과정이 기술을 익히는 길일 것이다. 다행히 틀이 모양을 잡아주니 그럴듯한 결과는 나온다. 뭐든 도구빨이다.


풀만식빵은 모서리가 또렷할수록 더 완성도 높다. 양상추와 토마토, 달걀을 넣어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으면 든든한 한 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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