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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춘욱 Dec 11. 2022

아시아의 힘 - 저소득 국가가 비상하는 3가지 방법

자영농 육성, 수출주도 산업화, 금융억압


제 인생 책, "아시아의 힘"이 절판되었네요. 절판 기념(?)으로, 핵심적인 대목 위주로 인용해 봅니다. 참고로 아래 <그림>은 1960년 이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달러기준) 변화를 보여주는데, 붉은선으로 표시된 G7 국가 이탈리아를 제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22년에는 환율이 급등했기에, 다시 이탈리아 밑으로 내려갔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아무튼 세계 열강의 수문장 역할을 하는 이탈리아보다 더 잘살게 된 한국의 모습이 표시된 것 같아 소개했습니다. 

 

https://data.worldbank.org/indicator/NY.GDP.PCAP.CD?end=2021&locations=KR&start=1960&view=ch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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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힘"은 한국이나 대만, 일본 같은 나라는 세계 톱 레벨의 선진국이 된 반면.. 필리핀이나 말레이지아 그리고 태국은 왜 저소득 국가 레벨에 머물러 있는 지 의문을 파헤칩니다(13~14쪽).


경제개발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3가지의 핵심적인 개입 수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 정부의 첫 번째 개입수단은 빈국에서 대다수 사람들이 종사하는 농업 부문의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실패한 국가에서는 이 부분이 간과되었다. 성공한 동아시아 국가는 농업구조를 고도로 노동집약적인 가족농, 즉 텃밭농사(gardening)보다 약간 더 규모가 큰 형태로 재편했다. 이 방법은 취업자 각각의 작은 소득을 토대로 삼기는 하지만 빈곤한 경제 상황에서는 모든 노동력을 활용하여, 소출과 생산량을 가능한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아래 <그림>이 보여주듯, 독립 이후 한국 경제에서 농림어업의 비중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전체 인구의 대부분이 속해 있는 농업 부문을 살리지 않고서 경제 발전은 불가능했죠. 그런 면에서 1950년 단행된 농지개혁은 한국 농업을 살린 결정적 계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상한 성공 - 한국 경제성장이 기적처럼 보이는 이유

출처: "한국경제 60년사",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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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개혁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고.. 두 번째 국가의 개입 수단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14쪽).


두 번째 개입 수단, 혹은 두 번째 '단계'는 투자와 창업을 제조 부문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제조업은 개발도상국의 노동력(농업 분야에서 막 이동한)이 지닌 제한적인 생산 기술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미숙련 노동자들은 세계 시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기계를 조작하며 공장에서 가치를 창출한다. 또한 동아시아에서 성공한 정부는 수출 실적을 조건으로 제공되는 보조금을 통해 제조 부문에서 기술적 개선을 촉진하는 새로운 방식을 개척했다. 


아래 <표>는 한국의 주요 수출 상품 변화를 보여줍니다. 1961년에는 철광석과 중석(=텅스텐), 생사(=비단 실) 등 원자재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1970년이 되면 섬유류와 합판, 가발 등 경공업 중심으로 변모합니다. 그리고 2000년에는 반도체와 컴퓨터, 자동차 등 이른바 정보통신 및 중화학 공업 중심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가 '수출주도형 경제 발전 전략'을 채택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일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아래 '링크' 글에서 보듯, 이승만 정부는 제조업 육성에 아주 큰 열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죠. 저환율 정책을 유지하고 어떻게든 원조를 더 받으려는 게 주된 정책 목표였던 셈입니다. 


R의 공포가 온다2 - 이승만 정부의 저환율 정책


출처: "한국경제 60년사",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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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한국의 주력산업은 이른바 '3백산업'입니다. 제분, 제당, 면방직 산업이 그것입니다. 이들 내수산업의 대기업들을 수출에 전력을 기울이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죠(책 14족). 


끝으로 집약적인 소농과 제조 부문 개발에 자본을 집중하는 금융부문의 개입은 경제체제 전환을 가속하는 세 번째 열쇠를 제공한다. 국가의 역할은 가능한 가장 빠른 기술 학습을 통해 단기적 보상과 개인적 소비가 아닌 미래의 높은 생산량을 보장하는 개발 전략에 돈이 계속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점은 정부가 더 짧은 전략적 지평을 지닌 많은 기업인 그리고 소비자와 대립되게 하는 경향이 있다.


금융 억압(Financial Pressure)라고 부르는 정책이 그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 시장 균형금리 보다 월등히 낮은 금리를 수출기업들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물론 수출 말고 다른 곳에 관심을 기울이거나, 혹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가혹한 채찍을 휘둘렀습니다. 율산그룹이나 동명목재, 그리고 국제상사 그룹 등이 대표적이라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첫 번째 정책, 자영농 육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의 경제위기와 극복 - '8.3 사채동결'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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