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품에 들어온 낯설고 오묘한 생명, 나린이가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났다.
꼼짝 않고 한 지리에 누워만 있던 아기가 뒤집고 배밀이하고, 엉덩이를 들고 넘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더니 이제 네발로 조금씩 기어 다닌다. 이불에 포옥 싸여 혹성 탈출한 얼굴로 눈만 말똥말똥 뜨던 시절이 까마득하다. 더 이상 낮잠을 오래 자지 않고 안아달라고 떼쓰며 울어대고, 이리저리 기어 다니다가 머리를 쿵 박기도 한다. 앞니 두 개가 토끼처럼 올라왔고, 가끔 내 젖꼭지를 깨물어 비명을 지르게도 하고, 이유식 먹이느라 아이와 전쟁을 치루기도 한다.
이제 아이는 말을 하고 걷을 것이며 자의식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겠지? 난 아이와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어떤 꿈을 꾸게 될까? 그때가 되면 지금 아기의 모습을 아주 많이 그리워 하겠지?
날마다 다른 모습으로 커가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매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품 안에 든 아이와 보드라운 살을 비비며 환한 미소로 눈을 맞출 때, 세상 모든 것을 가진 양 충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