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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나네 Aug 26. 2022

오늘 칼리에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알려줬다

- 칼리 할머닌 호주 스타일 • 2

2022. 8. 25. 목.


오늘도 약속대로
 옆집 칼리 할머니는 오셨다.
뜨개 가방을 들고 오긴 했다.






예상대로 지난주  뜨개 오셨다. You're a naughty student, 농땡이 학생, 이라고 놀리니 긋, 웃으셨다. 잘해보려고 무진 애를 쓰셨는데 난공불락, 견고한 털실 성채를 무너뜨리지 못셨나 보다. 뜨개질을 시작은 해 놓았으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 난처하고, 내게도 조금 미안하는 . 한 주 동안 몇 번이나 떴다 풀기를 반복하다며 손때 묻은 실뭉치를 내보인. 동서양 남녀노소 막론하고 대로 안 되는 게 인생.

 





하얀 떡볶이 떡을 프라이 팬에다 노릇하게 다섯 개씩 굽고, 카푸치노를 다. 요즘 들어 한결 따스해진 베란다에서 티 타임부터 시작했다. 가 당뇨가 있으니 단 음식은 피했다. 지난주 그녀갖다 놓은 칠리소스에 구운 떡을 찍어먹었다. 녀는 내가 해 드린 음식은 다 맛있다고 한다.






두어 시간  정도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햇살 한 줌 든 데크에 마주 앉아 내가 그녀뜨개질 거리 ,  손주에게 줄 모자, 를 받아 뜨기 시작한다. 그녀 뜨개질의 순서를 라잡아 려고 고개를 이리 갸우뚱 저리 갸우뚱 하신다.  바늘이 끌어올리 다란   날줄 촘촘 평면 되어가, 이 신기한 핸드 매이드동선, 그 디테일을 느라 그녀 온몸이 다. 금. 원, 투 하며 소리 내어 기도 다.

그 와중에도 리는 중간중간 이런런, 사는 이야기를 뜨개질 사이에 끼워 넣다. 물론 고요가 공기 속에 살짝, 뜨개질 무늬처럼 고이기도 했다.

이 모자의 뜨개질을 배우시는데, 무늬가 칼리 할머니한테 무척이나 어려운가 보다.  9주동안 진도가 안 나간다. 내가 다림질을 어려워하듯 할머니는 코바늘 뜨개질이 안되시는 것 같다.




그녀는 증손주가 자폐 증상이 있다며,
폰에서 한 가족사진을 찾아 보여주었다.


5학년이라는 누나랑 아빠랑 셋이서 찍은 사진이 밝고 다정하고 이다. 작년아이 엄마는 딴 남자  낳고 딴 데서 산다니.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그녀애처로운 증손주 모자를 위하여 살빛 다른 이 사람의 눈치를 살피며 이렇게, 뜨개질을 배우려 고 있는 거였다.




에 힘이 더 들어가고 뜨개질 속도가 빨라졌다. 겨울이 가기 전에 얼른 다 떠서, 아이에게 따스한 털모자를 전해주고 싶어 진다. 하지만 그녀나와 달리 그런 내색은 전혀 없다. 시간이 되자 가든에 물 주러 간다며 가차 없이 일어섰다. 처럼 여기 사람들, 아무리 가깝고 친해도 타인을 위해 희생 하는 덴 짜다.  기 쉬운 두 단을 남겨서 에게 건네주었다.

다음 주 마무리하고 폼폼이라는 방울을 만들어 달면 그녀와의 뜨개 시간도 이제 끝이 난다.




내가 뜨던 실을 받아서 그녀가 연습을 하는 사이, 나는 태블릿 넷플릭스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찾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자폐이나 똑똑하고, 착하고, 이쁘고, 그리고 엄마가 떠나고 아빠가 혼자 잘 키웠고, 지금 한국에서 빅 히트 중이라고 알려드렸다. 관심을 가지고 1회를 켜서 보다가 그녀는 내가 적어준 제목, "Extraodinary arttorney Woo"를 받아 들고 총총 돌아갔다.




우영우가 참 이쁘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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