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꿈 방문자 02화

택시기사의 하루

by 하늘위로

택시를 타고 대전으로 내려가는 길, 지선은 창 밖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그런 그녀를 보는 택시기사의 표정이 불안하다. 눈빛에 초점은 사라진 채 입술은 꾹 다물고 표정이 차갑게 얼어붙은 지선이 눈에 보일 정도로 몸을 떨고 있었다. 자살하러 가는 건 아니겠지? 이러다 경찰 조사를 받는 일이 생기지 않겠지. 택시기사는 손님에게 뭔가 묻고 싶지만 한마디 말도 걸 수가 없다. 말을 거는 순간 균형이 깨지면 어쩐지 이 여성은 폭발할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했다. 굳이 그 폭발 장소가 택시 안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택시기사는 입을 닫았다.


긴 침묵 끝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흔한 편의점 하나 눈에 띄지 않는 한적한 주택가였다. 꽤 장거리라 금액은 이미 이야기가 된 상태였다. 평범하게 계산을 마치고 그녀가 떠나자 택시기사는 숨을 크게 쉬었다. 그리고 라디오를 켰다. 이 곳을 얼른 벗어나고 싶어서 차를 돌려 왔던 길로 다시 향했다. 백미러로 보이는 그 손님은 내려준 곳에 멍하니 서 있었다. 이거 신고해둬야 하나, 택시기사의 불안감이 다시 치솟아 오를 때 마침 라디오에서 노래가 한 곡 흘러나왔다. 그건 그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였다. 흥얼거리며 노래를 따라 불렀고 머릿속의 불안감은 지워졌다. 그래, 개인 사정이 있겠지, 절벽이나 도로가에 내려준 것도 아니고... 그는 속도를 올려 다시 서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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