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게임 기반의 기술가정 수업 레시피 4단계
직접 만나야 해결될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택시도 앱으로 부르고 물건도 앱으로 구매합니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모든 일이 비대면으로 가능한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이런 흐름은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 분위기 속에서 교육의 역할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인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키우는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얼굴을 보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올수록 교육은 오히려 얼굴을 봐야 할 수 있는 것들을 강조해야 하지 않을까요?
생활기술 익히기 4탄은 동네 문화 이해하기입니다. 마을 교육이란 결국 나와 함께 공동의 영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라진 지도는 학교 근처에서 학교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단체나 상점을 직접 이용해보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쌓는 것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물건을 구입하고 영수증을 챙기고 추가 미션을 제공해서 친구들과 협동해서 과제를 수행하고 인증샷을 카톡으로 공유하도록 했습니다.
처음 튜토리얼을 제공한 후 문제를 풀면 사라진 지도 맵을 제공합니다. 튜토리얼 문제의 정답은 5입니다. 수학적 원리가 아닌 넌센스 문제이니 왜 5인지는 한 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
사라진 지도는 편집 기능을 이용해 일부러 뭉개서 표현을 했습니다. 눈치가 빠른 친구들은 바로 찾아가서 미션을 수행하고 아닌 친구들은 스마트폰이나 다른 매체를 이용해서 지도 검색을 이용해도 됩니다.
일러스트레이터나 포토샵을 다룰 줄 알면 좀 더 양질의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무료로 배포되어 있는 이미지 편집기 중에서도 좋은 툴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가볍게 이미지를 만들 때는 주로 포토 스케이프를 사용합니다. 더 강력한 기능을 가진 무료 툴도 많지만 이런 것들은 대부분 영어 기반으로 되어 있어서 익숙해지는데 오래 걸립니다. 포토스케이프는 한국어 설정이 잘 되어 있고 기능도 다양해서 학교나 학원에서 수업용 이미지를 빠르게 제작하는데 유리합니다.
반경 200m 안에 있는 마을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지만 교사 없이 아이들만 이동하는 것에 대해 부담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안전에 민감한 공교육 환경에서는 진행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모둠 수를 줄이고 보조교사를 붙이거나 교과 통합 수업을 통해 교사 수를 늘려서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같은 장소에 세 팀이 몰려가면 가게 운영을 하는데 민폐가 될 수 있어서 세 팀의 미션지의 순서는 1-2-3, 2-3-1, 3-1-2 이런 식으로 섞어서 제공했습니다. 11-13차시의 모든 장소를 섞어서 사용해보려고 했지만 그렇게 되면 교사 한 명이 전체 학생을 관리하는 게 어렵습니다.
학교 밖으로 나가는 수업이고 퀘스트 수행을 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안전이 제일 중요합니다. 신호등을 건너야 하거나 혹시라도 아이들이 다칠 우려가 있는 장소는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장소가 있다면 교사가 먼저 가서 안전 주의를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안전 의식 때문에 미션을 쉽게 설정하거나 아이들에게 계속 뛰어다니지 말라고 이야기하면 아이들은 수업에 흥미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자기 안전을 잘 지키는 편입니다. 적절한 수준에서 아이들의 활동력을 믿고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동네 가게에 들어가서 직접 사람들과 대면해야 하는 퀘스트의 경우 적어도 하루 전에 해당 가게에 가서 사장님과 미리 협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습 목표가 무엇이고 어떤 교육적 의미가 있는지 설명을 하면 대부분의 사장님들은 잘 협조해줍니다. 사장님 입장에서도 수입이 생기니 손해 볼 일도 아닙니다.
이제는 마을교육이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대안교육은 '마을교육'이라는 개념이 없었을 때부터 마을교육을 교육과정의 중요한 목표로 설정하고 진행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을교육이라는 개념은 중요하게 생각해도 정작 실제 교육과 생활에 마을교육을 접목시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마을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은 대부분 마을교육을 당위적으로 접근하고 개념적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이 필요하다, 마을교육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한다, 마을교육이 아이들의 정서에 어떤 점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마을이 필요한 순간은 동네 마트에서 쭈쭈바 하나를 사 먹으며 친구들과, 가게 사장님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눌 때입니다.
코로나 이후로 언택트 교육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평생 집에 앉아서 컴퓨터로 일을 하고 관계를 맺는다면 모를까 인간은 결국 사람을 그리워하고 사람과 만나면서 힘을 얻습니다. 서로의 진실된 관계에 집중하고 시민적 예의를 체득하기 위해서는 면대면 교육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에 정리된 생각으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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