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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우정 May 27. 2024

비 오는 날 안전운행 방법 1가지

좋은 기름 나쁜 기름

몇 년 전, 아니 까마득히 오래전에 늘어만 가는 뱃살을 처치하리라고 굳게 마음먹은 적이 있었다. 일이 늦게 끝나니 저녁을 굶을 수도, 술을 끊을 수도 없었다. 어찌해야 하나 하던 차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다이어트 약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 지방이 흡수되지 않는 약이 있다는 거다. 기억하기로 '제니칼'이었던 듯하다. 약국에서 그냥 팔진 않아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에 가야 했다. 그렇게 구한 그 약을 무슨 대단한 다이어트 약으로 여기며 열심히 먹었다. 무엇을 먹든 지방흡수를 막아준다니 참 대견한 약으로 여겼다.


그 약은 지방흡수를 확실히 막았다. 그런데 막았다는 지방은 어디로 가는 걸까? 그냥 배설된다. 신호도 없이 나온다. (너무 지저분하게 느껴지더라도 이해부탁 드립니다.) 아침에 약을 먹고 만약 점심에 짜장면을 먹는다면? 아... 기저귀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그 약을 먹으면 기름기 있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 아니면 기저귀를 차거나. '결국 기름기 있는 음식을 못 먹게 하는 약이구나'라는 결론을 내렸다. 얼마간 먹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기름이 없는 음식만 구분해서 먹기는 정말 어려워서였다. 아무튼 기름이 문제였다.



 

종류는 다르지만 자동차 유리에도 기름이 낀다. 요즘 차주들은 '앞유리에 유막이 꼈다'는 표현을 대부분 알고 있다. 간혹 유막이 뭔지 모르는 차주들은 앞유리가 덜 닦였다고 컴플레인을 하기도 한다. 유막은 공기 중의 유분이나 먼지가 앞유리에 고착되는 것이다. 하루, 이틀, 한 달, 일 년 동안 이렇게 쌓인 유분과 먼지는 전면 유리에 고착되고, 때때로 와이퍼로 다져주기까지 한다. 이쯤 되면,  비가 와서 와이퍼를 작동시켜도 뿌연 자국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 유막은 타월로 앞유리를 닦아도 잠시 모습을 감췄다가 마르면 다시 나타난다. 비 오는 날 와이퍼를 작동해도 유막이 껴있는 부분은 뿌옇게 얼룩이 져서 물기가 제거되지 않는다.

전면 시야에 대한 예민함이 덜하다면 약간의 유막은 괜찮다. 그러나 유막이 심해지면 운전 중 위험해질 수 있다. 특히 비 오는 야간의 운전이 취약해진다. 유리가 맑다면 반대편 차선에서 오는 차의 라이트는 그저 '눈뽕'이지만, 유막이 낀 채로 야간 운행을 하면 반대편 차선의 라이트 불빛이 전면 유리에 난반사되며 시야를 가린다. 비가 와서 가뜩이나 시야확보가 어려운데, 유막까지 시야를 방해한다. 그러니 안전운행을 위해서라도 자동차 전면 유리의 유막은 제거를 해주어야 한다.




내차 앞유리에 유막이 있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전면 유리를 정면, 측면으로 살펴보면 번들번들 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좀 더 확실히 하려면 젖은 타월로 유리를 닦아보고 마르는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또는 물 한 바가지를 유리에 뿌려봐도 알 수 있다. 끼얹은 물이 또르르 하고 직선 방향으로 내려온다면 괜찮지만 어느 한 부분에 모여서 내려오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유막이 낀 것이다. 공장지대나 공사현장 등을 자주 운행 한다면 유막은 더 빨리 생기게 된다.


유막을 제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다이소나 마트 등에서 파는 유막제거제로 하면 된다. 유막이 제거되면 한 가지 작업을 더 해야 한다. 유막이 제거된 유리는 친수성이 되어 물을 머금으려 하고 기름 역시 더욱 잘 끼게 되므로 코팅으로 발수력을 높여야 한다. 즉, 유막이 제거된 유리는 발수코팅을 해야 한다.

휴가철, 장마철, 눈비온 뒤에 유막제거 및 발수코팅 주문이 많아진다. 앞유리가 뭔가 뿌연데 방법을 모르다가 여기저기 알아보고 주문하는 것이다. 간혹 고객 중에는 셀프로 유막을 제거하려다 실패하고 주문을 주신다.


실패하는 이유는 2가지다. 요령 부족과 완벽주의다. 아무리 쉬운 작업도 해본 적이 없으면, 하면서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자기 차를 가지고 이것저것 실험을 해 볼 수는 없다. 앞유리에는 생각보다 많은 장애물이 있다. 위와 양옆으로는 고무몰딩이 있고, 아래쪽으로는 와이퍼가 있고, 와이퍼가 머무는 곳은 플라스틱에 뭔가 세로로 구멍이 숭숭 나있다.




여기서 유막을 제거하는 방법과 발수코팅을 하는 방법을 따로 말하지는 않겠다. 글로 쓰기엔 장황하다. 아무튼 좋은 기름도 있겠지만 나쁜 기름도 있다. 참치나 삼겹살에 있는 기름은 맛있지만  내 뱃살에 끼는 기름과 차유리에 끼는 기름은 나쁜 기름이다. 뱃살의 기름보다 차유리의 기름 제거가 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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