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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꾸이 Apr 17. 2017

<지하철 콘테스트>

지하철에서 만난 사람들 -

지하철에는 365일 공짜 라이브 공연이 펼쳐진다. 

빙그르르! 열차 안에 손잡이를 비스듬히 잡고 세상 혼자인 듯 은신 춤을 추어대던 댄싱머신 청년.

판소리 득음한 듯 걸걸한 목소리로 찬송가를 한 곡조 길고 높게 뽑아내며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던 가수 아주머니.

아슬아슬 위 태위태 걸음마다 취권을 마스터하는 빨간 코의 도시의 무림고수 아저씨.

대한민국이 나를 술 마시게 한다며 청중 없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읊으며  모노드라마를 보여주던 1인극 배우 할아버지.

성경책을 한 손에 높이 받쳐 들고 주문을 외우는 주술 마법사 아저씨.

알 수 없는 혼잣말을 읊조리며 열차를 런웨이 삼아 이 칸 저만 워킹하며 옮겨가는 음유시인 자유인.

정착하지 못한 아름다운 예술가들이 넘치는 이곳은 

예술의 전당 뺨치는 지하철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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