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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마담 Nov 22. 2023

새 영화 기획으로 만났던, 성소수자들!



<낮은 목소리>가 개봉을 하고 난 후-

같이 작업했던 언니들의 잇단 퇴사로,

졸지에.. 프로듀서가 되어버린 나는..


<낮은 목소리>의 극장 개봉과

지방 순회 상영 등을 진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변영주 감독과 같이

새로운 다큐 작업을 기획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우리가 결정했던 기획이 바로,

게이· 레즈비언 - 성소수자에 대한 것이었다.



당시에 우리는,

할머니들과의 관계는 계속 변함없이 유지하되-


할머니들을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또 만들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그럼에도, 나중에 결국-

<낮은 목소리2> 를 다시 작업하게 되었던 건,

전혀 다른 이유 때문이었으니..


그 내막은 나중에 따로 밝히겠다.




새 영화 기획을 위한 인터뷰를 빙자해서(?!)

처음. 서동진 형을 만났을 때를.. 기억한다.

 

영주 언니는 모르겠는데..

적어도 나는, 내색은 절대! 못했지만-

속으로.. 엄청나게 긴장하고, 떨었었다;;;


"동성애" 라는 것에 대해,

그리고 "에이즈" 라는 것에 대해..


지독하게도 잘못 알고 있었던!!

선입견 때문이 컸던 것 같은데..


막상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동진이 형은 참 멋지고 근사한 사람이었고..


(현학적인 어휘력을 쉽게 구사할 정도로,
굉장히 지적인 사람이었고.. 미적인 면에서도,
식견과 감각이 아주 뛰어났던 걸로 기억된다.)


"동성애" 라는 것에 대해..

"틀림" 이 아니라, "다름" 에 대해..


가슴 깊이 이해하고, 인정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이후로, 동진이 형과는 자주 만나면서-

다큐멘터리 작업에 대해 같이 논의도 하고..


동진이 형 덕분에,

다수의 성소수자 모임에도 참석을 해서..


많은 동성애자들과 만나고 교류 하면서,

심도 깊은 대화도 나눌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충격적으로! 잊을 수 없었던 일은..


고려대의 성소수자 모임인 "사람과 사람"에서,

내 친구 K를 만나게 되었던 일이었다.




K는, 대학 시절부터 같은 조직인-

진학련에서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동지였는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성소수자 모임에서 딱-!!

서로 맞닥 드리게 된 것이다!!


나 보다는.. 본의 아니게,

강제로 커밍 아웃을 하게 되어버린!!

K가 얼마나 놀라고 당황을 했던지;;;


K의 마음을 열기가,

제일 어렵고 힘들었던 것도 같은데..


머지않아, 나의 본심을 알게 된 K와는

이후로, 더 많이 가까워져서..


(둘만의 은밀한 비밀을 간직하게 되면,
더 가까워지는 게.. 친구 사이니까! ^^ㅋ)


서로의 연애 상담도 해주고,

아주 좋은 친구 사이로.. 한참을 잘 지냈던 것 같다.


(나중에, K가 뒤늦게 군 입대를 하면서-
아쉽게도.. 연락이 끊어졌다. ㅠㅠ)




지금에 다시 생각을 해봐도,

게이인 남자 친구는 최고의 친구일 수 있었다.

 

서로 간에, 사심이 생길 여지가 1도 없었기에,

더할 나위 없이 편할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친구 K 덕분에, 동성애에 대해-

가슴에서 우러나는, 진심 어린 이해와 함께..


우리의 새로운 영화 기획은 점점-

심도가 깊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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