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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환희 Oct 03. 2015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기#7

그리고,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목차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기#1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기#2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기#3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기#4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기#5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기#6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기#7

유럽을 여행하는 아주 특별한 방법



그리고,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지금까지 기술적인 이야기만 했다. 내용이 길어 오히려 히치하이킹이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사실 내가 지금까지 쓴 이야기들은 꼭 필요하거나, 꼭 알아야만 하는 것들은 아니다. 대부분의 것이 그러하듯 히치하이킹도 그냥 시도 해보면 다 알게되는 것이다. 무수히 많은 자기와의 싸움, 그리고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이보다 훨씬 나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내가 이 '유럽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부분이다. 히치하이킹을 통해서 정말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불확실성을 즐겨라

- 이 여행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불확실하다는 것은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 불확실이 만들어내는 신선함과 만남들은 불안함을 넘어 보다 많은 것들을 보게 한다. 목적지조차 불분명한 경우도 많았다. 그냥 일단 차를 타서 차가 이끄는대로, 그리고 사람이 향하는대로 따라가다보면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만들어졌다. 대개는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나은 것들이었다. 

인간이기에 불확실을 피하기 마련이다. 불확실 너머에 있는 성공과 실패의 결과를 현재로선 알 수 없기에, 늘 기존에 해왔던 것만 답습하게 된다. 그것은 최소한 '최악의 실패'만은 막아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확실한 것만을 쫓는다. 늘 다니던 길로만 다니고, 늘 먹던 것만 먹고, 늘 생각하던대로 행동한다. 그러나 그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늘상 뻔한 것들이다. 익숙한 풍경속에 놓여있는 자신을 새롭게 갱신하는 것도 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스티브 잡스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매순간 수많은 점을 찍으며 살아간다. 나중에 뒤를 돌아보았을 때 비로소 그 선이 이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니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이 어떻게든 선으로 이어져 미래에 도달할 것을 믿어야 한다." 실행이 완벽보다 낫다. 계획보다 시도가 낫다. 현재의 불확실을 즐기면, 기대했던 것 보다 더 나은 그림이 그려지는 장면을 꽤나 많이 경험했다. 

 

늘 유연하게 대응하라

- 늘 '바뀐다'라는 사실을 염두해두자. 틀에서 벗어나서, 유연하게 임해야 한다. 히치하이킹은 직관이다. 논리가 아니다. 어제의 통계가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주지 않는다. 오늘의 운전자는 어제의 운전자와는 전혀 다르다. 언제, 누군가가 태워줄지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그것이 전혀 다른 곳에서 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안되면 그 자리에서 문제를 다시보고 고쳐야 한다.  "나는 히치하이킹을 이렇게 많이 해왔는데, 왜 여기에서는 이 방식으로 안되냐?"라는 생각을 가지고 타성에 젖어서는 안된다. 차가 안잡혀서 아쉬운건 나지 운전자가 아니다.

늘 '왜?'라고 물어봐야 한다. 안되는 것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계속해서 물어보는 것만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삶은 길게보되 계획은 짧게

- 바라보는 삶이 너무 멀면, 지금의 나는 한없이 부족한 존재이다. 그러나 내일의 삶을 보면, 지금의 나는 내일을 꾸려나갈 여력이 있는 존재다. 10년을 충실히 꾸려나가기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하루를 충실히 누리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법이다. 히치하이킹을 시작할때는 그저 벨기에에서 출발해서 터키로 빠져나가겠다는 큰 그림만 있었다. 세부적인 사항은 그때그때 결정하고 임했다. 1년 뒤, 10년 뒤의 내 하루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다음날 내 하루를 바라봤다. 그렇기에 하루하루가 더욱 촘촘했고, 덕분에 좀 더 충실히 임할 수 있었다.


늘 긍정적으로 임하라

- 긍정이야 말로 히치하이커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이다. 무수히 많은 실패속에서도 '나는 된다'라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히치하이킹의 성공과 실패에서, 실질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 뿐이었다. 끊임없이 가장 좋은 히치하이킹 포인트를 찾아다니고, 끊임없이 운전자와 눈을 맞추며 사인카드를 흔드는 것. 그 무한한 시도를 위해서는 긍정의 힘이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결과는 내려놓고 과정을 즐길줄 아는 것. 그것이 긍정의 가치이다.

운(運)이란? http://godothink.com/220019162445


당신의 여행기를 만들어라. 누구의 여행기가 아닌 당신만의 여행기를 써내려가라. 

- 내 경우엔 히치하이킹 여행이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낯선 환경에서의 낯선 사람들과의 조우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세상은 더 선하고 따뜻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계기였다. 사실 마음같아서는 이 여행을 권하고 싶다. 내가 '히치하이킹 안내서'라는 포스팅을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얻은게 참 많았으니 내 발자국이 누군가에겐 영감 혹은 희망이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따로 히치하이킹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없어 온갖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으니, 어느 누군가는 조금 더 쉽게 길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험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나와 똑같은 방법으로 히치하이킹 여행을 한다고 해도 아무것도 얻는것이 없을 수도 있고, 너무나도 재미가 없을 수도 있고, 심지어는 대단히 위험할 수도 있다. 이런 여행을 선택하고 안하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수많은 고민과 모종의 확신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내 경우엔 아니더라도 히치하이킹은 분명 위험성을 내포한 여행이기 때문이다. 

사실 모든 것에서 그렇다. 자신을 알고, 스스로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여행,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게 온전한 나로서 사는 방법이다. 타인의 성공을 쫓을 필요도, 타인의 실패를 피할 이유도 없다. 누군가의 경험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만을 뽑아 스스로의 삶에 반영하는 것이 보다 나은 길이다. 내가 얼마만큼의 기다림과 얼마만큼의 위험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스스로가 판단해야 한다. 여행은 자기자신의 이야기이니까. 그리고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이기도 하니까. 이 포스팅(1, 2, 3편)을 읽는 분들은 히치하이킹 뿐만아니라 낯선 환경에 대한 도전이라는 보다 큰 의미를 가져갔으면 한다. 타인의 여행을 너무 쫓지도 말고, 스스로에게 귀 기울이며 자기만의 삶과 여행을 꾸려나가길.



보면 좋은 포스팅

[히치하이킹 유럽 - Prologue] 190일, 그리고 10,127km의 기억

43일간의 터키 히치하이킹 여행 결산 

[유럽 히치하이킹 여행] 50일간의 기록


정주행의 시작

[+1 벨기에 브뤼셀] 첫 번째 호스트와 접선. 그리고 그랑플라스 떠돌기 


히치하이킹 팁

유럽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 기본편 - 이제 당신도 히치하이킹을 할 수 있다 

유럽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 실전편 - 히치하이킹 하는 방법 

유럽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3. 국가별 팁, 그리고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그리고 직접 쓴 책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8337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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