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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네 Jan 03. 2022

회고를 해야 하나요?

의무감에 하게 되는 지난 2021년, 그리고 2022년 새해 계획

다른 해보다 계획 없이 한 해를 보냈던 해였다.


한 해의 목표를 적은 다이어리를 꺼내볼까 싶다가도, 그 목표에 한정 지어 나의 잠재력을 과소하게 평가하기 싫었다. 타인이 나를 생각하는 기준은 '이 정도'일지 몰라도 나는 나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능력을 지녔다고 자신감을 주고 싶었다. 어떤 평가와 어떤 기준에도 흔들리지 않고, 생각한 것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해를 만들고 싶었다. 모닝리추얼을 하며 '2021년 간결한 삶의 해'라고 지정했는데, 돌아보니 새로운 시도를 자연스럽게 소소하게 시작한 한 해였다. 일명 '시도의 해'로 정의 내려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 다른 해보다 더 많은 연말 회고를 할 수 있는 리추얼들과 도구들을 접하게 되었지만, 원체 사람은 본성을 버리기가 쉽지 않아서 기존대로 매년 새해가 되면 새해 계획에만 집중하게 된다. 연말 회고라는 게 유행처럼 번지듯 몇 해 전부터 시작되는 리추얼이라고 해도 내 옷이 맞지 않는 것처럼 지난 기록을 다 꺼내보고 복기하는 게 쉽지 않다. 또 하나의 이유를 더 붙이고 싶다면, 오늘과 내일을 사는 사람에게 회고라는 것은 직진의 방법이 아니라 후진하여 돌아온 길을 살펴봐야 하기에 에너지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지난 기록을 회고하는 방법을 굳이 택하지 않고, 지난해 내가 쓴 브런치 혹은 인스타그램들의 글을 읽어보는 시간을 짧게 가진 것만 해도 충분히.. 한 해의 회고 시간을 보냈다고 말하고 싶었다. 2021년 올해의 책, 올해의 음식, 올해의 장소 등 여러 콘텐츠 중에서 나의 취향과 주관적인 시선이 담긴 곳을 최고라고 말하기엔 내 판단이 객관적이진 않아서, 누군가에게는 피로감을 줄 수도 있기에.. 직진하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매일의 오늘을 기록하고 그 자체가 하루를 회고하고 한 해를 회고하는 방법이라고 말이다.


그럼에도 궁금해진다. 1년 전에 어떤 목표로 새해를 시작했을지.. 2020년 11월 1일부터 2021년 2월 1일까지 썼던 모닝리추얼 일기장을 꺼내보니 아래와 같이 적혀있다.


(아침리추얼로) 내면의 근육을 100일간 키웠으니 몸의 근육을 키우고, 돈을 모으기로.

목표 리스트를 쓰지 않는 것!

다가오는 인연과 기회를 반가이 받아들일 것!

어떤 이벤트가 다가와도 내일도 내게 맞춰진 서재방에서 아침에 일어나 모닝리추얼 일기를 쓸 수 있는 날이 오길. 그냥 그 바람뿐이다.(21.1.4)

* 책도 기성품, 소모품 등 옷처럼 정리가 필요하다.


이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실행했던 한 해인만큼, 그 바람 없이 추상적인 목표들로 나는 강박감없이 한 해를 잘 보냈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었던 글을 꾸준히 쓸 수 있었다. 새해 정초부터 리추얼 인터뷰이로 선정되어 나만의 서재방을 공개하고 신문지 1면에 걸쳐 인터뷰 를 했고, 3개의 매거진(서울 메이드, 방송 트렌드&인사이트, 신문과 방송)에서 인터뷰어와 기고가로 3개의 장문의 글을 남겼고, 밑미에서 리추얼 치어리더로 세바시 리추얼(3개월), 연말질문카드 리추얼(2주), 배달의 문구 리추얼(2주) 등 총 4개월의 기간 동안 5번의 리추얼 운영자로 활동할 수 있었다.  


이어 8권가량의 리추얼 노트(모닝 페이지 노트 5권+책 읽고 기억에 남는 문장 적는 '읽기 쓰기' 리추얼 노트)를 남길 수 있었으며, 브런치북도 냈고 44편의 글을 두 달간 매일 꾸준히 쓰며 '나만의 것으로 축적해온 시간들'이란 제목으로 브런치 매거진을 내어 3736회 공유되며, 브런치 누적 조회수는 14만을 넘겼다. 카카오뷰를 시작해서 팔로우 32명, 텍스처 앱을 통해 문장을 온라인상으로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앱을 즐기게 되어 팔로우 216명이 팔로잉해주셨다. (그밖에 sns 채널의 경우, 공개한 인스타그램은 622명, #불어3문장쓰기 리추얼 인스타그램은 141명, 페이스북은 친구 795명/팔로우는 325명, 네이버포스트 118명 팔로우, 트위터는 2,167명, 브런치 구독자는 145명,  #출근전읽기쓰기 뉴스레터는 0호부터 시작해 이제야 공식 1호! 117분이 구독해주고 계신다)


숫자가 그리 뭐 중요할 수 있겠냐고 물어볼 수 있지만, 숫자라는 것은 데이터를 모으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그 어떠한 자료도 한 해 목표와 성과를 따져보려면 이 숫자, KPI 지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초록생활 워크숍 1기 멤버들과 새해 목표를 서로 얘기 나누었는데, 나는 3가지를 목표 삼았다.


책 발간하고

뉴스레터 독자 1,000명

공개 인스타그램 팔로우 1,000명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raison_sone/

*#출근전읽기쓰기 뉴스레터

https://page.stibee.com/archives/151562


단순한 목표일지라도 목표는 크게 잡는 게 아니긴 하다. 별을 따려는 목표를 잡으면 어떠하든 별에 가까이 가려는 노력이라도 하기에, 나는 이 목표를 마음에 새기고 지난해와 같이 추상적인 목표를 지난해 연말 별다방 쿠폰을 채워 득템 한 가장 갖고 싶었던 스타벅스x몰스킨 일기장에 써놓았다.


진짜 변화를 즐기기

내 것을 (많이) 만들기

두려워하지 말기


나이를 먹을수록 삶을 마주하며 가장 어려운 점은 변화, 시작, 두려움이었다. 지난해 마지막 날(21.12.31)은 이사 가는 날이었는데 너무나 이사 가기 싫었다. 짐을 챙기고, 또 다른 변화와 장소를 받아들이기에 에너지가 충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달과 달리 2021년 12월은 병가를 여러 번 냈었고, 때마침 가족이 밀접접촉자가 되어 자가격리를 집에서 해야 해서 일주일간 출근을 못하고 돌봐주어야만 했다. 12월엔 열 손가락 안에 겨우 들지 못할 만큼 출근길이 저조했는데, 이는 나만의 시간을 갖는 시간도 현격히 줄어들었음을 의미했다. 그로 인해 나를 돌보는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했는데, 또 누군가를 위해 내 시간을 온전히 받쳐야만 했고,  그 피로감이 배가 되어 이사를 간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지난해 여름 이사와 관련된 글 2개를 썼었다.(21.8.29~8.30)



그럼에도 다행히 지난 여름에 짐을 많이 줄었다. 확실히 미리 짐을 줄이다 보니 집에 새로운 물건을 채우는 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버리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충동구매가 가장 어렵지만, 무엇보다 취미생활, 애호하는 취향의 물건을 무심결 사고 난 뒤 사용하지 않을 때가 난처하다. 내게는 문구류(스티커, 노트 등)가 대표적이었다. 올해에는 어떻게든 소비한 문구류는 모으지 않고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써야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물품이 되니깐.


이사 당일에는 출근을 해야 해서 반려자가 휴가를 홀로쓰고 이사에 신경 써주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삿짐이 많지 않아 예상시간보다 금방 짐 정리가 되었다고 했다. 이사한 집을 둘러보니 내 눈에 들어오는 짐들이 보였다. 예전 같으면 숨어있는 짐들이 많았다. 사용하지 않은 의류/가전/신발 박스... 이것이 이사하는 분들께 얼마나 힘들 짐인지 몰랐는데, 여러 번 이사를 하며 쌓은 경험은 짐을 자연스럽게 줄여 드는 습관을 몸에 배게 만들어주었다.


이사를 왔지만, 일부 물건을 정리해야 하는 일이 있어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특히 의류, 책이 부피를 많이 차지하고 정리하는데 2-3일은 잡아야만 했다. 더 걸릴 수도 있는.. 그  와중에 그는 "지금 바로 사용할 것과 사용하지 않을 것"을 나누면 집에 두어야 할 물건을 고르기가 더 수월해진다는 말을 덧붙였다. 버리는 것만 해도 에너지가 들고 폐기물 스티커를 여러 장 사야 할 정도로 돈이 든다. 버리는 것만 해도 돈이 들어간다는 걸 알면 그렇게 많이 소비했어야 했을까. 굳이..


RE: 나에게
 #간결한삶 2년차
   #사이드업 2년차  

다시 돌아와 지난 한 해는 많은 시도와 변화를 가져오게 한 만큼, 올해는 그 변화들을 시작하는 2단계에 도달한 셈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사이드업의 2년 차. 그 2년 차의 시간은 1년 차보단 어설프지 않아야 하고 불필요한 시간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는 걸도 의미한다. 효율적인 시간과 선택이 가장 중요하지만 매사 그 선택의 방향과 결정을 하는 사람은 나이기에. 내가 경험한 기록들을 잘 정리하여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올해에도 많은 경험을 쌓고 나를 응원하길 바라며.. 지난해에 목표 삼았던 '간결한 삶' 2년 차를 이어가 보고 싶다. 지난해는 글, 텍스트 중심의 매체, 신간을 많이 훑어봤으니, 올해는 음악과 영화(드라마)에 더 집중해서 보는 해로. (가장 중요한 성과!! 내 이름의 집이 생겼다. 공동명의가  아닌, 2015년 12월 결혼 후 딱 6년 만에 2021년 12월 마지막날 입주. 이사를 당분간 이사를 안 가길 바라는 마음) 




*아래 글은 지난 한 해,

나를 소개하는 글 중(밑미 리추얼 치어리더)

#출근전읽기쓰기 #워킹맘 #안목높은관찰자

안녕하세요. 소네입니다. 2020년 9월 2일을 잊지 못합니다. 아이의 두 돌을 맞이한 날이지만, 제 인생에서 2막을 연 날이었거든요. 리추얼을 알고 실행한 날이었지요.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으며 좋아하는 글을 쓰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만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굳어져서 밑미에서 글쓰기 리추얼을 집중적으로 찾아 출근 전 습관을 들였습니다. 기나긴 1년의 시간 통해 제 손에 쥔 산물은 리추얼 노트 5권과 필사 노트 5권, 나를 상징하는 굿즈 상품, 브런치 북 2편이었어요. 리추얼 관련 인터뷰이 활동과 두 번의 인터뷰어 활동까지.. 밑미에서 리추얼을 시작한 시간들을 돌아보니 제가 참 많이 성장했고 내적으로 단단해졌습니다. 매일의 일상은 12개월 전과 다르지 않으나..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더 힘든 순간도 있지만, 나만의 것으로 축적해온 시간 덕에 나 자신을 잘 다스릴 꺼라 믿습니다. 리추얼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하시는 분들께 도움 되는 좋은 습관을 함께 찾아보고 싶습니다.



*오늘 들었던 가장 좋았고 또 기억하고 싶은 곡.

2022년 새해 처음 밑미의 융님(정혜윤)의 리추얼의 첫 줌에 참여하며..좋아하는 윤상님의 음악을 다시 듣고 싶어 졌다. 'My Cinema Paradise'을 찾아 듣다가.. 이사(移徙) 곡으로..


이후 찾은 아래의 곡은 처음 듣는 곡이라고 생각했는데 귀에 꽤 익숙한 곳이었다. 윤상, 성규 이 두 분의 목소리가 너무나 비슷한. 일부러 윤상님 본인과 비슷한 목소리를 찾았다고 한다. 서로의 예전, 미래를 닮은 듯한 노래와 목소리가 예술. 김이나 작사가가 지은 곡인데, 가사가 너무나 예술이라.. 그녀 또한 자신이 만든 곡 중에 가장 기억에 오래 남을 곡이라고 한다.




가장 어두웠던 날도 너의 하루는 너무도 소중했다고

지금 다 모른다 해도 너는 결코 조금도 늦지 않다고

다만 더 사랑해도 괜찮아

지금 니 모습과 너의 사람들을

한 번 더 날 믿어줘

전부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무얼 모르는 건지, 알아야만 하는지

하루도 못가 바뀌는 생각들


https://www.youtube.com/watch?v=wTS2bsABngI

RE: 나에게 - 윤상 (Deut With 김성규), 2014년 곡


새해 첫날 들렀던 햇살 좋은 카페에서 플랫화이트 한 잔
좋아하는 인삼갈비탕! 을 먹었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풍경
우리 꼬마의 모습도 기록에 남겨주었다. 상큼한 색..이제 5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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