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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빗 Aug 13. 2018

#8. 담당자가 뽑은 100% 탈락하는 10가지 이력서

대한민국 취준생 화이팅

먼저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간혹 쎈 표현으로 볼수도 있는데, 최대한 배제하려 노력했습니다.


취준생에게 밝은 희망을 주는 이야기가 있다면, 현실적인 이야기도 있어야한다는 생각에 쓰는 글이며,


희망을 얻고자하는 마음이라면 읽지 않기를 권합니다.




업무를 보면서 보았던 이력서 중 그 동안 해왔던 프로젝트들을 참여율과 기여도를 포함 본인이 활용한 스킬셋을 자세히 쓴 것부터 10년도 더 된 하두리 셀카를 올려놓은 이력서까지 다양한 이력서를 검토해왔다. 상하반기만 되면 "이력서 쓰는 법"이란 글들이 많은데 오늘은 이력서를 잘 쓰는 법이 아닌 100% 떨어지는 이력서를 알아보고자 한다.


1. "다다익선 [多多益善]"

한곳만 걸려라.


- 귀사 또는 당사라고 쓰는 사람은 곧 직무에 상관없이 "나는 지금 수십 군데 회사에 지원중이다"라는 말과 같다.

- 삼성전자에 지원을 하면서 삼성전기라고 쓰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삼성전기에 견마지로 [犬馬之勞] 하겠다고..)

- 위메프의 MD로 지원하면서 쿠팡의 BM에 지원하게 되서 기쁘다는 지원자도 있었다. (회사 사명과 직무는 복붙하지 않기로 한다.)



2. "감언이설 [甘言利說]"

글에서 느껴지지 않았으면 하는 진정성.


- 회사 마다 다르지만 이력서에 적어야하는 카테고리가 다양하다. 지원동기부터 입사 후 포부까지

- 이 중 입사후 포부에 경력을 쌓은 후 대기업을 가겠다. 심지어 스타트업을 하겠다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포부를 친절히 설명하는 사람도 있었다. (비록 첫 회사가 마음에 들을 확률은 굉장히 낮지만 그래도 보는 사람 입장에선 힘들게 키운 신입이 당당히 나간다 하면 굳이 뽑을 이유가 없다.


그럼 어떻게 글로 인사 담당자의 마음을 흔들수 있을까?


사례 1) "나는 싸움꾼이다."같은 인재다. 회사에선 커뮤니케이션만 잘해도 사랑 받는 직원이 될 수 있다. 협력업체와의 네고, 조율 그리고 싸움까지 잘 한다면, 당장 채용을 하고 싶어질 것이다. 업무를 보면서 은근히 전화로 싸울 일이 많은데, 상품 입고가 늦어지거나 사전에 조율했던 내용이 다르거나, 부당한 이유로 컴플레인을 했을 경우 등 다양한 상황들이 있을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좋은 인재는 유도리있게 상황을 잘 이끌어 간다.


사례 2) 대화 또는 메일에 두괄식 수미쌍관이 있다.


안녕하세요


xxx팀 데이빗입니다.

이전에 요청해주신 자료 하기에 첨부 드립니다.

첨부 문서는 총 4가지로 'xx전략 PT / xx 리포트 / 관련 영상 / 예산 엑셀파일' 입니다.


리뷰 해주시면 상신 후 진행토록 하겠습니다.


1. 온라인으로 사인을 하실 경우 꼭 발신 후 발송 되는 이메일을 확인해주십시오.

2. 위 문서 중 추가해야 될 사항이 있으면, 담당자 이메일로 변경 사항을 회신해주십시오.

3. 영상이 안 보이시면 함께 첨부드린 파일을 설치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깔끔하게 쓴 이메일은 수미쌍관이 잘 어우러진 한 편의 노래와 같다.



3. "자화자찬 [自畫自讚]

이력서 사진 첨부란은 인스타가 아니다.


- 사진 첨부칸에 하두리식 얼짱 각도를 붙이는 사람 (사진이 잘 나온 사진은 인스타나 개인 블로그에 올리도록 하자)

- 휴대폰 카메라로 찍는 사람은 그나마 양호 하지만 그대들의 사진을 보고 면접을 보게 하는 일은 드라마에나 나오는 이야기 일 것이다.



4. "허장성세 [虛張聲勢]"

블러핑은 강원랜드에서.


- 이건 경력직에만 해당 되는 이야기다. 가끔 본인의 직무와 경력에 맞지 않게 시장가격 이상의 희망 연봉을 원하는 사람들이있다.

- 강원랜드라면 따라가겠지만 인사판에서는 "No more Bet"이다.



5. "청렴결백 [淸廉潔白]"

너무 솔직하진 말자.


- 이력서에 고쳐야 하는 본인의 단점을 쓰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고 발전해 나가는지 쓰는 취준생들이 많다. 예를 들어 나는 솔직한 사람이고 협업하는 건 맞지 않다. 아침에 일찍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빨리 잡지만 나는 아침 잠이 많다 등. 아무리 해결 방안이 있더라도 단점을 자랑스럽게 드러내는 지원자를 반겨줄 회사는 많지 않다.

- 유학생들이 하는 가장 많이 쓰는 이력서 중, 아르바이트를 했던 일들을 솔직히 말하는 것이다. 솔직히 쓰는 건 좋지만 부풀려 쓰면 안 될것이다. 가령 "뉴질랜드 블루버틀 CS 및 고객 전략 서비스 경험"이라고 쓴다면, 읽는 나도 쓰는 본인도 씁쓸하다.



6. "어불성설 [語不成說]"

보내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보자.


- 이력서는 대부분 임시저장 시스템이 있어서, 최종본을 보내기 전 드래프트 버전으로 편집을 할 수 가있다. 이 편집을 할 수 있는 기능을 힘들게 소프르웨어 엔지니어들이 만든 이유는 천천히 고민하고 고쳐 쓰라는 것이다.

- 많은 지원자들이 쓰는 "전 마케팅과는 무척 인연이 깊은 사람입니다. 페북에 게시물을 많이 올리거든요" 또는 "전 영업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가족한테도 영업할 수 있습니다." 특히 "관심있으면 연락달라" 라는 신입사원의 거만한 이력서는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 쓴 이력서 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

- 문법을 체크하자! "저를 채용해주면 엑셀도 간응하며 말씀만 해주시면 클라이언트에가 같다와 수이계약을 따오겠습니다.". 이력서의 문법으로 충분히 학력을 판단 할 수 있다. "저는 멀티테스킹도 가능하빈다.". 뭐가 가능하빈다인가 오나전 서류탈락이다.



7. "토사구팽 [兎死狗烹]"

너희 팀장은 너 때문에 더 힘들었을 거야.


- 경력직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 전직장의 욕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 토사구팽인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 사내정치에서 졌거나,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 이렇게 분기탱천해서 직전 회사를 욕하는 후보자에게 되묻고싶다. "당신의 전 팀장은 당신 때문에 안 힘들었을 까요?"라고.



8. "기체후 일향만강(氣體候 一向萬康)"

내가 아는건 모두가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 대부분의 취준생들이 썼을 것이라 생각하는 말들. 특히 "학업에 충실했고", "뜻하는 목표가 있어 해외연수를 갔고", "부모님의 가르침을..." 등은 미안하지만 수천개의 이력서는 보는 입장에선 궁금하지 않다.

- "SCM은 Supply Chain Manage의 약자 입니다." "Logistic과 뗄레야 뗄수없는 SCM은..." 등 굳이 쓰지 않아도 그 직무에 수년을 경력으로 쌓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주니 장하다.



9. "무전취식 [無錢取食]"

뭐라도 배워서 가자.


- "아는게 없지만,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좀 억울하다. 잘 보면 가상하고 기특한 말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듣기 좋은 말은 아니다. 돈도 주고 일도 가르쳐야되니 말이다. 이런 말을 쓰려면 나를 데려다 가르쳐야 하는 이유와 가르치면 회사에 어떤 기여를 할 지를 자세하게 써야 할 것이다.



10. "왕후장상 영유종호 [王侯將相寧有種乎]"

왕후장상의 씨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신입의 절반은 3년 안에 나간다.


- "글로벌 삼성전자를 이끄는 임원이 되겠습니다.". 희박한 가능성이지만, 채용 담담자는 현실성있고 진정성있게 쓴 이력서를 원한다. 대졸 신입사원 중 28%는 1년 안에 나간다.

- 경력을 3년 쯤 쌓으면 왜 말이 이해되는건 비밀!



현재 한국의 취업문은 그 어느때 보다 좁고 뚫기 힘이 듭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최선을 다하셔서 원하시는 일을 성취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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