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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수 Nov 25. 2019

29CM의 미디어커머스와 브랜딩

이커머스에서 콘텐츠의 가치

미디어커머스와 콘텐츠의 관점에서
하이엔드 브랜딩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

'하이엔드 브랜딩(High-end Branding)'이라는 정체불명의 단어부터 얘기해야겠습니다. 물론 이런 말은 없습니다. 제가 억지로 만든 말입니다. '멋지고 세련된 브랜드의 느낌을 만들고 유지하려는 마케팅 행위'. 이를 뜻하는 적당한 말을 찾지 못했습니다.

'멋지고 세련된 브랜드의 느낌'은 또 뭔가 싶습니다. <배달의 민족> 브랜딩은 위트 있고 친근합니다. 그게 '멋지고 세련되진 않아'라고 말할 순 없지요. 애플이나 나이키, 샤넬이나 프라이탁, 해리 윈스턴이나 티파니만 고품격 브랜딩이라긴 어색합니다. 다만 그들의 브랜딩이 <배달의 민족>이나 <오뚜기>와 다른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 알쏭달쏭함에 꼭맞는 말을 찾지 못해 'High-end Branding' 으로 썼습니다. '간지 폭풍 브랜딩'이라 쓰기도 웃겨서요. 읽는 분들의 이해를 바랍니다.


앞선 글에서 미디어커머스를 정의하고(미디어커머스의 정의와 큐레이션), 미디어커머스 콘텐츠의 구성 요소와 특징도 정리(미디어커머스 콘텐츠의 3요소와 6가지 공식)했다. 주로 임팩트 강한 사례들이 많았는데 글을 쓰면서도, 소개한 사례들을 당시 경험하면서도 한켠 가려운 질문이 있었다.


글의 시작

- "미디어커머스와 콘텐츠의 관점에서 하이엔드 브랜딩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  


티몬에서 퇴사하고 29CM에서 일하면서 이 간헐적인 궁금증은 현실의 숙제로 다가왔다. 29CM은 플랫폼도, 콘텐츠도, 다루는 상품과 입점 브랜드도, 추구하는 가치와 고객도 티몬과 달랐다. 29CM-고객-브랜드를 잇는 미션은 하이엔드 브랜딩이었다.  

29CM은 좋은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제안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을 제공하는 온라인 셀렉트숍이다.
착하고, 멋지고, 엉뚱한. Guide to better choice 를 가치로 삼는 플랫폼 <29CM>


모바일 시대와 미디어커머스, 그리고 하이엔드 브랜딩


통신 수단으로 출발한 휴대전화가 고성능 디스플레이의 컴퓨팅과 네트워크를 탑재하며 가장 진화한 미디어 기기가 되었다. 여기에서도 맹활약하는 소셜미디어는 마케팅의 주도권을 브랜드로부터 소비자에게 많이 나눠주었다. 결국 올드 미디어 시대에 광고 물량으로 밀어부치던 '세뇌에 가까운 고간지 브랜딩' 방식만으론 모자라게 되었다.

이제 스마트폰이 모바일 미디어뿐 아니라 모바일 상점이기도 하고, 그래서 매장은 미디어가 됐으며, 상품은 콘텐츠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콘텐츠는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느끼고 경험하는 입체적 대상이 됐다. 모바일에서 유통업을 하는 이커머스는 이 상황이 더욱 도드라졌다.


하이엔드 브랜딩의 미디어커머스 : <상품+콘텐츠+매장>의 결합


모든 브랜딩은 세심하고 단단해야 하지만 하이엔드 브랜딩은 특히 더 그렇다. 브랜딩은 퍼포먼스와 다르다. 숫자가 아니라 정서를 만드는 행위이다. 시간과 밀도의 누적이 필요하다.

단 하나의 콘텐츠나 한번의 캠페인으로 원하는 브랜딩을 성공하는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모바일과 미디어커머스의 시장환경에서는 상품+콘텐츠+매장의 결합이 브랜드가 의도하는 뉘앙스를 고객에게 명료히 남길 수 있다. 모바일이 장악한 소매 유통시장은 매장이 미디어고 상품이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29CM의 사례   


이런 고민과 접근으로 29CM은 미디어커머스 플랫폼을 지향해왔다. 29CM은 매장과 콘텐츠의 차별화로써 입점 상품과 브랜드의 차별화를 유도했다. 그렇게 어우러진 상품과 브랜드는 다시 29CM의 콘텐츠가 되었다. 큐레이션의 정체성과 콘텐츠의 결이 명료해졌다. 그러자 그러한 라이프스타일의 브랜딩을 원하는 브랜드들은 29CM에 입점해 런칭하거나 마케팅 캠페인을 펼치길 원했고 그것은 다시 29CM의 플랫폼 경쟁력과 차별적 가치로 이어졌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는 PT다. 이미 PT는 카테고리의 제한없이 하이엔드 브랜딩의 좋은 도구다. 자동차나 보험처럼 29CM에서 구매가 안되는 상품(BMW, 볼보, 테슬라, 삼성화재), 심지어 해외의 쇼핑몰(네따포르테, 매치스닷컴, Mr.Porter)이나 국가(호주 관광청)까지 브랜딩 플랫폼으로서 PT에서 캠페인을 진행했다.   

 

29CM의 매장을 방문하면 굳이 긴 설명이 필요없다.


29CM의 새로운 시도


이에 더해 29CM은 PT의 입체화와, 모바일 동영상 시대에 맞춘 새로운 미디어 판짜기를 시도했다. 전자는 <브랜드 소셜 클럽>이고 후자는 사내에서 미디어 2.0 프로젝트라 부르는 <29CM TV>이다


1) 브랜드 소셜 클럽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로 나오면 29CM과 하나은행이 함께 운영하는 작은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 <29CM STORE>다.  


매장의 외형만 보자면 세련되고 깔끔하지만 크기도 작고 그다지 특별하진 않은 공간이다. 물리적으로만 보면 그렇다. 다만 이를 콘텐츠로 해석하고 접근하면 다르다. 브랜드와 고객이 직접 만나 서로를 경험하고 이야기(콘텐츠)를 생산하는 우물가가 된다. 오프라인의 물리적 경험과 공간은 다시 온라인의 콘텐츠로 재생산되고 브랜드를 입체적으로 표현(프리젠테이션)하는 모습이 된다. 그것이 브랜드 소셜 클럽의 기획의도다.


<브랜드 소셜 클럽>에서도 29CM의 역할은 '돕기'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헤리티지를 지루하지 않게 들려줄 수 있도록 돕고 그들에게 긍정적인 호기심을 가진 고객들을 찾아 자리로 이끈다. 브랜드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도록 만들고, 초대받은 이들은 단순한 고객(Shopper)에서 지지자(Fan)가 되도록 돕는다. 그렇게 지지자가 되면 브랜드로부터 느낀 호감을 각자의 소셜미디어에서 표현하도록 돕는다.

29CM STORE
29CM 브랜드 소셜 클럽 <라이프 아카이브> 편
29CM 브랜드 소셜 클럽의 소셜미디어 바이럴, 플랫폼 전시 사례
29CM 브랜드 소셜 클럽 <오롤리데이> 편. 이때부터는 영상에서 브랜드 프레젠테이션을 더욱 다채롭게 구성했다.


2) 29CM TV

2019년 12월에 오픈 예정인 이 프로젝트는 29CM 이창우 대표가 티저(teaser)를 공개하며 첫 눈길을 모았다. 29CM이 동영상을 본격적으로 시도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의 대답이기도 했다. 핵심은 Shoppable Short Video 다. 런칭하며 바뀔지 몰라도 일단 아직까지 예정한 이름은 29CM TV다.


이는 29CM 미디어 파워를 강화하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29CM 워낙 유별난(?) 플랫폼이어서 참고할 레퍼런스를 찾기 애매했다. 내깐에는 티몬에서도 커머셜 웹드라마 인플루언서 커머스, 모바일 라이브(티비온)  업계 최초의 미디어커머스 형태를 종종 시도해왔지만, 그때보다 난이도가 높았다. 29CM 이커머스와 하이엔드 브랜딩의 교차점이어서 고려할 사항이  촘촘했다. 다만 부가가치 생산 측면에서 시장의 흐름에 맞춰  진화한 형태가 필요한 시점이긴 했다. 여러 갈래로 뻗어가는 욕심의 잔가지들을 쳐내고 역점을 플랫폼의 채산성/집객성/기능성이라는  가지에 두고 기획했다. 이후  개의 계절을 지나 29CM TV 나온다.  


(며칠 안 남긴 했으나 정식 오픈 전이니, 런칭 후 글 수정을 통해 업데이트하며 더 자세한 모습을 소개하겠다)


느닷없는 예고와 함께 부사장 이름 태그 걸며 압박을.. -_-; 친구야 스릉흔드.


글을 닫으며 -

상품+콘텐츠+매장의 유기적 설계 : <매장은 미디어, 상품은 콘텐츠>


내가 티몬에서 미디어커머스를 추진하던 경험에서 써왔던 앞의 브런치 글들은 미디어커머스의 정의와 그 콘텐츠의 특성에 관해서였다. 29CM의 경험으로 쓴 이번 글은 하이엔드 브랜딩이라는 관점에서 미디어커머스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를 고민한 내용이다. 이에 대해 <'상품+콘텐츠+매장'의 유기적 결합이어야 한다>가 내 잠정적 결론이다. 미디어-콘텐츠-리테일-마케팅이 모두 모바일에서 뒤엉켜 있는 지금의 시장환경에서 매장은 미디어이고 상품은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이창우 대표와 나는 29CM의 사장과 부사장을 함께 내려놓는다.

내 친구이기도 한 창우는 29CM을 창업해 9년을 이끌었다. 나는 그때부터 지켜보다 이제서야 일년 남짓 함께했다. 둘다 나름의 아쉬움이 남을 만하다.

짧지만 이 글처럼 알차게 보냈다. 경영실적도 전년대비 2배의 성장을 직원들과 만들었으니 위안을 삼는다.

여러 회사에서 많은 사업과 프로젝트를 해왔지만 이번에는 오랜 친구와 함께한 추억이기도 하다. 이번 편은 29CM를 돌아본 내 일기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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