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감정의 힘겨루기
시애틀은 해가 길다. 어두운 밤이 짧은 편이다. 시애틀에 갔을 때 저녁 8시30분에 식사를 하러 나갔는데 여전히 햇볕이 너무 세서 당황했던 적이 있다. 시애틀은 낮이 길고 밤이 짧아서 잠못이루는 밤이 되었다. 낮이 길다는 건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 밤이 있어 시애틀의 낭만은 우리를 두근거리게 한다.피곤한 밤보다는 낭만적인 밤이 이긴다.
시애틀은 커피가 유명하다. 그래서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이 되었다고 한다. 스타벅스 1호점앞에 선 줄을 보면 시애틀의 커피 사랑을 알수 있다. 여러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줄을 서서 1호점 스타벅스에 들어간다. 커피를 많이 마셔서 시애틀의 밤은 잠못이루는 밤이 된걸까.
시애틀로 가는 길에 비가왔다. 비가 많이 오고, 사람들이 커피를 많이 마시고, 밤이 짧은 곳. 시애틀이다. 듣기에 굉장히 낭만적이고 아름다우 도시이나 비가 많이 와 축축하고, 우울한 사람들이 많다는 도시이기도 하다.
나는 시애틀이 좋았다.
대학원 입학 OT날 ,
모두들 지원동기를 그럴싸하게 너무 이야기를 잘해서 놀랄 무렵 , 마지막으로 나오신 교수님의 이야기
'너네가 왜 여기 온지 잘 들었다.그런데 우리가 너네를 왜 뽑았는지 아니?'
모두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교수님을 쳐다봤다. 내가 왜 여기 와야하나는 수백번 생각했지만 당신들이 나를 왜 뽑았는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강점이 약점을 이겼기 때문이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모두가 약점과 강점을 가졌지만 교수님들이 보기에 우리의 강점이 더 크게 보였다고 한다.
잠못이루던 시애틀의 밤보다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이 더 낭만적이다. 무엇을 시작할 때 우리는 언제나 두려움과 설레임을 함께 품에 안는다. 그리고 선택에 있어서 누가 더 힘이 센지 겨루기를 한다. 힘 겨루기에서 이긴 쪽이 승리한다.
시애틀에 왜 가야하는지, 무엇이 좋은지 나쁜지 수많은 사람들이 말했지만 나는 시애틀로 갔다. 한국인이 많다던 시애틀은 외국치고는 낯설지 않았다. 비가오는 날이 많았지만, 운전을 못해서 혼자 나갈수 없었고 사랑하는 지인의 집에 있었지만, 새벽부터 우는 아이와 놀아야 했다.
모든 선택에는 양면성이 있다. 선택을 할때 나는 늘 힘겨루기를 한다. 언제부턴가 가성비가 유행이 된 세상에 살고 있지만, 나는 조금더 양가적 논리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것 아니면 저것, 저것 아니면 이것 선택의 기준은 늘 존재한다. 논리는 답을 말하지만, 감정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답을 알지만 선택할수 없는 상황이 많이 온다.
답을 안다고 그것이 꼭 선택이 되지는 않는다. 알지만 선택하지 못하는 수많은 상황 속에서 또다른 선택의 기준을 찾으려고 애쓴다. 의미를 찾아야만 선택할수 있는 것이다.
감정은 날마다 내 안에서 힘겨루기를 한다.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 부정적 감정이 항상 나를 감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또 선택해야 한다. 긍적적 감정을 선택할 것인지 부정적 감정을 선택할 것인지. 부정적 감정이 이기더라도 상관없다. 슬픔과 분노를 이겨낼 힘이 내 안에는 있으니까. 누군가 건강한 심리란 무엇인지 물었다.
건강한 심리란,
부정적 감정을 이겨낼 힘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아는 능력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