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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나샘 Jun 30. 2022

방울토마토와 초록고추가 주렁주렁 열리다.

텃밭은 내마음의 정원

초록의 향연이었던 텃밭이 어느새 화사한 꽃들로 가득 물들었다.  아기자기 노오랗게 핀 오이꽃을 비롯해 악기 나팔의  형상을 닮은  커다란 호박꽃과 보라보라한 가지꽃, 수줍은듯  고개를 내민 하얀 고추꽃, 방울토마토 꽃까지 그야말로 텃밭은 작물들의 꽃들로 물결을 이룬다.


시간은 흘러  꽃으로 가득했던  공간이 어느새 꽃은 사라지고 소중한 열매가 탐스럽게 열렸다.


작고 여리던 새싹모종들이 흙속의 자양분을 빨아들이고 자연의 비바람과 맞서며 쑥쑥 성장해 나갔다. 벌써 수확해도 될만한 크기의 열매로 자라났다. 화려했던 꽃잎이 지고 그자리에 열매가 맺히던 순간을 마주했을 때의 기쁨은 뭐라 표현이 안된다. 수확하기까지의 하나하나  유심히 살피고 지켜보았던 과정은 신선했다.행복한 찰나의 순간들이다.



새끼손가락만큼 여리고 작은 오이는  성인 팔뚝만큼 자라났고, 아기 주먹만했던 호박은 된장찌개를 끓여먹어도 될만큼 튼실하게 자라났다. 보라의 가지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초록고추는  매콤하고 알싸한 향이 풍길만큼 단단한 껍질을 자랑한다.


딸아이가 오매불망 기다렸던 대망의  방울토마토는 지지대를 세워줘도 늘어질만큼 주렁주렁 열렸다.

주렁주렁 열린 열매덕분에 가지가 휠정도이다.

연둣빛이었던  열매들이 주황빛으로 다시 빨간색 옷으로 갈아입었다.


영롱한 빨간빛의 열매맛이 궁금해 마당수돗가에 씻어 한입에 쏘옥 삼켰다. 토마토의 꽉찬 과즙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어디서도 경험해보지못한 신선하고 달콤한 맛이다.



매일 아침, 나는 텃밭으로 출근을 한다. 모든 감각을 곤두세워 텃밭을 관찰한다.

세심하게 관리하지 않아도 스스로 땅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내며 열매를 맺는 과정을 지켜보는 여정은 나의 힐링포인트이다.


마음이 소란스럽거나 다양한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들이 휘몰아칠때면 텃밭으로 향한다. 텃밭에 앉아 초록초록 세상과 마주하며 꽃을 살피고  열매를 어루만지며 벌과 나비와 조우하는 동안  마음은 절로 정화되어 평온함으로 가득해진다.


 텃밭은 어느새 마음의 정원이 되어 셀프가드닝 장소가 되어준다.     


 식물은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속도대로 자란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자라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 꿋꿋이 성장한다. 영양분이 부족한 땅이나 흙처럼 완벽한 환경이 아닐지라도 춥거나 더운 날씨등  꼭 맞는 기온이 아닐지라도  주변의 가능한 모든것들을 모두 모아 싹을 튀우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원동력을 만들어 낸다. 식물의 성장과정을 마주하며 나또한 주어진 환경에서 예쁘게 열매 맺는 날이 오리라 소망해본다.


꽃은 밝은 날의 흔적이고,
열매는 바람불던 날의 흔적이다.
바람이세차게 분다는 것은 꽃가루가 이동하고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인생에서 바람이세차게 불때
보이지 않지만 꽃가루가 이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언젠가 예쁘게 열매맺게할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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